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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와 마석, 청량리를 주목하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 이어 B도 착공 가시화

EDITOR 정혜연 기자

입력 2019.10.03 17:00:02

길이 나는 곳에 사람이 몰리고 상권이 형성되기 마련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철과 경전철 등 대중교통망 유무에 따라 부동산 가격도 천양지차다. 이런 이유로 수도권 부동산 시세의 향배를 가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송도와 마석, 청량리를 주목하라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이 항상 문제다. 강남, 여의도, 광화문, 용산 등 주요 업무 지구까지 가려면 아침저녁으로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한다. 그나마 서울에 살면 다행이다. 배차 간격이 5~10분 정도로 짧기 때문에 아깝게 차를 놓쳐도 지각은 면할 수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더 부지런해야 한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으나 눈앞에서 차를 놓치면 다음 차가 올 때까지 10~15분씩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 서울 지하철과 연계된 노선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광역버스로 자유로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를 달려 출퇴근할 경우 편도 1시간은 기본, 걷거나 환승하는 것까지 2시간은 잡아야 한다.


8월, B 노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송도와 마석, 청량리를 주목하라
주로 수도권 신도시를 기점으로 하는 도심 광역버스 교통망은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있지만 불편함이 크다. 해가 갈수록 교통량이 크게 늘어 도심을 잇는 광역도로는 시도 때도 없이 막힌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중교통망이 바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GTX는 2007년 경기도가 수도권의 심각한 교통난을 개선하기 위해 당시 국토해양부에 제안해 추진된 사업이다. 지하 40m 이하에 터널을 건설하고, 노선을 직선화한 급행철도로 운행된다. 속도는 기존 지하철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차 시간을 감안한 평균속도인 표정속도는 시속 100㎞이고, 최고 시속은 200㎞까지 올라간다. 전철보다 3배 빠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1/3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만약 출근 시간에 1시간 반가량이 걸린다면 GTX 개통 후 30분으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노선은 3개로 나뉜다. 파주 운정역을 출발해 서울역과 삼성역을 지나 화성 동탄역까지 가는 A 노선, 인천 송도역에서 출발해 서울역과 청량리역을 지나 남양주 마석역까지 가는 B 노선, 양주 덕정역을 출발해 청량리역과 삼성역을 지나 수원역까지 가는 C 노선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A 노선이다. 수도권 서북부와 동남부를 사선으로 잇는 A 노선은 2014년 6월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2018년 12월 일산 킨텍스에서 착공식이 열렸다. 당초 종점인 운정역과 동탄역을 포함해 10개 역으로 계획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서울시가 연신내역과 서울역 사이 광화문역을 추가하는 안을 추진해 속도가 더뎌지는 추세다. 착공식 이후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 않은 가운데 이르면 내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고, 2024년 부분 개통(운정~삼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으로 C 노선 개통 논의가 비교적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도권 북부와 남부를 세로로 잇는 C 노선은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현재까지 기본계획 수립이 진행되고 있다. 당초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과천시까지 이을 예정이었으나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부족해 북쪽으로 양주 덕정, 남쪽으로 수원까지 노선을 확장하게 됐다. 이르면 2021년 착공해 2027년 개통될 예정이다. 

개통 여부가 불투명했던 B 노선은 최근 사업이 가시화됐다. 8월 21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것. 올해 안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까지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B 노선은 수도권 남서부와 북동부를 좌우로 잇는 노선으로 특히 그동안 교통망이 부족해 불편을 겪어왔던 개통 예정 지역 거주민들의 고충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빠르면 2022년 말 착공하고 2027년 개통될 예정이다. 

앞서 5년 전 B 노선은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경제성평가 점수가 0.33에 불과해 공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수치가 1.0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이 수치를 기적적으로 넘겼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3기 신도시에 경기도 남양주 왕숙과 인천 계양 지구가 포함됐는데, B 노선이 이들 지역 근처인 별내와 부천종합운동장 등을 지나 사업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착공 전 수혜지 관심 급증, 송도는 청약 전쟁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파크.

송도국제도시 내 센트럴파크.

발표된 바에 따르면 GTX 3개 노선 개통까지 짧게는 5년, 길게는 8년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지만 벌써부터 수혜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B 노선 종착역인 인천 송도역 인근 송도신도시의 경우 그동안 뛰어난 주거 환경에도 불구하고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져 외면받아왔기에 곧바로 관심이 쏠렸다. 

B 노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발표되고 2주일 뒤 송도신도시에 오픈한 2개의 분양 아파트 1순위 청약 접수에 수많은 사람이 몰린 것. 9월 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송도더샵센트럴파크 3차’는 총 2백58세대 모집에 5만3천1백81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206.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같은 날 접수한 ‘송도더샵프라임뷰’의 경우 F20블록이 3백98세대 모집에 4만5천9백16건이 접수돼 평균 115.4 대 1, F25블록이 1백33세대 모집에 1만3천8백93건이 접수돼 평균 104.5 대 1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송도더샵센트럴파크3차는 송도 센트럴파크 조망이 가능한 마지막 부지 E5블록에 들어서 탁 트인 호수를 볼 수 있어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인기 타입인 전용 80㎡의 경우 33가구 모집에 해당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 접수자만 8천9백30명이 몰렸고, 청약 최고 경쟁률인 2111.5 대 1을 기록해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이런 가운데 GTX 노선별로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종착지 효과’라고 해서 3개 노선의 6개 종착역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X가 개통되고 종착역 가운데 하나인 여수가 국내 손꼽히는 여행지로 떠오른 점과 같은 이치라는 것. 그는 “송도와 마석, 운정과 동탄, 양주 덕정과 수원이 앞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에 1·2기 신도시를 비롯해 미니 신도시가 조성돼 있었으나 서울과의 접근성이 떨어졌던 운정, 동탄, 송도 등은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운정의 경우 강남까지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니 수혜가 매우 클 것”이라고 꼽았다. 

종착역과 함께 환승역에 대한 관심도 높다. 3개 노선 가운데 2개가 교차하는 서울역(A·B 노선), 삼성역(A·C 노선), 청량리역(B·C 노선)은 유동인구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3개 환승역은 이미 상권이 형성돼 부동산 가치가 높은 지역들이지만 향후 상권이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KTX 개통과 함께 지방이나 수도권 수요가 서울로 몰려들어 상권이 부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 수요가 서울로 집중되는 빨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청량리역의 경우 현재 재개발이 함께 진행되고 있어서 환승역 호재와 맞물려 수혜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과 수도권에 부동산 가치가 저평가된 지역을 중심으로 GTX 개통역과 가까운 곳들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시내에 위치하지만 교통망이 미비해 현재 집값이 싼 곳들의 경우 GTX 개통 이후 시세가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 원장은 “B 노선의 경우 서울 중랑구 망우역세권이 좋아질 것이다. 이쪽은 경춘선, 경의중앙선, 7호선이 지나고 있지만 서울 핵심 지역인 서울역, 청량리역과의 접점이 없어 시세가 현저히 낮다. 또 망우묘지공원이 인근에 위치해 이미지가 좋지 않아 매매가와 전세가의 시세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거품이 없는 곳이다. B 노선 개통 이후 망우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서울 내 주요 GTX 개통역인 서울역, 용산역, 여의도역, 삼성역, 청량리역을 제외한 연신내역, 창동역, 광운대역, 양재역, 신도림역 등도 유동인구 증가로 지금보다 상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대곡역, 평내호평역, 별내역, 금정역 등도 저평가된 곳들로 GTX 개통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무엇보다 정부가 GTX 사업에 속도를 올리는 데는 주거 안정에 목적이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집권과 동시에 2년 동안 대출과 세금 부담을 강화시키는 등 각종 부동산 관련 대책이 쏟아졌지만 규제를 비웃듯 집값은 꾸준히 오르는 모양새다.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국토교통부에서 뒤늦게 3기 신도시 공급안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냉랭했다. 물량이 몰린 남양주 왕숙을 비롯해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대부분 서울 주요 업무 지구와 거리가 먼 수도권에 위치한 데다 교통 여건이 열악한 곳이었기 때문. 특히 지금도 3기 신도시 인근 차량이 아침저녁으로 몰리는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로 인해 3기 신도시 발표 당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통망 확충 없는 3기 신도시는 미래가 없다”며 정부 대책을 향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교통망 확충을 약속하고 GTX 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무주택자들은 반신반의로 서울과 수도권 GTX 개통역 인근 분양 단지들에 관심을 가지는 실정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 씨는 “A 노선 개통이 확실시되면 일산이나 운정, 창릉 쪽에 새로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 분양을 받아보려고 한다.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는 연식이 오래되고 좁아 아이들이 점점 클수록 답답하게 느껴진다. GTX 개통 시기에 맞춰 아파트 면적을 넓혀 거주지를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말과 내년 초 분양이 예정된 GTX 개통역 인근 아파트 단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에서는 용산구 효창6구역 재개발(3백84가구), 동대문구 용두6구역 재개발(1천48가구),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4백54가구), 용산구 이촌동 이촌현대리모델링(7백50가구) 등이 있다. 수도권에서는 남양주시 평내동 남양주평내2구역 재건축(1천1백8가구),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부평부개서초교북재개발(1천5백59가구),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B2주상복합(1천5백24가구) 등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GTX 개발 소식만 듣고 섣불리 투자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김은진 팀장은 “지금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고 GTX 완공까지는 10년 넘게 걸릴 수도 있다. 단기 수혜를 기대하고 뛰어들기보다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또 실거주자라면 GTX 사업 진척 속도를 보고 준공 단계 혹은 완공을 몇 해 앞둔 시점에 개통역을 중심으로 분양 단지나 저평가 단지를 공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진 홍중식 기자 게티이미지 뉴시스 디자인 박경옥




여성동아 2019년 10월 7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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