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교 만점 ‘끼 부리는 남편’이 나타났다. 랜선 아내 여럿 만드는 인스타그램 릴스(reels·인스타그램 플랫폼의 짧은 영상) 스타 ‘변 서방’이다. 체크무늬 잠옷, 불룩한 뱃살, 새침한 말투가 트레이드마크. 10대부터 60대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그에게 빠져드는 이유다. 아내를 위한 각종 ‘쌩쇼’는 물론, NCT DREAM의 ‘캔디’, IVE의 ‘After LIKE’ 등 아이돌 노래 댄스 커버도 한다.
릴스를 넘기던 손가락을 잠시 멈칫하게 하는 이 남자, 알고 보면 배우 경력까지 있는 양파 같은 사람이다. 콘텐츠를 올렸다 하면 조회수가 기본 50만, 대박 치면 300만을 훌쩍 넘는다. 변 서방의 본체 변준석(33) 씨와 촬영감독인 아내 홍예리(31) 씨를 함께 인터뷰했다.
먼저 소개 부탁드려요.
변, 홍 | 저희는 경기도 화성에서 반려견 유치원과 미용실을 함께 운영하는 결혼 2년 차 변 서방·홍예리 부부입니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홍 | 확실히 알아보는 분이 많아졌어요. 전남 순천에 갔다가 우연히 자매 두 분을 만났는데 저희를 보고 너무 반갑다며 펑펑 우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변 | 생각보다 (팬들이) 잘 알아보세요. 저는 건강 검진하러 병원에 갔다가 간호사 한 분께 사진 촬영 요청을 받았어요. 엄청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기분 좋게 찍었죠(웃음).
주변 반응도 궁금해요.
홍 | 친정 엄마는 매일 전화로 응원해주세요. “오늘은 저번보다 팔로어 1만이 늘었네~” 하면서요.
변 | 저희 부모님은 아무렇지도 않으세요. ‘쟤, 또 저러는구나~’ 그런 느낌이요(웃음). 지인 반응은 달라졌어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할 때보다 지금 연락이 훨씬 많이 와요.
변 서방의 이력은 꽤 특이하다. 변준석 씨는 과거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로 활동했다. KBS 드라마 ‘장영실’의 최율, 영화 ‘올레’의 지미, 영화 ‘스피드’에서 최서원 등의 배역을 맡았다. 17세 때부터 시작한 배우 생활은 2년 전 JTBC 드라마 ‘허쉬’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젠 반려견 ‘뚜뚜’ 입양 후 배운 애견 미용이 그의 본업이다.
“‘변 서방’과 ‘변준석’ 말투는 달라”

변: 처음에는 춤추는 영상 위주로 가볍게 올렸어요. 그때는 팔로어가 1000명 정도였어요. 당시에는 지인들 반응만 있었죠. 그러다 건강 음료를 먹으면서 아내와 얘기하던 중 음료수를 뿜는 영상이 인기를 얻었어요. 그때부터 팔로어와 조회수가 다 1만 단위로 늘었어요.
새침데기 남편 콘셉트가 개성 있어요.
홍 | 제 말투를 (변 서방이) 따라 한 결과예요. 제가 가끔 착하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서울말과 사극 말투를 섞어 얘기하는데 그걸 곧잘 따라 해요.
변 | 원래 제 말투도 부드럽고 나긋나긋해요. 가끔 성정체성을 오해하는 분들도 있죠(웃음). 웨딩 사진이나 아내를 보면 “아니었구나~” 하시더라고요.
진짜 말투를 밝히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변 | 영업비밀 느낌이죠(웃음). 길에서 팬과 마주치면 머릿속이 엄청 복잡해요. 변 서방 목소리로 얘기해야 할지, 진짜 목소리로 얘기해야 할지 고민하거든요. 본모습으로 어디 나서긴 자신 없고, 부끄럽지만 잠옷을 입고 목소리를 바꿔 변 서방이 되면 날아다니는 기분이에요. 이 말투를 고집하는 이유죠.
홍 | 남편이 본래의 자기 말투로 얘기하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면 인기가 떨어질 거라면서 절대 안 된대요. 그래도 (원래 말투를) 알 사람은 모두 알아요. 남편이 찍은 영화와 드라마에 원래 말투가 나오니까요. 가끔 거기에 팬들이 “변 서방 진짜 목소리다!”라고 댓글도 달아요.
“연애할 때부터 아내 웃기려 ‘쌩쇼’”

킬링 포인트는 역시 뱃살인가요.
홍 | 뱃살을 좋아하는 분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30대 아들을 둔 어머님들이 귀엽다고 좋아하세요.
변 | 뱃살은 어릴 때부터 자부하던 필살기예요. 배우로 일할 땐 배에 힘을 줘서 숨겨야 했는데 지금은 되레 내밀고 있으니 편해요. 최근엔 다이어트 업체서 광고 제의가 들어와 살을 빼고 있는데 팬들이 떠날까 걱정이에요.
‘쌩쇼’의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변 | 아내를 웃기려고 한 거죠. 연애할 때부터 제가 해온 거예요. “예리야, 나 좀 봐!” 하면서요. 여러 번 봐서 웃기지 않을 법한데 항상 좋아해줘요. 아내는 그런 제 모습을 찍어서 올리는 거예요.
콘텐츠가 기획된 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군요.
홍 | 제가 주제를 던지면 (남편은) 그걸 본인 것으로 잘 흡수해요. 공주 목걸이도 원래 뚜뚜가 쓰던 걸 남편에게 제안해본 거예요. 표현력이 좋아요(웃음).
항상 촬영을 대기하고 있는 건가요.
홍 | 예전에는 제가 좋아하는 행동을 (남편이) 하고 있으면 찍었는데, 요즘엔 말투가 갑자기 변 서방으로 바뀌면 ‘릴스 찍으려나?’ 싶어서 카메라를 켜요(웃음). 남편이 제 휴대전화 배터리 체크를 하더라고요.
표현력은 연기 경험 덕이겠죠.
변 | 연기할 땐 이렇게 못 했어요. 멋지게만 보이고 싶었거든요. 배우 하면서 칭찬도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무엇보다 꾸며진 환경이 너무 불편했어요. 제 본모습대로인 지금이 편해요. 그런 이유로 배우를 그만뒀는데 유명해지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다시 조금씩 생기네요(웃음).

두 분은 처음 어떻게 만났나요.
홍 | 우연히 들른 식사 자리가 첫 만남이었어요. 안부 인사 겸 사는 곳을 물어봤는데 재벌가 막내아들이라도 된 듯 “저 삼성동 살아요!” 하는 거예요.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볼수록 친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죠.
변 | 친형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아주 작은 자취방에서 살고 있었는데 괜히 있는 척해봤어요(웃음).
부부 사이를 부러워하는 분도 많아요.
홍 | “저런 남편 만나고 싶다” “결혼 욕구가 생긴다”는 댓글을 많이 봐요.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하지만 많이 싸우기도 합니다. 둘 다 고집이 세서요. 다른 부부와 비슷할 것 같아요.
변 | 아내는 그런 댓글을 보면 같이 한번 살아보라고 해요. 영상이 안 올라가면 그날은 싸운 거죠(웃음).
‘빵’ 뜬 부부에게 다짐이 있다면요.
변 | 릴스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됐어요. 흔히 ‘반짝스타’라고 하죠.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 많은데 저희는 한순간 갑자기 된 느낌이라 조심스러워요. 요즘엔 눈에 띄는 모든 게 촬영 소품으로 보일 만큼 열정에 차 있습니다. 언제나 초심으로 찍을 거예요.
홍 | 종종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이 저희 영상 덕에 재밌게 웃었다는 반응을 보이면 정말 뿌듯해요. 인터뷰를 계기로 앞으로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변서방 #랜선남편 #릴스스타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사진출처 인스타그램캡처 유튜브 ‘ARIRANG K-POP’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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