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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꽃미남 아버지와 근육질 아들의 베이커리 창업기, 정보석·정우주 부자

글 두경아

입력 2021.09.03 10:30:02

꽃미남 아버지 정보석과 근육질 아들 정우주. 다른 듯 닮은 부자가 의기투합해 제빵소를 차렸다. 빵은 이들 가족의 마음을 이어주는 실타래다. 
올해 상반기, 시청률 33%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KBS 드라마 ‘오! 삼광빌라!’의 주역은 단연 배우 정보석(60)이었다. 그는 천하의 꼰대 ‘우정후’와 기억상실 이후 순한 양 같은 허당 ‘제임스’, 두 캐릭터를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다정한 제임스 캐릭터가 반응이 좋았는데, ‘테스 형’을 패러디한 ‘임스 형’이라는 애칭이 생겼고 초등학생 팬층까지 확보했다. 아들 역을 맡았던 이장우, 아내 역을 맡았던 진경과 만들어내는 제임스의 대환장 파티는 드라마의 시청률을 견인한 웃음 포인트였다. 그의 이런 야누스적인 매력은 아주 오래전부터 구축돼왔는데, 드라마 ‘자이언트’ 속 조필연 같은 악역부터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정보석 같은 허당 캐릭터까지 두루 소화해온 덕분이다. 그는 하반기에 tvN에서 방영될 퓨전사극 ‘어사와 조이’에서 조선의 최고 권력자 박승 역을 맡았다. 악역이면서 코믹도 함께 녹여내야 하는 다소 어려운 역할이지만, 또 한 번 그의 매력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정보석은 우정후와 제임스, 둘 중 누구를 더 닮았을까. 그 답은 가상의 삼광빌라가 아닌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원래 그의 집이었으나 지금은 사업장이 된 ‘우주제빵소’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우주’는 그의 아들 정우주(30) 씨의 이름이다. 지난 6월 오픈한 우주제빵소는 아들의 이름을 내세운 만큼, 아들을 중심으로 정보석과 그의 아내까지 나서서 운영 중이다. 정보석은 제빵소 대표로서 스케줄이 없을 때마다 홀을 담당하고 아내는 커피를, 아들 우주 씨는 제빵소에서 가장 중요한 빵을 만들고 있다.

슬하에 2남을 둔 정보석의 차남 우주 씨는 원래 피트니스 모델이었다. 2019년 맥스큐 머슬마니아 피트니스 코리아 챔피언십에서 스포츠모델 종목 그랑프리와 아트노믹스 갤러리K 특별상인 다비드상을, 그해 라스베이거스 세계 대회에서 스포츠모델 종목 3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뒤 운동이 좋아 진로를 변경했을 정도로 운동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렇게 좋아했던 운동을 포기하고 제빵사가 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 피트니스 모델 및 트레이너 일에 위기를 맞았고, 이를 계기로 그보다 더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때마침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 운명처럼 제빵사로 전직했다. 그러나 그가 운동을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우주제빵소 로고에 근육질 제빵사 이미지를 담은 만큼, 운동 관련 일은 계속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근육질 아들과 꽃미남 아버지는 전혀 다른 성향으로 보였다. 그러나 8월 중순 우주제빵소에서 만난 두 사람은 많은 점이 닮아 있었다. 부자는 갓 나온 빵만큼이나 따뜻하고 다정했으며,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서는 발효 온도처럼 깐깐하고 예민했다.

# 가족이 살던 집에서 빵을 굽다

제빵소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정우주 씨.

제빵소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정우주 씨.

우주제빵소를 오픈하고 두 달을 맞았네요. 두 달 동안 운영한 소감이 궁금해요.

정보석 빠른 시간에 시스템이 안정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와이프와 아들까지 열심히 한 덕분이죠. 저는 직접 관여하는 입장은 아닌데, 열심히 노력하는 식구들에게 고맙죠. 각자 역할을 잘하고 있고, 이제부터 서서히 전체적인 운영까지 아들에게 맡기려고 해요. 지금은 본인도 너무 낯선 분야를 맡았기 때문에 빵 만드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정우주 아버지 말씀처럼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저희가 일차적으로 원했던 목표에 도달한 것 같아요. 코로나19 시국인데도 많이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정보석
오픈하고 일주일도 안 돼서 전인화 씨와 황신혜 씨가 다녀갔는데, 황신혜 씨는 너무 감사하게도 여기서 라이브 방송까지 하셨어요. 두 분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해준 셈이죠. 그 덕분에 오픈 일주일도 안 돼서 빨리 자리 잡을 수 있었죠.

가족끼리 함께 일을 하면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정우주 일단 대표님이 아버지잖아요. 장단점이 있죠. 만일 다른 직장에서 상사와 직원의 관계로 만났다면, 뜻이 안 맞을 때 연락 끊고 퇴사할 수도 있겠죠(웃음). 지금은 어쨌든 퇴근해도 부담 없이 연락을 주고받으니까 공사 구분이 없어서 조금 힘든 부분은 있어요. 가족이다 보니 아버지께서 편하게 대해주시긴 하지만, 가끔은 대표님이 너무 직원 대하듯 하실 때가 있고요. 그거 빼고는 모두 장점이에요. 가장 큰 장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이죠. 혼자였다면 이만한 규모로 시작하지 못했을 거고, 할 자신도 없었을 것 같거든요. 아버지와 어머니가 같이 해주신다고 해서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사실 사업이라는 게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이랑 운이 많은 걸 좌우하잖아요. 아버지 덕분에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정보석 가족끼리 사업을 할 때 장점이라면, 서로 믿을 수 있다는 거예요. 각자 자기 역할만 정해지면,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단점은 진행이 잘 안 돼도 다그칠 수 없고 참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가족끼리 의가 상하면 안 되잖아요. 감정적으로 사정을 다 아니까요. 가족 관계가 아니라면 “언제까지 이렇게 해”라고 지시하면 끝날 일이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감안하는 부분이 있죠. 또 이번에 제빵소 여름휴가를 손녀 방학에 맞췄어요. 내 가족과 함께 잘 살려고 사업을 하는 거라서 그런 부분은 신경 쓰려고 해요.

우주제빵소의 입구. 원래 정보석 부자가 살던 집이었다.

우주제빵소의 입구. 원래 정보석 부자가 살던 집이었다.

집을 리모델링해서 제빵소를 열 생각은 언제부터 하신 건가요.

정보석 두 아들이 결혼해서 집을 떠난 후, 원래는 집을 팔고 아내와 이보다 작은 곳으로 옮기려 했어요. 미니멀하게 살려고요. 그런데 마침 집 앞 가건물들이 헐리면서 넓은 주차장이 생긴 거예요.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죠. 그때 마침, 지인이 빵집을 하는데 정말 괜찮다는 말을 들었어요. 생지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었고요. 그동안 우주가 먹고 만드는 걸 좋아해서 항상 요식업을 하면 괜찮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우주에게 “빵집 한번 해볼 생각 있냐?” 했더니, 좋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운영만 한다 해도 제빵 기술은 배워야 할 것 같아서 자격증을 따게 했죠. 그렇다고 주방을 도맡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갑자기 생지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아들이 제빵사가 됐어요. 자기도 갑자기 포지션이 바뀌었으니, 얼마나 힘들고 예민했겠어요.

정우주 원래 제가 상상한 모습은 멋있는 정장을 입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거였는데, 어느 순간 제빵사가 됐더라고요. 요리하는 건 좋아하니까 하면 하는데, 교육만 받았지 실무 경험은 없는 상황이라 초반에 엄청 힘들었어요. 빵을 한 종류만 만드는 게 아니라, 동시에 여러 종류를 만들어내야 하니까요. 가게 오픈한 지 2주 만에 아버지가 새로운 메뉴를 만들라고 하셔서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그런 부분도 부담이었어요. 제 스스로 욕심이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더 받았던 것 같아요.

정보석 다 큰 그림이죠. 결과가 안 나올 거라는 걸 알죠. 그래도 도전해보라고 그러는 거예요. 지금도 계속 던지는 중이에요. 할 여지가 보이니까 던지는 거고요. 세상에 자극 없이 되는 일은 없잖아요.

정우주 처음에는 반감이 많이 들었는데, 막상 하면 또 되긴 되더라고요. 주방 식구들은 아버지에게도 잘 보여야 하는 입장이라,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은데?” 하면 “할 수 있습니다!” 답하니, 저만 중간에서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해요(웃음).

함께 일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아갈 것 같아요. 서로가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정우주 일단 아버지는 배우로서 롱런하시고 꾸준히 사랑도 받으시니 그것 자체로 대단한 일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제빵소 운영하면서 손님 대하는 모습을 보며 놀라고 있어요. 손님들에게 엄청 친절하시거든요. 저는 아버지처럼은 못 할 것 같아요.

정보석 제빵소 오픈 날짜가 가까워오면서 우주의 스트레스가 아마 극에 달했을 거예요. 그럼에도 그걸 견디면서 해낸 걸 보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또 대단한 게, 그렇게 힘든 데도 제빵소 일이 끝나면 꼭 운동을 가요. 그런 모습은 오히려 저보다 나은 점이에요.

정우주 캐릭터를 몸 좋은 제빵사로 만들어놔서 운동을 안 할 수가 없어요(웃음).

빵 만드느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쁜 걸로 아는데, 운동할 시간이 있나요.

정우주 오픈 준비 때부터 오픈 초기까지 3개월 정도는 운동을 한 번도 못 해서 14kg이 빠졌어요. 운동을 열심히 할 때는 식단대로 잘 챙겨 먹고 단백질 섭취도 많이 하거든요. 제가 하루에 무조건, 좀 병적으로 4~5끼는 챙겨 먹었으니까요. 그러다 운동을 아예 못 하고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일을 하다 보니 밥을 하루에 한 끼 아니면 두 끼 먹게 되더라고요. 코로나19 때문에 헬스장도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버리니 갈 수 없었고요. 그러다가 위기가 기회라고, 코로나19로 거리두기 4단계가 된 후에는 오후 6시 이후 손님이 좀 줄어서 빵을 조금 덜 만드는 대신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제빵 기술을 익힌 정우주 씨가 직접 고안해 만든 빵들.

제빵 기술을 익힌 정우주 씨가 직접 고안해 만든 빵들.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정우주 좋은 재료로 제 딸도 안전하게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려고 해요. 또 아버지는 옛날부터 위생에 굉장히 철저한 분이거든요. 외출했다 돌아오면 손 닦는 시간만 거의 남들 샤워 시간 정도라, 저도 코로나19 시대에 위생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죠.

정보석 제가 좀 위생에 예민한 편이에요. 얼굴을 한번 만져도 손을 닦으라고 할 정도로요. 또 장이 안 좋기 때문에 제가 먹어서 탈이 나는 빵이라면 절대 판매하지 않아요. 항상 시식을 하는데, 제가 먹어서 괜찮은 거면 정말 괜찮은 거예요. 얼마 전 새로운 메뉴로 도넛을 만들었는데, 제빵소 사람들은 다들 괜찮았는데 저만 속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안 되겠다’ 하고 과감하게 뺐어요. 제가 오픈 주방을 고집하는 이유도, 남들이 빵 만드는 모습을 보면 긴장하기 때문이에요. 항상 주방 사람들 청결에 신경 쓰면서, ‘이거 누가 촬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라고 해요.

# 다른 듯 닮은 부자

두 분은 성격이 비슷한가요, 아니면 좀 다른가요.

정보석 제 생각에는 굉장히 비슷해요. 아들에게 “자라면서 아빠한테 가졌던 불만들, 아빠가 좀 안 했으면 하는 것들을 얘기하라”고 해요. 그런데 그런 모습을 아들이 손녀에게 하고 있더라고요.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것 같아요.

정우주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는 엄하셨는데 요즘은 많이 유해지신 것 같아요. 또 이해가 안 되던 부분도 제가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니 ‘아, 아버지가 이래서 그러셨구나’ 깨닫게 되고요. ‘아버지 역시 저를 이렇게 사랑하면서 키우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이 함께 일을 하면 매일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일 것 같아요.

정보석 부모 입장에서 그게 큰 행복 중 하나죠. 우주가 결혼하고 우리 부부와 3년 정도 같이 살았는데, 덕분에 손녀 키우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우주가 큰 효도를 했어요.

정우주 생각보다 빨리 가정을 꾸렸는데, 아이를 일찍 낳은 건 아주 잘한 것 같아요. 다른 아빠들보다 아이와 훨씬 오랜 동안 같이할 수 있고, 건강할 때 아이를 키울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운동회에서 함께 달린다면 1등 하지 않을까요? 또 육아를 일찍 시작했으니, 일찍 끝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정보석 지금은 큰 효도를 한 셈이지만, 저는 사실 우주가 늦게 결혼했으면 했어요. 어린 나이에 가장으로서 짐을 지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가족을 책임져야 했기에 일이 끊길까 봐 늘 전전긍긍했고, 주어진 일을 잘해야 다음이 기약되기 때문에 무조건 잘해내야만 한다는 부담을 안고 살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 7~8년이 제게는 지옥이었는데, 그 시기에 ‘보고 또 보고’ 등 히트작이 많아요. 너무 아이러니하죠. 사업을 했던 것도 그 시기였어요.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서.

최근 SNS에서 정보석 씨 오랜 팬이 빵집을 찾아 성덕(성공한 덕후) 인증을 해 화제가 됐어요. 실제로 팬이 많이 찾아오시죠.

정보석 예전에 팬클럽이 있었는데 제가 해체했어요. “나는 너희들 존재가 정말 감사하고, 너희 마음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회비를 걷는다면) 생활력이 안 되는 친구들은 부담이 될 거고, 그 과정에서 소외감도 느낄 수 있다”면서 해체시켰죠. 요즘에는 제빵소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팬들을 만나고 있어요. 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팬은 정말 제 은인이에요. 진짜 팬들은 찾아와서도 절대 말을 못 해요. 멀찍이서 바라보고, 사진 찍자는 말도 쉽게 못 하더라고요. 그래도 눈빛과 행동을 보면 팬인 걸 알아서 제가 먼저 다가가 사진을 찍자고 해요. 감사하고 행복해요.

상반기에 ‘오! 삼광빌라!’로 많은 사랑을 받으셨어요. 그 영향도 클 것 같아요.

정보석 마니아들이 많았죠. 그 시간대에 방영하는 것은 홈드라마 형식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은데, 캐릭터들의 변화 과정이나 매력 때문에 관심 있게 봐주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며칠 전에 초등학생에게 팬레터를 받았어요. 초등학교 2학년쯤 되는 아이였는데, 빵집에 제가 있을 줄 알고 왔다가, 제가 없으니까 편지를 남기고 갔더라고요. 제임스 캐릭터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 한 20~30년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 친구들이 성장하면서 핵심 시청자층이 될 테니까요(웃음).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정보석 일단 운이죠. 배우는 어쨌든 누군가에게 선택되는 직업이에요. 너무 감사하게도 다양한 역할이 제게 왔었어요. 그런 부분은 철저하게 운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한 작품 한 작품을 외줄 타기 심정으로 모든 걸 걸고 했어요. 초창기에는 연기가 너무 어려워서 밥도 안 먹고 연습했죠. 그 시절 제 얼굴을 보면 피골이 상접했더라고요. 대본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는데, 다음 날 촬영을 어느 정도 소화해내지 못하면 잠을 잘 못 잤어요. 감독님이 집으로 찾아와 만나자고 했는데도 촬영 준비가 안 돼서 못 만났을 정도였으니까요. 감독님 입장에서는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연기했으면 해서 설득하러 온 거예요. 어떻게 보면 강박적인 과정들 덕분에 기회가 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 일에는 모든 것을 걸고 올인

그동안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오셨는데, ‘과연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캐릭터가 있나요.

정보석 사실 거의 모든 작품의 캐릭터가 그랬던 것 같아요. 망설임과 불안으로 시작하죠. 오히려 제가 해봤던 것과 비슷한 캐릭터들이 더 어려워요.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전과 달라야 하거든요. 똑같으면 누가 보겠어요. 그래서 연기는 할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여러 상황에서 캐릭터가 겹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럼에도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야 되니까요.

하반기에 퓨전사극 ‘어사와 조이’에 출연 예정이신데, 어떤 역할인가요.

정보석
조선 최고 권력자 박승 역을 맡게 됐어요. 극 중 거대 악이죠.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절대 지존의 모습이지만, 드라마가 코믹이에요. 이런 역할이 정말 어려워요. 악한데, 또 코믹해야 하잖아요. ‘오! 삼광빌라!’에서의 제임스가 계속 당하면서 웃음을 만들어냈다면, 이번에는 저 스스로 코미디를 만들어야 해요. 등장 빈도수는 적어도 전체적으로 톤을 잡아주는 역할이에요.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다’라는 걸 보여줘야 하는 인물이기에 굉장히 부담스럽죠.

두 분,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정우주 일단 시작했으니까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프랜차이즈까지는 바라보고 있어요. 가끔 아버지와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는데, 한 동네에 하나씩 지점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성공을 상상하죠. 그게 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어요. SNS 쪽지로 온라인 주문도 들어오고 여기저기서 좋은 제안도 해주시는데, 아직 그런 곳에 빵을 다 댈 만한 규모는 아니에요. 지금은 저희 제빵소 주문 물량 소화하기도 힘드니까요. 나중에 잘돼서 빵 공장 하나 차린다면 그때는 모든 게 달라질 것 같아요.

정보석 정말로 우리 아이 둘 다 결혼해서 자기 역할 잘하고 있으니 너무 행복해요. 배우로서도 감사하고요. 지금처럼만 가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중해야 한다고 봐요. 이 모든 것을 제가 이룬 건 아니니까요. 주변에서 돌봐줬으니 가능했던 거고, 그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되갚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빵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보석 빵은 우리 가족을 묶어주는 실타래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들에게 빵 만들기를 시켜보고 아들이 그걸 해내는 걸 보면서 ‘이젠 뭘 해도 하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거든요.

정우주 제게 빵은 고진감래예요. 고생을 좀 했지만, 언젠가는 낙이 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죠. 아버지가 바탕을 잘 깔아주셨으니, 저는 열심히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홍태식
사진제공 우주제빵소 정우주 인스타그램



여성동아 2021년 9월 6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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