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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색다른 모습

연기본좌 김명민의 허당 도전기

글·김명희 기자 사진·이기욱 기자

2011. 02. 17

김명민은 이름 석 자만으로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하지만 드라마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파괴된 사나이’ 등에서 잇달아 무거운 배역을 맡아 신선한 매력이 덜해진 것도 사실. 그가 이번에는 영민하게도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결과는? ‘허당 연기 종결자’라는 평이 무색지 않을 만큼 성공적이다.

연기본좌 김명민의 허당 도전기


2:8 가르마를 한 김명민(39)이 엄지와 검지를 90도로 펴서 얼굴 밑에 갖다 대고는 얼짱 각도로 포즈를 취한다. 자신의 포토타임이 끝나자 “후속편도 찍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며 콧소리를 낸다. 1월 중순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1월27일 개봉) 시사회에서 만난 김명민은 다가갈 수 없을 만큼 거리감이 느껴지던 예전과 달리 한층 편안해진 모습이다. 이런 그의 모습은 영화 속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다. ‘조선명탐정’은 정조의 밀명을 받아 연쇄 살인사건과 공납비리를 조사하던 명탐정이 그 과정에서 겪는 소동을 담은 코믹 추리극이다. 김명민은 어딘지 허술하고 능글맞지만 사건을 추리하는 데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명탐정 역을 맡아 웃음을 책임진다.
김명민은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촬영을 마치고 쉬는 동안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영화를 연출한 김석윤 감독은 “김명민에게 시나리오를 보내면서 기존 작품과 연기 톤이 달라 (과연 출연 제안을 받아들일지) 반신반의했는데 이틀 만에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할 텐데, 그러기엔 아까웠다”는 것이 김명민의 설명.
“그 무렵 받은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좋았고, 전작들이 워낙 무거웠기 때문에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에 대해 뒷조사 아닌 뒷조사를 했는데 엄청난 분이시더라고요.”
김석윤 감독은 예능 프로그램 KBS ‘수퍼TV 일요일은 즐거워’ ‘해피투게더’ 등을 거쳐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 ‘올드 미스 다이어리’ 등을 연출했다. 재미와 감동을 두루 주는 작품을 선보여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연기할 때는 천재성 번뜩이지만 현실에선 허술해
사실 김명민은 출연을 결심하고도 코믹 연기에 대한 걱정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 김 감독은 그런 김명민에게 “상황이 웃기면 된다. 배우가 꼭 웃길 필요가 없으니 걱정하지 마라”며 부담을 덜어줬고 여기에 힘을 얻은 김명민은 애드리브까지 해가며 웃음을 위해 헌신했다. 결과는 어떨까. 함께 영화에 출연한 오달수는 “코믹 연기를 요구받으면 보통 배우들은 빼기도 하는데 김명민은 오히려 자기가 덤비더라. 코믹 캐릭터로도 롱런할 수 있겠다”고 말했고, 한지민은 “연기와 실제 김명민 선배 사이의 경계를 잘 모르겠다. 원래 명탐정처럼 허당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김석윤 감독도 “처음 만나러 갔을 때 이미 캐릭터 분석을 다 해놨더라. 고정관념의 틀에 갇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현장에서 부딪히며 만들어가는 게 더 많았다. 촬영할 때는 천재성이 번뜩이기도 했지만 사석에선 허술한 면도 많았다”고 그를 평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김명민이 만들어내는 허당 탐정이라는 캐릭터가 재미있어서 한 번으로 끝내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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