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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WEET HOME

예술적 감성 묻어나는 아트 하우스

유리예술가 홍성환과 안나리사 부부가 직접 꾸몄어요

기획·강현숙 기자 사진·문형일 기자

2011. 02. 01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에는 맑고 투명한 유리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리예술가 홍성환과 같은 길을 걷는 아내 안나리사, 두 딸이 바로 그들. 쳇바퀴 돌 듯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쉬어가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본다.

홍대 미대를 졸업한 뒤 글라스 아트로 유명한 체코와 핀란드에서 유학하고 영국과 프랑스, 체코, 핀란드, 미국 등지를 넘나들며 작품 활동을 해온 유리예술가 홍성환씨. 2005년 핀란드 유학 시절 만난 핀란드인 아내 안나리사씨와 결혼한 그는 자연과 어우러진 경기도 남양주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두 딸 사가(7)·사라(6)와 함께 살고 있다.
5년 전 한국에 온 부부는 처음에는 서울 인사동에 신접 살림을 꾸렸다. 하지만 핀란드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살던 안나리사에게 회색빛 가득한 도시 생활은 우울함을 줬고, 결국 싱그러운 풀내음이 가득한 전원으로 이사했다. 집의 철근 구조와 벽 세우는 일을 제외하고는 설계부터 세세한 인테리어까지 부부의 손으로 완성했다. 철제 빔으로 구조를 만들고 샌드위치 패널과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집은 복층 구조를 갖고 있으며, 1층에는 유리 작업실과 주방이, 2층에는 거실과 안방·아이 방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예술적 감성 묻어나는 아트 하우스


2층에 자리한 거실은 통창으로 돼 있어 주변의 자연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부시게 비치는 햇살이 한가득 들어와 낮에는 난방을 하지 않아도 따뜻할 정도다. 왼쪽부터 큰 딸 사가, 안나리사씨, 둘째 사라, 홍성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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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안나리사씨. 남편과 함께 유리예술 작업을 하고 있으며, 소품이나 아이 옷 만드는 걸 즐긴다.
2 부부의 보석 같은 아이들인 사가와 사라. 한 살 터울이지만 쌍둥이처럼 닮았다.
3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유리예술가 홍성환씨. 집에서는 누구보다 다정다감한 아빠이자 남편이다.
4 유리공예 작품은 빛에 따라 오묘하게 빛나 집 안에 놓으면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예술가 부부의 감성 담긴 핸드메이드 하우스
미술을 전공한 부부답게 집 안 곳곳에서 예술적인 감성이 묻어난다.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는 부부는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벽 컬러 등도 마음 내킬 때마다 수시로 바꾸고 새롭게 리폼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벽에 새로운 컬러가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페인트칠해요. 가구도 꼭 한 장소에만 두지 않고 어울릴 만한 곳이 있으면 옮기고요. 값비싼 물건을 사거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아도 집에 새로운 옷을 입힐 수 있는 효과만점 방법이지요.”
부부의 공통 관심사는 바로 폐품과 고물에 담긴 미학. 의자, 테이블, 서랍장 등 집 안에 있는 대부분의 가구는 어린 시절부터 사용하거나 주워오거나 재활용센터에서 구입한 것이다. 각자의 개성을 더해 리폼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멋진 물건으로 재탄생한다. 빈티지한 분위기 카페에 온 듯 편안한 기분은 덤으로 선사한다.
핀란드 주부들은 핸드메이드 작업을 즐기는데, 안나리사씨 역시 바느질 등 수작업을 좋아한다. 특히 오가닉 면을 이용해 만든 아이 옷은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더해져 어느 옷보다 반짝반짝 빛이 난다. 5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한국인 못지않게 한식 요리 실력을 갖췄지만 가끔은 연어크림수프, 훈제연어말이 등 핀란드식 식사를 준비해 고향의 추억을 되살리고 가족 입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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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자리한 주방은 부부가 함께 아이디어를 짜내 직접 꾸몄다. 싱크대의 그린과 옐로 컬러가 어우러져 내추럴하면서 세련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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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만능 재주꾼인 안나리사씨가 차린 핀란드식 상차림. 연어크림수프와 훈제연어말이, 핀란드식 빵, 달걀과 버터가 들어간 스프레드가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3 오랜만에 핀란드 스타일 식사를 즐기는 가족. 칠이 벗겨진 듯 내추럴한 느낌의 식탁과 의자가 빈티지한 멋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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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싱크대 상단에는 MDF를 붙이고 페인트를 칠한 뒤 안나리사씨가 수정액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다. 남편과 두 딸, 집 등을 모티프로 한 그림이 유머러스해 보인다.
5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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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자리한 안방. 작은 통창 사이로 햇살이 은은하게 비쳐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3단 서랍장은 핀란드 재활용센터에서 구입한 것으로 빈티지한 멋을 풍긴다. 화분을 올려놓은 개다리소반과 찻상은 집 근처에 버려진 걸 주워왔는데, 깨끗이 손질하니 고가구처럼 고급스러워 보인다.

예술적 감성 묻어나는 아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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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가 만든 원피스를 입고 재봉틀 작업대에 앉아 웃고 있는 사라. 엄마표 옷은 오가닉 면을 사용해 건강에도 좋다.
2 아이 방 한켠에는 본가에서 가져온 오래된 서랍장을 놓고 그 위에 이국적인 멋이 풍기는 인형을 장식했다.
3 화이트 컬러 타일로 포인트를 준 욕실에는 초록 식물을 놓아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집 근처에서 주워온 미니 의자 역시 화이트 컬러로 페인팅하고 사포질을 하니 빈티지한 작품으로 변신했다.
4 거실 한쪽에 마련된 안나리사씨의 바느질 작업 공간. 재봉틀이 놓인 커다란 책상은 홍씨가 대학 때부터 사용한 것이고, 재봉틀은 안나리사씨가 친정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20년 이상 됐다.
5 6 엄마아빠를 닮아 미술적인 재능이 풍부한 아이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은 아이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케치북 같은 공간이다. 크레파스와 펜 등으로 그림을 그리며 아이들의 창의력이 쑥쑥 자라난다. 아예 그림 그릴 장소를 정해주니 다른 공간에는 낙서를 하지 않아 일석이조!

창의력 키우는 미술 교육법 · 핀란드 스타일 육아법
예술적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사가와 사라는 엄마아빠를 닮아 미술적인 재능이 뛰어난 편이다. 특히 홍씨는 틈날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데, 3D 영상처럼 입체적으로 그리는 것이 포인트. 가능하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그림 안에 담고, 컬러도 다양하게 선택하도록 한다. 또 아이가 보고 느끼는 대로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고 미술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간섭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전원 생활을 즐기며 자란 안나리사씨는 두 딸 역시 자연의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도록 집 밖에 펼쳐진 자연에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둔다. 아이들은 하얗게 내린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고, 맨발로 흙을 밟고, 꽃과 식물 향기를 맡으며 감성을 키워나간다. 단, 꼭 지키는 원칙 중 하나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이들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무조건 OK하는 것. 아이가 원할 때면 무조건 책을 읽어주는데, 학습 효과는 물론 엄마와의 사이도 돈독해진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전원에서 두 딸과 함께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부부는 올 3월 핀란드·한국에서의 에피소드와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에세이를 펴낼 예정이다.

예술적 감성 묻어나는 아트 하우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유리예술가 홍성환씨의 예술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작업실. 1250℃에 달하는 뜨거운 용해로를 여러 번 왕복하며 파이프를 불고 물에 적신 신문지 뭉치로 모양을 다듬으며 근사한 유리 작품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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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롱한 컬러가 눈길을 끄는 유리 오브제들. 뜨거운 열기를 견딘 유리는 눈이 부시게 투명하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2 본가에서 가져온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장식장은 아이 방에 놓고 자잘한 물건을 정리하는 수납장으로 사용한다. 화사한 옐로 컬러 벽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쑥쑥 길러준다.
3 길에서 떠돌던 고양이는 안나리사씨의 품에 안겨 이 집에 온 뒤 새로운 가족이 됐다. 곧 출산을 앞두고 있으며 홍씨는 고양, 안나리사씨는 나비라고 부른다.
4 오렌지 컬러 철제 빔이 노출된 주방 천장. 통창 위 천장에는 아이들이 신던 낡은 신발을 놓아 예술작품처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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