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모으니 목돈 되던데요?”
무일푼에서 ‘내 집 마련’만 바라보고 시작한 짠테크가 어느덧 10년째. 아파트 한 채 마련에 성공한 것은 물론, 소일거리로 버는 부수입은 남편 연봉을 웃돈다. 두 아들을 키우는 평범한 엄마에서 주부를 위한 현실적인 재테크 인플루언서 ‘아바라’로 거듭난 안선우 씨의 이야기다.
물가는 오르고 주가는 하락하는 요즘, 가계소득 관리가 영 쉽지 않다. 어영부영 지나간 2022년, 다가온 새해도 이처럼 흘려보낼 순 없다. “불필요한 지출 줄이기가 모든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하는 생활밀착형 절약의 달인 아바라에게 푼돈 모아 목돈 만드는 비법을 들었다.
언제부터 주부 재테크를 시작하셨나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을 느껴 10년 전 ‘짠테크’를 시작했어요. 그 전엔 돈을 아끼겠단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여러 채널로 공유하다 보니 지금은 재테크 인플루언서가 됐어요(웃음).
절약형 살림꾼들에게 요즘 고물가·고금리 상황은 쉽지 않겠네요.
1년 전만 해도 한 달 식비가 45만~50만 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노력해도 55만~60만 원 정도 나가요. 이전에 비해 많이 늘었죠.
목돈 모으기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선저축 후지출’이요. 목표치만큼 저축을 해놓고 남은 돈으로 한 달을 사는 거예요. 짠테크를 한다고 소비를 즐기지 않는 건 말이 안 돼요. 돈을 쓸 때 기분이 좋잖아요. 저축을 한 뒤 남은 돈으로 살아야만 하는 극단적 상황을 만드니 돈이 비교적 쉽게 모였어요.
부업은 하루 1시간씩 꾸준히
1 1만 원권과 온누리상품권이 꽂아진 실비달력. 2 안선우 씨의 일주일 가계부. 3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된 냉장고.
‘부업왕’입니다. 처음 부업을 시도한 계기가 뭔가요.
월 30만 원이라도 벌어보고 싶었어요. 각종 후기와 육아 일기를 기록하는 네이버 블로그부터 시작했죠. 그러다가 그곳에서 첫 수익으로 1만 원을 번 게 원동력이 됐어요. ‘글을 써서 1만 원을 벌었으면 영상은 더 많이 벌겠네?’ 하는 생각으로 유튜브에 도전했어요.
부업으로 온오프라인 사업도 운영하신다고요.
온라인 소자본 창업이 2년 전 부업 트렌드였어요. 저도 취미 겸 배워둔 기술로 사업을 해볼까 싶어 500만 원으로 시작했죠. 오픈마켓도 공부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1번가, 쿠팡, G마켓 등으로 판매 창구를 넓혔고 점점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처음 목표한 30만 원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얻겠는데요.
요즘은 남편만큼 벌어요(웃음).
아이 키우느라 시간 내기 힘든 주부들도 당장 따라 할 수 있는 추천 부업이 있다면요.
네이버 블로그요. 대부분 네이버 아이디 하나쯤 있잖아요. 물론 조건이 필요합니다. 광고를 붙일 수 있는 ‘네이버 애드포스트’에 선정되려면 50개의 글, 일일 방문자수 100명을 확보해야 해요. 글 쓴 기간도 90일을 넘겨야 하고요. 애드포스트에 선정되면 블로그 방문자가 글에 달린 광고를 누를 때마다 수익이 들어와요. 일상을 살면서 아이 교육, 요리, 여행 등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되니 이를 기록하면서 수입을 얻을 수 있죠.
하루 방문자 100명이 쉽지 않을 듯한데요.
처음부터 100명은 어렵죠. 저는 “100일간 블로그에 취업했다 생각하고 하루 1시간씩 일정하게 투자하라”고 말해요. 아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 같은 때요. 재테크든, 드라마든, 교육이든 주제를 정해서 글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조회수가 터지는 소재가 하나쯤 있어요. 그 니즈를 파악해야 해요.
블로그 유입을 높이는 주제를 집중 공략해야 하는군요.
본인의 분야를 찾아가려면 연습이 필요하죠. 그 뒤에는 ‘스승 만들기’를 통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어요. 본인 분야를 검색했을 때 상단에 1, 2, 3등으로 노출되는 글을 스승으로 삼아 그들의 양식을 따라 해보는 거예요. 3명만 분석해도 상위 노출의 원리를 알게 돼요. 그렇게 매일 내 블로그를 보완해가며 운영하면 100일 안에 성과가 보일 거예요.
부수입이 생긴 뒤 돈 관리 방법도 궁금해요. 부부 수입을 합쳐서 관리해야 하나요.
맞벌이하면서 따로 돈을 관리하는 분이 많은데, 저는 “무조건 합치는 게 빠르다”고 말해요. 돈 관리를 잘할 수 있는 사람 쪽으로 몰아 투명하게 관리하면 소비 전에 서로 눈치를 보게 되니까요(웃음).
총수입 중 얼마만큼을 저축하셨나요.
한창 모을 땐 70% 이상이요. 그러다 보니 매번 생활비가 모자랐죠(웃음). 이럴 땐 ‘중고 박스’를 활용했어요. 중고박스는 중고 거래를 통해 판매할 물건을 쌓아두는 저만의 박스예요. 중고 거래가 참 귀찮잖아요. 하지만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그 귀찮음을 모두 이기고 열심히 팔더라고요. 이렇게 생활비를 메꿨어요.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절약
결국 지출 줄이기가 핵심이네요. 전반적인 생활비를 크게 줄이는 비법이 있나요.식비를 줄이기 위해 ‘식비 달력’을 활용해보세요. 1만 원권을 30장 준비해 포켓 달력에 꽂아두고 하루하루 1장씩 빼서 쓰는 거예요. 카드를 사용하면 돈이 줄어드는 걸 체감하기 어려워요. 새마을금고, 수협, 농협 등에서 구매 가능한 ‘온누리상품권’도 추천합니다. 기본 5%, 명절엔 10%까지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어요. 10만 원어치 상품권을 사면 500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죠.
식비는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적은 식비로도 얼마든지 영양 좋은 식단을 만들 수 있어요. 주변에서 보면 식비가 많이 나가는 집은 외식을 자주 하고 배달 음식도 즐겨 시켜 먹더라고요. 냉장고 속 식재료를 잘 파악해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사면, 저희 집 같은 경우 일주일 식비로 10만~15만 원이면 충분해요. 겨울철엔 무, 배추, 귤 같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도 영양과 가성비 모두를 챙기는 방법이죠. 물론 한창 많이 먹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가정은 어쩔 수 없지만 아이가 어리면 이런 방식으로 식비를 줄일 수 있어요.
아이 학원비나 의류 구입은 어떻게 해결하세요.
교육비는 교육관에 따라 달라지니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하지만 부모 욕심으로 무작정 사교육을 시키기보단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한 뒤 결정하시길 추천해요. 아이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할 때 학원에 보내는 거죠. 옷이나 장난감 같은 건 지역 내 ‘무료 드림’도 나쁘지 않아요. 무료 드림은 지역 맘카페 회원들끼리 필요 없는 물건을 서로 나누는 문화예요. 사용 연령이 지난 장난감을 처분할 때는 버리기 아까워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거나 무료 드림을 하죠.
여행 등 문화 활동에 드는 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절약하나요.
미술관, 박물관 등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문화 교육시설을 열심히 활용하고 있어요. 입장료가 무료거나 비싸봤자 2000~4000원 정도인데, 이런 시설은 민간 시설보다 더 잘돼 있는 곳이 많아요. 경쟁률이 치열해서 미리 알아보는 건 필수죠. 저는 간식도 집에서 준비해 가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음료수라도 밖에서 파는 건 몇 배 더 비싸니까요. 집에서 미리 준비해 가면 아이들이 원할 때 바로바로 꺼내 줄 수 있고 편해요.
여행은 콘셉트를 정해요. ‘짠 내 투어’나 ‘럭셔리 투어’ 중 하나로요. 작심하고 짠 내 투어로 정하면 냉동실에 보관했던 떡까지 가져갈 정도로 비용을 최소화하려 해요. 사실 떡은 평소 집에선 손도 안 대지만 어디 이동할 때 차에서 먹으면 맛있잖아요(웃음). 짠 내 투어와 럭셔리 투어 빈도를 적절히 조절해가는 편이에요.
여러모로 부부 마음이 맞아야 살림 재테크가 가능하겠어요.
저도 처음엔 안 맞았어요. 실제로 “당장 돈을 모으고 싶은데 남편이 비협조적이에요” 하는 분들도 많아요. 그럴 땐 남편 손을 꼭 잡고 은행에 가서 남편 명의로 된 적금 통장을 만들어주세요. 남편이 납입일마다 알아서 저를 찾더라고요(웃음). 남편의 마음을 바꾸려면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새해엔 생애 주기표 작성으로 동기부여
항상 손으로 직접 가계부를 쓰는 게 인상적이에요. 수기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자동으로 기록되는 스마트폰 가계부가 편하긴 한데, 손으로 직접 써야 소비에 대해 복기할 수 있어요. 내가 쓴 돈이 좋은 소비였나, 나쁜 소비였나를 파악하게 되죠. 예산을 점검할 수도 있고요. ‘이번 주에는 얼마를 썼으니 다음 주에는 얼마만 쓰자’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하면 지출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돼요.
가끔 큰 지출이 불가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생활비 예산에 타격이 올 것 같아요.
그럴 때 필요한 게 금리 높은 파킹통장을 활용한 예비비 마련이에요. 딱 300만 원만 예비비로 모은 뒤 적금을 시작하세요. 예비비가 저축 계획이 틀어지지 않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절약할 때 ‘이것만은 하지 마라!’ 싶은 게 있다면요.
“하지 마라!”보단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절약의 한계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돼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부업이든 적금이든 다른 재테크에도 도전하기 쉬워질 거예요.
연초에 종잣돈 모으기를 다짐하는 주부들이 많습니다.
시작에 앞서 생애 주기표 작성을 해보세요. 빈 종이에 나, 배우자, 자녀, 부모님, 시부모님 나이를 쭉 적어보는 거죠. 그걸 10년 후, 20년 후까지 적어보면 내 눈으로 재테크의 필요성을 확인하게 돼요. 엄청난 동기부여가 되죠.
결심 직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재테크가 있을까요.
안전하게 수익률 5~10%가 가능한 특판 적금 상품이 많아요. 요즘은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렵잖아요. 이럴 땐 36개월 적금과 6개월 적금을 적절히 활용해 상황에 따라 적금 갈아타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새해 목표를 세운 주부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요.
푼돈 모아 충분히 목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무일푼에서 시작했고요. 적은 돈이라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중요해요. 그걸 믿고 목표 금액을 설정해서 힘껏 모으는 한 해가 되길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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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도균
사진제공 안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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