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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음악 여행자 헨리

EDITOR_FASHION 최은초롱 기자 EDITOR_FEATURE 정혜연 기자, 이나래

입력 2020.11.26 10:30:02

음악인들 사이에서는 천재로 통하고 예능계에서는 흥행 보증수표가 된 지 오래, 거기다 유튜브 구독자는 1백1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헨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터링 로고 스웨터 발렌시아가. 
데님 팬츠 인비저블. 하이톱 스니커즈 지미추.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터링 로고 스웨터 발렌시아가. 데님 팬츠 인비저블. 하이톱 스니커즈 지미추.

세상에 이처럼 모두에게 호감을 얻는 사람이 또 있을까. 지인들에게 “헨리를 인터뷰하게 되었다”는 말을 꺼냈을 때 모두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쥐었다. 누군가는 다정하고 위트 있는 남동생 같은 헨리의 모습(MBC ‘나 혼자 산다’)에 반했다고 고백했고, 누군가는 너른 제철소 앞에서 빈 물통을 두들기며 생경한 도구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그를 보고(JTBC ‘비긴어게인’) 천재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20대들은 마치 친한 형이나 오빠처럼 느껴져서 더 호감을 느낀다고 하고, 30~40대들은 저렇게 재치 있고 유쾌한 동생이나 후배 한 명 곁에 두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누군가에게는 이상적인 남자친구이고, 누군가에게는 아들이 저렇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여겨지는 롤 모델. 모든 연령과 성별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의 실제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6년 만의 미니 앨범 발매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내는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포토팀과 영상팀, 패션 스타일리스트팀과 세트 스타일리스트팀까지 30~40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속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튜디오에 첫발을 내디딘 헨리는 엔진이 예열되기 전의 자동차처럼 조심스럽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들었다. 적당한 긴장감이 감도는 것도 잠시, 셔터 소리가 빨라지고 그를 향해 맞춰진 조명이 점멸을 반복하자 헨리의 속도 역시 눈에 띄게 변화했다. 플래시가 한 번 터질 때마다 포즈와 표정을 스피드 있게 바꿔내는 모습은 마치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 스포츠카의 주행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고, 모니터 위에 떠오른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눈매는 몹시 이성적이라 완벽주의자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프로페셔널 헨리’. 촬영장에서 그를 바라보고 있던 모든 스태프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공통적인 생각이었으리라. 

흥미로운 순간은 촬영과 촬영 사이, 짧은 휴식 시간에 찾아왔다. “저 너무 팬이에요. 유튜브도 다 봤어요!” 다른 촬영으로 스튜디오에 들렀다가 그의 촬영을 운 좋게 목격하게 된 소녀 팬이 용기 내 건넨 말 한마디가 계기였다. “정말? 안 봤는데 봤다고 하는 것 아니야?” 촬영하는 동안 비쳤던 긴장감을 걷어내고 이내 헨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소녀에게 화답했다.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슬쩍 던진 질문에는 뿌듯함과 자부심도 숨길 수 없이 묻어났다.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후드 티셔츠, 코듀로이 블레이저와 팬츠 모두 곤니치와봉쥬르. 
스니커즈 컨버스.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후드 티셔츠, 코듀로이 블레이저와 팬츠 모두 곤니치와봉쥬르. 스니커즈 컨버스.

짧은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팬에게 사진을 한 장 찍어주는 것도 잊지 않은 그는 영락없는 ‘사람 좋은’ 헨리였다. 

그 모습을 보고 인터뷰 질문지를 만들기 직전, SNS에서 발견하고 한참을 웃었던 팬 아트를 떠올렸다. 얼굴은 제법 흡사하지만, 유독 머리숱이 적게 그려진 팬 아트 아래 헨리가 직접 달아준 댓글은 “넘넘넘 잘했는데!!! 혹시 머리 숫(숱의 오타) 조금만 더 해줄 수 있어?!?” 음성 지원되는 말투에, 오타까지. “헨리의 온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말을 정말 따뜻하게 한다, 스위트하다”는 온라인상의 의견을 전하자 그 역시 활짝 웃었다. 

“그 팬 아트를 보고 많이 웃었어요. 다정하다고 생각해주시니 감사하네요. 음, 저는 항상 ‘이렇게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내가 다시 돌려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긴 해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얼굴에 행복이 느껴지거든요. 그 얼굴을 보면 저도 행복해지니까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그래서일까. 헨리는 자신이 받은 애정을 돌려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예능을 통해 자주 모습을 보이고, 유튜브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앨범을 통해 음악적인 교감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고, 내부 인테리어를 직접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새 집에서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요즘은 음악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요.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차 한 잔 마시고는 바로 작업실로 향해서 거의 하루 종일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본격적으로 앨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기타, 보컬, 바이올린, 춤 레슨을 받기도 했어요.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 느낌이라 신선하더라고요.”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모헤어 블렌드 스웨터 이자벨마랑. 그린 니트 아더에러. 
화이트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프로젝트프로덕트. 첼시 부츠 닥터마틴.

화이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모헤어 블렌드 스웨터 이자벨마랑. 그린 니트 아더에러. 화이트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경 프로젝트프로덕트. 첼시 부츠 닥터마틴.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게 할 만큼 철저히 준비해 선보이는 앨범은 어떨지 얘기만 들어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에스닉한 무드의 작업실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던 것처럼 독특한 컬러를 많이 느낄 수 있을까. 헨리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차곡차곡 쌓아온 음악적 결과물을 고대하고 있다. 그의 마지막 미니 앨범이 2014년 7월에 발매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이 인터뷰가 소개될 즈음에는 이미 앨범이 공개되어 있겠죠? 이번 앨범에선 제 생각과 색깔을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앨범 타이틀 ‘Journey’도 그런 의미에서 정했어요. 저는 아직 다양한 방면에서 여정 중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을 앨범에 담아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는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곡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짧게 미리 들려주는 방식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다섯 번째 트랙 ‘우리 집(Come Over)’은 트랙 리스트가 공개되자마자 화제를 모았는데 그레이, 김고은, 박나래, 박준형, 전현무, 제시, 한혜진이 참여하는 역대급 피처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제가 정말 호기심이 많아요. 머릿속에는 항상 물음표가 있어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런 소리는 어떤 것과 비슷할까?’라는 생각을 항상 하거든요. 그런 고민과 생각이 차곡차곡 모여서 아이디어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비긴어게인’에서 많이 좋아해주셨던 제철소 편의 연주나, 피아노를 두 대 놓고 선보인 연주도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더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을 반복하다 나온 구상을 토대로 직접 제안한 거고요.” 

노력하는 천재를 이길 수는 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누구보다 헨리에게 꼭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클래식을 기반으로 악기를 10종류 이상 연주해내니 그야말로 음악 천재가 아닌가. 



작사와 작곡은 너무나 가볍게 해내고, 가창력과 댄스 실력도 겸비했다. 운동 역시 발군이라 테니스 ·하키·수영에 능숙하고, 영어·중국어·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언어 능력까지 겸비했으니 말이다. 

“저는 노력형이에요. 모든 결과는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원하는 바가 있으면 노력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요. 지금도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독하게 연습하는 건 자신 있고요. 천재라는 표현이 감사하긴 하지만, 실제로 제가 천재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하하.” 

이대로 노력해나간다면, 나이가 훌쩍 들었을 때의 헨리는 어떤 모습일지 몹시 궁금해졌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그때까지도 헨리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타인에게는 다정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사람일까. 그가 100세가 되었을 때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상상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특별히 상상해본 적은 없지만, 저는 항상 똑같아요. ‘음악 하는 헨리’로 기억되고 싶어요. 앞으로 더 좋은 음악, 더 나은 헨리가 되기 위해 여정을 이어나갈 계획이니까. 이번 미니 앨범 ‘Journey’도, 앞으로 이어질 저의 여정도 꼭 지켜봐주세요.”

사진 신유나 헤어 권도연 메이크업 김슬아 스타일리스트 서수명



여성동아 2020년 12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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