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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Cooking gift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요리 연구가 김영빈의 음식 선물

기획·한여진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2006. 10. 23

선선한 바람이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어요. 산과 들에 주렁주렁 열린 먹을거리만큼 마음도 덩달아 넉넉해지는 것만 같아요. 이맘 때만 되면 추석 음식 준비로 분주하던 시골 부엌이 생각나요. 추석 며칠 전부터 온 집안에 기름냄새가 가득해 도통 밥을 먹지 못하는 어린 제게 할머니는 율란과 조란을 만들어주시곤 했어요. 달콤하고 맛깔스런 그 맛이 아직도 그리워 추석을 앞두고 꼭 만들곤 한답니다.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가을이 되면 밤, 은행, 호두, 대추, 잣 등 과실주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잖아요. 맛 좋은 가을 과실로 다과 음식을 만들어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입에서 살살 녹아 노인이나 아이들이 먹기 좋은 율란과 조란, 여성에게는 더없이 좋은 은행으로 만든 은행단자, 달콤한 맛이 일품인 호두와 대추 장과, 건뇌식품인 잣이 듬뿍 들어 있는 잣강정 등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건강 간식을 만들어보세요. 이번 추석에는 함께 모인 가족과 친지들을 위해 건강 간식을 만들어 전통차와 즐겨 보세요. 그동안 미뤄뒀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새록새록 정이 피어날 거예요.

은행단자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가을 대표 열매인 은행은 약재로 쓰일 만큼 여성들에게 좋아 건강식품으로 손꼽히고 있죠. 은행을 기름에 볶아 껍질을 벗긴 다음 물에 데쳐 써야 완성된 다음 기름기가 생기지 않아 음식이 깔끔해져요. 데친 은행은 냉동실에 살짝 얼렸다가 믹서로 갈아야 잘 갈린답니다.
준·비·재·료
은행·잣가루 1컵씩, 찹쌀가루 250g, 물 1큰술, 소금·꿀 약간씩
만·들·기
1 은행은 기름에 볶아 껍질을 벗긴 후 끓는 물에 데치세요. 냉동실에 살짝 얼렸다가 믹서에 곱게 갈아 은행가루를 만드세요.
2 찹쌀가루와 은행가루, 물을 섞어 만든 반죽을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면보를 깔고 투명하게 익을 때까지 20분 정도 찌세요.
3 떡을 볼에 넣고 찰기가 생길 때까지 치댄 다음 꿀을 바른 도마에 부으세요. 1cm 두께로 고루 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다음 잣가루를 고루 무치면 완성돼요.

율란·조란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율란과 조란은 어른들이 껍질을 까거나 씨를 뱉지 않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과실을 으깬 뒤 꿀과 섞어 만든 음식이죠. 율란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밤의 부드러운 맛과 계피의 향긋한 향이 입안을 즐겁게 해준답니다. 달콤한 과실과 알싸한 계피맛이 어우러져 한방차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아요.
준·비·재·료
밤 20개, 꿀 3큰술, 계핏가루 2작은술, 대추 20개, 잣 약간
만·들·기
1 밤은 삶아 껍질을 벗긴 후 식기 전에 체에 내려 고물을 만드세요.
2 밤고물에 꿀 2큰술과 계핏가루 1작은술을 넣고 고루 버무려 밤 모양으로 빚으세요.
3 둥근 부분에 계핏가루 ½작은술을 덜어 조금씩 묻힌 뒤 모양을 내서 율란을 만드세요.
4 대추는 깨끗이 씻은 다음 돌려 깎아 씨를 제거한 후 김이 오른 찜통에 5분 정도 찌세요.
5 찐 대추를 곱게 다진 다음 꿀, 계핏가루 ½작은술과 함께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리세요. 식으면 대추 모양으로 만든 후 꼭지 부분에 잣을 박아 조란을 만드세요.

간식 선물 포장법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IDEA·1 한복 천으로 포장해요
동대문 종합시장에서 1마에 5천원 정도 하는 한복 천을 사다가 전통 다과음식을 포장하면 고급스러운 선물이 완성돼요. 음식을 상자나 그릇에 넣은 다음 사각형으로 자른 한복 천으로 종이 싸듯이 포장한 뒤 지끈이나 공단 리본으로 묶으세요. 여기에 말린 열매나 꽃으로 포인트를 주면 더욱 멋스러워 보인답니다.

IDEA·2 원형 상자를 활용해요
크기가 다른 나무상자는 남은 음식을 켜켜이 보관할 수 있어 실용적이죠. 상자에 한지를 깔고 음식을 담은 뒤 랩을 씌우고 뚜껑을 덮으면 정성이 가득한 음식 선물을 만들 수 있어요. 상자마다 각기 다른 음식을 넣은 후 켜켜이 쌓아 예쁜 리본을 묶어 장식하면 근사한 선물이 돼죠.



IDEA·3 들꽃과 함께 선물하세요
을을 대표하는 국화를 음식과 함께 포장하면 가을과 어울리는 음식 선물이 만들어져요. 우선 소국을 짧게 잘라 부케처럼 묶으세요. 뚜껑이 있는 깔끔한 자기에 음식을 담은 뒤 스티커로 봉한 다음 대나무 바구니에 넣고 한쪽에 미니부케를 꽂으면 가을향이 물씬 나는 선물이 완성돼요.

IDEA·4 속이 보이는 투명상자에 담아요
음식이 훤히 보이는 투명한 아크릴 상자 두 개에 각각 다른 음식을 넣고 리본끈으로 묶으면 간단한 선물이 완성돼요. 파스텔 색상의 리본끈으로 묶으면 내추럴한 느낌을 살릴 수 있고, 색이 있는 리본끈을 선택하면 세련돼 보인답니다.

대추·호두 장과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달콤하고 짭조름한 양념에 호두나 땅콩, 대추 등을 조려 만든 장과는 아이들을 위한 밑반찬으로 제격이랍니다. 견과류로 만드는 장과는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고, 대추에 쇠고기 소를 넣어 만든 장과는 고급스런 맛이 나 어른들이 좋아하죠. 양념을 만들 때 간장을 약간만 넣어 간을 약하게 하면 간식으로도 먹기 좋아요.
준·비·재·료
대추 25개, 다진 쇠고기 100g, 잣가루 약간, 쇠고기양념(간장 ½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½큰술, 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대추장과 조림장(물 ½컵, 간장 2큰술, 꿀·설탕 1작은술씩), 호두 1½컵, 통깨 약간, 호두장과 조림장(물 ½컵, 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꿀 1작은술)
만·들·기
1 쇠고기는 분량의 쇠고기양념을 넣고 버무린 후 고기소를 25개 만든 다음 돌려 깎은 대추에 넣고 돌돌 말아주세요.
2 꿀을 제외한 대추장과 조림장 재료를 냄비에 넣고 설탕이 녹을 정도로 끓이다가 대추를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린 후 꿀을 넣고 불을 끄세요. 잣가루를 뿌려 대추장과를 만드세요.
3 호두는 끓는물에 담갔다가 건져 속껍질을 벗긴 후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하세요.
4 냄비에 꿀을 제외한 호두장과 조림장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호두를 넣고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리세요. 꿀을 넣고 불을 끈 다음 통깨를 뿌려 호두장과를 만드세요.

잣강정
가을 과실로 만든 건강 간식

잣은 피를 맑게 하고 필수아미노산과 식물성 지방이 풍부해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건뇌식품으로 손꼽히기도 하죠. 시럽을 만들 때는 설탕과 물엿을 1:1로 넣은 뒤 젓지 말고 끓여야 윤기나는 강정을 만들 수 있어요.
준·비·재·료
잣 2컵, 설탕·물엿 ½컵씩, 소금·식용유 약간씩
만·들·기
1 잣은 고깔을 떼어내고 면보로 깨끗이 닦으세요.
2 냄비에 설탕과 물엿을 넣고 설탕에 녹을 때까지 끓이다가 소금을 넣은 후 잣을 넣고 고루 버무리세요.
3 식용유를 바른 도마에 잣을 부어 밀대로 1cm 두께로 밀고 딱딱하게 굳기 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세요.

※ 김영빈씨는 음식을 만들어 선물하는 것이 취미인 요리 전문가. 압구정동에서 쿠킹 클래스 ‘수랏간(019-492-0882)’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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