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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pet doctor

국내 최초 수의안과 원장 안재상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입력 2022.09.22 10:00:01

후각이 주된 감각이라지만 개와 고양이도 앞을 못 보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동물 눈 치료’ 외길을 달려온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장.
그는 1년에 9000여 건의 진료를 하며 매일 동물들을 눈뜨게 하고 있다. 오홍석 기자
“원래 관심사가 넓지 않고 좋아하는 분야를 깊게 파는 성격이에요.”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이 본인의 성격을 분석하며 꺼낸 말이다. 수의학과 학부 시절부터 동물의 눈을 치료하는 수의안과에 천착해온 그의 커리어는 이 설명에 딱 들어맞는다. 안재상 원장은 학부 시절 해부학 수업 중 외과 수술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선배의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참관한 계기로 수의안과로 진로를 결정했다. 서울대에서 수의외과학(안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대 수의안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다. 귀국 후 안 원장은 미국과 일본의 수의학 업계가 세분화돼는 추세를 보고 2016년 국내 최초 수의안과 전문병원을 개원했다. 아래는 안 원장과의 일문일답.

“백내장 지연제 효과 입증 된 바 없다”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왼쪽). 수의안과 치료에 최적화된 장비를 갖춘 수술실.

안재상 청담 눈초롱 안과동물병원 원장(왼쪽). 수의안과 치료에 최적화된 장비를 갖춘 수술실.

환자들이 안과를 찾는 주된 원인은 무엇인가요.

개는 녹내장, 백내장, 각막궤양(주로 외상으로 인한 각막 손상)이 많고, 고양이는 백내장이 개만큼 흔하지 않습니다. 주로 각막궤양이나 포도막염으로 병원을 찾죠. 개, 고양이 간의 차이도 있지만 (같은 종이라도) 품종에 따라 잘 걸리는 질환이 다릅니다.

어떤 견종이 안과 질환에 취약한가요.



시추나 페키니즈같이 구조적으로 눈이 돌출돼 있는 종은 대체로 각막의 신경분포도가 낮습니다. 외부 자극에 둔감해서 눈에 뭐가 들어가도 표현을 잘 안 하고 시린 것도 대체로 모릅니다. 눈도 잘 안 깜빡이죠. 그래서 병이 진행된 이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또 코커스패니얼종이 유전적으로 녹내장 발병률이 높은 편입니다. 비숑프리제는 유전성 백내장 발병률이 높은 편인데 대체로 수술 후 경과가 좋습니다. 반면 푸들, 보스턴테리어는 부작용이 잘 생깁니다.

안과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논문으로 나와 있진 않지만 자외선 차단을 위한 강아지용 선글라스나 모자가 도움이 됩니다. 유전적인 요인은 예방이 어렵습니다. 정기적 검진을 통해 초기에 치료를 받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시중에 흘러 다니는 백내장 지연제나 영양제 광고가 우려스럽습니다. 보호자분들이 (광고를 보고) 자주 문의하시는데, 아직 엄격한 검증을 통해 효능이 입증된 백내장 지연제나 영양제는 없습니다. 과장광고를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수술 기법 가능케 한 풍부한 임상경험

청담 눈초롤 안과동물병원 전경.

청담 눈초롤 안과동물병원 전경.

청담 눈초롱 안과돌물병원은 안과 이외의 진료는 하지 않는다.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겠다’는 안 원장의 진료 철학 때문이다. 의료 장비도 안과 치료에 최적화돼 있다. 안 원장의 안과 진료 관련 임상경험이 엄청난 양을 자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1년에 안과 진료만 약 9000건을 진행하며 40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한다. 그는 “환자들을 많이 보다 보니 일종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져 진단이 쉽지 않은 질환도 빠르게 진단이 가능하다. 책에 나오지 않는 새로운 치료법도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축적된 경험은 ‘인공렌즈 봉합술’ 개발로 이어졌다. 인공렌즈 봉합술은 안재상 원장이 개발해낸 수술법이다. 기존에는 외상, 노화, 백내장 등으로 인해 수정체가 탈구될 경우 각막을 2cm가량 절개한 뒤 수정체를 제거했다. 수정체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녹내장으로 이어져 시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정체를 제거할 경우 시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안 원장의 수술법은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인공렌즈 봉합술은 각막을 3mm만 절개해 수정체를 제거한 뒤 인공렌즈를 그 자리에 삽입한다. 이 방식은 기존 수술법보다 난도가 높고 시간이 다소 소요되지만 회복이 빠르고 시력 저하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수의사들이 인공렌즈 봉합술을 배우러 올 것 같습니다.

간혹 문의가 오긴 하는데 난도가 있는 수술이다 보니 많은 분이 배우러 오지는 않습니다. 2019년에 부산에서 한일 수의사들이 모여 학회를 했는데, 그때 일본 수의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긴 했습니다.

반려견이 아프다는 걸 보호자가 어떻게 눈치챌 수 있을까요.

개는 백내장이나 노안이 오면 눈이 뿌예집니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다만 노안은 두 눈이 동시에 뿌예지는데 한쪽 눈만 뿌예지면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눈곱으로도 건강을 파악할 수 있을까요.

색깔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충혈 증상이 없는데 회색 또는 반투명한 눈곱이 끼는 건 정상입니다. 충혈 증상이 있으면서 눈곱이 낀다든지, 눈곱이 하얀색이 아니고 누렇거나 초록색인 경우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안과도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한가요.

눈상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릴 때는 반려견에게 이상이 있어 보일 때만 병원에 오시면 됩니다. 6~7세부터는 눈 노화가 시작되므로 이 시기부터는 1년에 한 번 정도 병원에 방문하시길 권합니다.

향후 수의학계가 세분화돼 선생님 같은 수의 전문의가 계속 늘어날 거라 보시나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가 공인 전문의는 아니지만 피부과나 치과같이 분야별로 학회가 존재하고, 이 학회들이 각 선생님의 전문성을 보증하는 방식이지요.

수술 기술이 뛰어나신데 후진 양성은 관심 없으신가요.

수의사들 대상으로 강연은 가끔 합니다. 전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해서요(웃음). 지금이 좋습니다.

#청담눈초롱안과동물병원 #강아지안과 #동물백내장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여성동아 2022년 10월 7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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