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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실속 창업 정보

주부사장 4인 성공스토리

“내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욕심내지 않고 시작하는 게 중요해요”

기획·이남희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ㆍ정경택 김형우 홍중식 기자

2006. 02. 10

사업경험이 전혀 없는 가정주부가 혼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 월 1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꿈 같은 이야기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든 주부들이 있다.육아, 살림, 일까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4명의 주부사장이 털어놓은 성공적인 인터넷 쇼핑몰 운영 노하우.

취미 삼아 만들던 퀼트 판매해 월 1천5백만원 매출 올리는 채경림 주부
주부사장 4인 성공스토리

쇼핑몰을 열기 전에는 딸 기현이(6)를 키우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는 채경림씨(34). 그가 쇼핑몰을 운영하게 된 것은 아내의 재능을 알아본 남편의 권유 덕분이었다.
“저는 퀼트 숍이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주문받은 퀼트 샘플을 취미 삼아 만들어왔어요. 그런 저를 지켜보던 남편이 어느 날 ‘다른 사람 일만 해주지 말고 직접 쇼핑몰을 차려보는 건 어때?’ 하고 제안하더라고요. ‘만약 쇼핑몰이 망해도 남은 천을 당신이 전부 갖고 그 천으로 평생 퀼트를 하면 되지 않아?’ 하고 용기까지 북돋워줬어요. 망하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퀼트 천을 한꺼번에 갖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더라고요.”
채씨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2003년 3월 인터넷 쇼핑몰 ‘퀼트인(www.quiltin.co.kr)’을 개설했다. 천을 비롯한 물품구입비 80만원, 스캐너 등의 장비 구입비 80만원, 여타 비용까지 포함해서 약 2백만원의 창업비용이 들었다.
“지난 97년 한 문화센터에서 퀼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무엇보다 꼼꼼하고 조용한 제 성격과 잘 맞았어요. 고급과정까지 수료한 후 퀼트 숍에 다니며 공부했고, 임신 중에도 퀼트를 놓지 않았죠. 심지어 밤에 침대에 누워서도 퀼트가 너무 하고 싶어 공중에 대고 바느질을 할 정도였어요.”
그는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했기에 일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창업을 위해 그는 낮에는 매일 퀼트 시장을 돌아다니며 유행을 파악하고, 저녁에는 쇼핑몰 홈페이지를 만드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창업자금이 작다 보니 한계가 있어, 그는 창업 4개월 후 물품 구입비로 3백만원 정도를 더 투자했다. 창업 4개월까지는 매출이 2백만원 이하였는데 중간에 재투자한 결과 매출이 부쩍 올랐다.
“퀼트는 인터넷 동호회가 많이 활성화돼 있어요. 검색엔진에 ‘퀼트인’ 사이트를 등록한 후 인터넷 퀼트 동호회를 이용해 홍보했어요. 그러자 첫 주문이 동호회를 통해 들어왔어요.”
‘퀼트인’의 첫 달 매출은 고작 2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매출을 높일 수 있을지에 몰두했다. 그는 초기화면에 가장 팔고 싶은 상품을 올려놓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2~3일에 한 번씩 새로운 상품을 수시로 선보이는 전략을 썼다. 따라 만들기 쉬우면서도 디자인이 예쁜 상품을 골라 패키지를 구성하자 쇼핑몰의 매출이 매달 2~3배씩 뛰었다.
“퀼트인 쇼핑몰의 주요 고객은 20~30대예요. 회원은 대략 2천5백 명 정도고요. 거의 매주 구입하는 분도 있고 한 달에 한 개 정도 구입하는 분도 있어요. 월평균 3만~4만원어치의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이 제일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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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인’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퀼트 소품들.



하루 평균 5백여 명이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체결되는 주문은 하루 평균 15~20건. 월 매출 1천5백만원이면 채씨의 손에 쥐어지는 순이익은 4백50만원 정도다.
그러나 매순간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단골고객이 외상으로 20만원어치를 주문하며 “빨리 배송해달라”고 하더니 물건을 받고는 연락을 끊어버렸다. 고객에게 고스란히 돈을 떼인 후 ‘선입금 후배송’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게 됐다.
매출이 늘어나면서 육아나 집안 살림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바로 일하며 기현이를 돌보는 일이었다고 한다. 엄마가 자신의 눈앞에는 보이는데 놀아주지 않자, 딸이 머리가 아프다며 투정을 부리기 일쑤였다고.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채씨가 내놓은 해결방안은 다음과 같다.
“평소보다 아이에게 애정 표현을 더 많이 해줘야 합니다.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남편도 기현이에게 엄마가 일하는 동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설명해줬어요. 이제는 아이도 엄마의 일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의류 쇼핑몰 운영해 월 1억원 매출 올리는 최지선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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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딸의 돌이 지날 무렵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면 정말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옷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거든요.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인데다 젊어서 그런지 겁도 없는 편이어서 무작정 도전했습니다.”
지난해 1월 인터넷 의류 쇼핑몰 ‘바이선(www.by-sun.com)’을 오픈한 최지선씨(26)는 무려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잘나가는 사업가가 됐다. ‘항상 예뻐지는 쇼핑몰’이란 메인 카피가 인상적인 ‘바이선’은 패션 마니아들의 아지트로 입소문이 난 지 오래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 개설이 처음부터 순조롭지는 않았다. 남편과 시집식구들이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무슨 일을 벌이냐”며 반대하고 나선 것.
“말로 하면 제 생각을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시아버지께 장문의 편지를 띄웠어요. 몇 차례 올린 편지에 왜 제가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소상히 적었지요. 아버님이 겨우 허락하자, 어머님도 허락하셨어요. 그런데 남편만은 쇼핑몰을 오픈한 이후에도 계속 반대하더군요. 지금은 ‘잘해보라’고 응원하지만, 당시에는 ‘무작정 하지 말라’며 제게 말도 걸지 않았어요(웃음).”
그러다 보니 남들처럼 거창하게 창업을 할 수가 없었다. 반찬값을 아껴 모아둔 비자금 2백만원을 털어서, 1백50만원은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머지 50만원으로 옷 몇 벌을 샀다. 광고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옷 한 벌 사서 촬영해 홈페이지에 올리고, 그 옷을 판돈으로 두 벌을 사서 파는 식으로 두 달을 보냈다.
아이들을 시부모님께 맡길 수도 있었지만 자청한 일이니만큼 어려워도 혼자 감당하기로 했다. 큰딸 주연이(4)가 자는 사이, 둘째 딸 수연이(2)를 등에 업고 매일 동대문 시장 등지를 돌아다녔다. 그러나 첫 두 달의 매출은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을 시작한 결과치고는 너무도 초라했다.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었어요. 이대로 쓰러지면 다시는 다른 걸 시작해볼 수조차 없잖아요. 줏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어떤 상품을 팔건, 나만의 스타일과 고집이 있어야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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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선’에서 판매하는 옷.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옷, 특별하고 특이한 옷을 찾아 판매하기 시작했다. 명품 스타일의 여성의류 쇼핑몰을 지향하며 막스마라, 샤넬, 끌로에, 비씨비지(BCBG), 마크제이콥스 스타일의 옷을 판매했다. 예상대로 반응이 왔다. 창업 석 달 후에는 4대 포털 사이트에 광고를 할 수 있을 만큼 ‘바이선’의 매출이 올랐다.

“처음엔 광고의 필요성을 몰랐어요. 그런데 입소문으로 쇼핑몰이 알려지기까지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려요. 물론 광고를 한다고 매출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품에 공을 들이고 광고를 하면 분명 매출이 늘어요.”
매일 발품을 팔아 신상품을 올리고, 광고를 내자 지난해 7월부터 월 매출이 8천만원 정도까지 올랐다. 욕심이 생긴 그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른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옷들을 구비했다. 혼자서는 손이 모자라 9월에는 직원 세 명을 보강했다. 그 다음 달에는 동생과 직원 한 명을 중국으로 파견해 옷을 직접 수입했다. 이렇게 억척스럽게 일을 하자 월 매출이 1억원까지 올랐다. 수익은 1천만원 선. 하지만 지금은 재투자에 들어가 실제로 들어오는 수익은 그리 많지 않다.
이제는 남편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큰 걱정은 없어졌지만 요즘은 두 딸이 자주 아픈 것이 최씨의 가장 큰 고민이다. 두 딸이 걸핏하면 감기나 장염에 걸려 최근 소아과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고. 그는 “어린아이는 면역력을 갖추기 전까지 통과의례처럼 소아과를 드나든다”는 어른들의 말을 믿고, 최근 두 딸을 돌보는 데 더욱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한다.

두 딸과 보드게임 즐기다 교육용구 쇼핑몰 개설한 조현정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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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아이들과 함께 수학교구를 갖고 놀거나, 보드게임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보드게임에 관해서는 거의 마니아 수준이어서 2002년에는 관련 홈페이지까지 만들었죠. 우리 가족이 즐겼던 보드게임의 각 과정을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그 내용을 글로 적어서 홈페이지에 올렸어요. 이것이 인터넷 쇼핑몰까지 연결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조현정씨(37)는 처음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그저 초등학교 5학년인 서영이(12), 초등학교 1학년인 지영이(8)를 낳고 키우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창의성을 길러줄까’에 관심이 있어 여러 가지 교육용구를 사용한 후기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겼는데, 이것이 인터넷 쇼핑몰의 시초가 됐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에게 조씨의 홈페이지가 알려지면서 “그 제품을 어디서 샀느냐”는 문의가 계속 들어온 것.
조씨는 홈페이지 방문자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쇼핑몰을 운영하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고, 결국 2003년 12월 교육용구 전문 인터넷 쇼핑몰인 ‘뉴스북(www.newsbook.co.kr)’을 오픈했다.
욕심이 없었기에 처음부터 많은 비용을 들일 생각은 없었다. 판매할 상품들을 모두 구매하지 않고, 가능한 것은 위탁판매로 돌렸다.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창업비용은 어림잡아 1백50만원 선이었어요. 저의 옛날 홈페이지가 ‘교육정보 사이트’에 등록돼 있어서 ‘뉴스북’을 따로 홍보할 필요는 없었어요. 과거 제 홈페이지를 방문했던 엄마들이 쭉 관심을 갖고 ‘뉴스북’을 지켜보셔서 홍보비를 절약했지요.”
창업을 하며 조씨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홈페이지에 올릴 사진을 직접 찍고 편집하는 일이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을 배워가면서 하려니 무척 버거웠다. 새벽 2~3시에 잠드는 것이 예사였다. 4~5시간을 자고 일어나 하루 종일 컴퓨터를 켜놓고 쇼핑몰 홈페이지를 지켜봤다. 제품 설명을 달고 고객의 구매 후기를 읽고 질문에 답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좋은 아이디어가 없는지 정신을 쏟다 보면 하루가 후딱 지나갔다.
쇼핑몰에 입고된 상품은 국내의 교구 제조업체에서 만든 것도 있지만, 수입품이 다수를 차지한다. 미국이나 독일 등지에 유명한 교육용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외국의 인터넷사이트를 뒤지고 수입원 회사들과 접촉해 물건을 들여온다. 희귀한 게임을 원하는 고객이 있으면 지인을 통해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해온다.
직장에서 일하건 집에서 일하건, 워킹맘에게 제일 고민스러운 것은 육아다. 그러나 자녀와 놀아주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용구 쇼핑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조현정씨에게 두 딸은 오히려 든든한 ‘사업 동반자’가 돼주었다는 것. 엄마는 돈을 벌면서 자녀의 창의력과 사고력까지 키워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다.
“저는 아무 제품이나 입고하지 않아요. 원칙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사용해보고 만족스럽다 싶은 상품만 쇼핑몰 홈페이지에 올리거든요. 매주 일요일이면 남편도 동참해서 온 가족이 함께 퍼즐이나 각종 보드게임을 즐겨요.”
물론 교육용구 쇼핑몰 운영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주문량이 많지 않았다. 쇼핑몰을 창업한 지 6개월이 지나며, 점차 방문자가 늘기 시작했고 비로소 월 1백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뉴스북’을 찾는 고객의 연령대는 대략 2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이에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엄마가 대부분인데, 이들은 항상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자녀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교과와 관련된 교구나 정보를 게시판에 올려놓으면 좋아하세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유도되고요.”
구매자의 소비심리, 소비패턴을 익혀나가며 다양한 수학 체험교구, 창의력 개발교구, 교육용 보드게임, 학습교재를 갖춰 놓자 2005년 봄부터는 매출이 3배 정도 올랐다.
“처음부터 대박나는 인터넷 쇼핑몰은 없어요. 보통 쇼핑몰이 자리를 잡으려면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천천히 준비하고, 조급한 생각을 버려야 해요.”
초창기에는 하루 18시간 이상을 쇼핑몰에 투자했는데 지금은 요령이 생겨 6시간 정도 투자한다고. 현재 월평균 매출은 7백만원에 이르며 순수익은 3백만원 선이다.
“어느 리서치 조사결과를 보면 인터넷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품목이 ‘의류’라고 하던데 제가 판매하는 교육용구는 쉽게 유행을 타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재고가 쌓여도 큰 문제 되지 않죠.”
조씨는 “최근 교육환경이 외국처럼 전문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풍토로 바뀌는 만큼 교육용구 쇼핑몰의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사이트 인수해 안정적으로 큐빅 쇼핑몰 운영하는 조경애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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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내성적이에요.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말도 못 섞고 낯가림이 심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은 적성에 안 맞는 편이었어요. 반면 온라인 매장은 제 성격의 단점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지요.”
7년 차 주부 조경애씨(32)는 지난해 봄 일거리를 찾던 중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내성적인 성격이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는 취미로 배운 큐빅 공예를 사업화하면 괜찮은 쇼핑몰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조씨가 큐빅 쇼핑몰을 운영하겠다고 나서자 남편이 반대의사를 밝혔다. “시중에 앙증맞고 예쁜 완제품 핀들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큐빅 쇼핑몰’이 얼마나 비전이 있겠냐”는 이유였다. 친정 부모님도 “세상 물정 모른 채 전업주부로만 살았는데 무슨 장사를 하겠다고 나서냐”며 살림이나 잘하라고 그를 말렸다.
사실 ‘인터넷 쇼핑몰에 승부를 걸겠다’고 마음을 정했지만, 딱히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하지만 일단 해보겠다고 결심하자, ‘꼭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사이트를 개설하려고 이것저것 알아봤어요. 사전 조사를 해보니 사이트 구축이나 초기 홍보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겠더라고요. 자신이 없어졌어요. 한참 망설이다가 기존 사이트를 인수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씨는 새로운 사이트를 개설하는 것보다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안정적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기존 사이트를 인수할 경우, 회원을 물려받을 수 있고 홍보도 이미 이뤄져 있어 신경 쓸 일이 대폭 줄어든다는 데 주목했다.
조씨는 지난해 봄 큐빅 쇼핑몰 ‘큐빅삐니아(www. cubicppinia.co.kr)’를 인수하고, 재고 및 추가물량을 확보하는 명목으로 3천만원을 사용했다. 사무실을 따로 차리지 않고 집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은 거의 없었다.
“아파트의 큰 방 하나를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남대문시장에 들러 스톤을 구해옵니다. 신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일주일에 서너 번 시장에 나가기도 해요. 큐빅 공예는 싸고 질 좋은 스톤이 있는 도매 거래처를 뚫는 것이 관건인데, 사이트를 인수하며 얻은 정보들로 비교적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지요.”
요즘 고객들은 핸드메이드 제품을 선호한다. 그런데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핸드메이드 제품은 중국 등지에서 대량으로 들여온 것이다. 그는 ‘큐빅삐니아’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DIY 사이트’라고 부각시키면 보다 눈길을 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즈공예는 여러 가지 공구가 필요하지만, 큐빅 공예는 비교적 간단하게 DIY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큐빅삐니아’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대개 30대 초반의 주부들이에요. 직접 요리를 하고 각종 소품들로 아기자기하게 집을 꾸미는 사람들인 만큼 완제품보다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지요.”
주부사장 4인 성공스토리

‘큐빅삐니아’에서 판매하는 여러가지 큐빅 공예 제품들.


완제품 핀에 비해 DIY 제품은 가격대가 저렴하다. 핀대가 국산이냐, 프랑스제냐에 따라 가격이 10배 정도 차이 난다. 프랑스 핀대를 사용하는 경우 1만~2만원, 국산 핀대를 사용하는 경우 2천~3천원 정도 들이면 충분히 자신만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큐빅삐니아’를 방문하는 네티즌은 하루 평균 2백50여 명. 그중 7~8명 정도가 제품을 구매한다. 월 매출은 4백50만원 정도며 순수익은 월 1백50만원. 초기 창업비용이 많이 들어 아직 손익분기점은 못 넘었지만 무리하게 욕심을 낼 생각은 없다고 한다.
“시장에서 DIY 제품을 위한 스톤을 대량으로 사오면, 그것을 각각의 봉지에 나눠 담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에요. 스톤의 크기는 작게는 1.3mm에서 크게는 6.1mm까지 다양한데 이것들을 일일이 손으로 세서 담아야 하거든요. 예상 숫자보다 많게 담는 것은 괜찮은데 적게 담으면 다시 배송해야 돼요.”
그는 미세한 스톤들을 세다 보면 눈의 피로를 느낀다고. 가끔 작업실에 딸 예림이(7)가 와서 훼방을 놓으면 그날은 스톤을 세고 또 세고 하기가 일쑤라고 한다. “예림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유치원에 갔다 오는데 복잡한 일은 그때 부지런히 끝마쳐야 일이 꼬이지 않는다”며 일하는 엄마의 애환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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