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난 아들에게도 재산보다는 제대로 재태크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는 진경미주부.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주부 진경미씨(32). 올 한해 동안 드문드문 쓴 가계부를 들여다보며 마치 ‘숙제 안한 아이’처럼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는다.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전자가계부 작성을 시도해봤냐고 물어봤다.
“예전에 한 단체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가계부 소프트웨어를 받아 보긴 했지만 써보지는 않았어요.”
요즘 인터넷에 접속해보면 ‘전자가계부’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가 많다. 전자가계부를 비롯해 일정관리를 제공하는 다이어리 전문 사이트에서부터 각 은행, 보험 등 전문 금융기관이나 금융 포털 사이트에서 이메일처럼 회원들에게 유·무료로 전자가계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
우선 진씨와 함께 엠파스(www.empas. com)로 들어가 진씨에게 알맞은 ‘맞춤 가계부’를 골라보기로 했다. 우선 검색어를 ‘가계부’라고 입력하고 엔터키를 누르자 어림잡아 20여개의 가계부 사이트 목록이 일제히 떴다.
“인터넷에서 전자가계부를 제공하는 걸 처음 알았어요. 상당히 많네요. 그래도 가계부는 직접 손으로 만져지는 가계부 공책에 전자계산기를 두드려가며 쓰는 게 더 실감나지 않을까요(웃음).”
이번에는 진씨와 함께 몇 군데 전자가계부 웹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그 가운데 이지데이 웹다이어리(www.ezday.co.kr) 전자가계부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전자가계부 콘텐츠를 클릭하자 첫 화면에 전자달력이 나타났다. 전자달력에 마우스를 옮기고 아무 날짜나 클릭하니 ‘일일거래’ 웹페이지가 등장한다. 일반 가계부처럼 수입 내역, 지출 내역을 기재할 수 있는 항목이 있고 이것을 다시 주간거래, 월간거래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게다가 주별, 월별 지출 통계를 자동으로 결산해준다.
“손으로 직접 쓰는 가계부보다 전자가계부가 훨씬 편리하네요. 주간별, 월별 통계기능이 있으니까 제 지출내역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경조사, 공과금, 교육비 등 지출 내역도 항목별로 얼마를 썼는지 금방 알 수 있어서 계산기를 따로 쓰지 않아도 되고. 들어오는 돈만 많으면 전자가계부 쓰는 재미가 쏠쏠하겠어요.”
더구나 요즘 인터넷에서 서비스하는 전자가계부 가운데는 인터넷 뱅킹과 통합해서 서비스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금융 포털사이트로 유명한 이모든(www.emoden.com)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금융회사에서 서비스하는 전자가계부인 만큼 인터넷뱅킹 입·출금 내역을 가계부에 자동 기록해주는 탓에 실시간으로 자신의 최신 재산 평가액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기본적인 가계부 기능 이외에 ‘보고서 작성 기능’ ‘예산 작성 기능’ ‘거래기억 기능’ ‘통합거래 기능’ 등으로 여타 가계부 쓰기의 맹점이나 번거로움을 많이 보완했다.
“저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항상 지출이 예산을 초과해서 가계부 쓰기가 겁났는데 이 ‘예산 작성 기능’을 보니까 한달 생활비에서 저축 가능한 금액을 산출해주고 실제 지출이 예산을 초과할 경우에 자동으로 알려주게 돼있어 그동안 제가 가계부를 쓰면서 실수했던 점을 미리 예측하고 피해갈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계좌통합관리 서비스’가 전자가계부와 만나 복잡한 가계부 쓰기 과정을 한꺼번에 단축시켰다. 즉, 신한은행을 비롯해 외환은행, 국민은행, 삼성카드 등 본인이 개설한 인터넷상의 각종 은행계좌 정보가 내 전자가계부 안에서 종합 관리된다. 내가 만들어놓은 각 은행의 온라인 계좌에서 입·출금되는 내역, 신용카드 결제금액, 사이버 적금 등의 내역이 전자가계부 안에 자동 입력되기 때문.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국가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하는 전자서명 공인 인증서를 미리 받아두어야 한다.
진씨는 아직까지 잔액조회 용도로만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뿐, 계좌이체나 사이버 적금, 대출, 환전 등은 이용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집에서 은행이 멀기도 하고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까 은행갈 시간도 나지 않아서 인터넷 뱅킹을 자주 이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전자 금융사고가 많이 나니까 인터넷 입·출금이나 주식거래 같은 것은 아직 엄두가 안 나요. 그런데 남편이랑 인터넷 신발가게를 하고 있으니까 그쪽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내년에는 남 부럽지 않게 멋진 전자가계부 한번 써봐야겠어요.”
진씨는 남편 김도영씨(35)와 함께 인터넷 신발가게 스니커센터(www.sneaker center.co.kr)를 운영하고 있다. 남편은 이화여대 앞에서 오프라인 신발매장을 운영하고, 진씨는 집에서 틈틈이 사이트 관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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