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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b1a4 #cnu

B1A4의 카리스마 신우

editor 김지영 기자

2017. 06. 01

아이돌 그룹 B1A4 신우가 뮤지컬〈 햄릿 〉에 도전한다. 개막을 앞두고 수험생보다 더 치열하게 준비 중인 그를 만나보니 전에 비해 생각의 폭이 저만큼 앞서 가 있음을 알겠다.

“어제는 네다섯 시간 잤어요. 다른 날보다는 많이 잔 편이에요.”

수험생의 수면 시간이 아니다. 5월 19일 개막을 앞두고 뮤지컬 〈  햄릿 〉의 주연을 맡아 공연 준비에 한창이던 그룹 B1A4 멤버 신우(26·신동우)의 그것이다. 〈  햄릿 〉은 2015년 〈  체스 〉, 2016년 〈  삼총사 〉에 이어 그가 세 번째 출연하는 뮤지컬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 이어지는 송 스루 형식의 작품이어서 공연 준비뿐 아니라 목 관리와 체력 안배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신우는 거의 매일 공연 연습을 하면서 개인 일정까지 소화하느라 건강을 챙길 여력이 없는 듯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공연 연습이 있는데 지금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상의 탈의 장면이에요. 지난해 열심히 운동해서 만든 몸이 요즘 엉망이 됐거든요.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어서 보양하는 기분으로 고기나 전복처럼 몸에 좋은 음식 위주로 먹어요. 살을 빼야 해서 많이 먹지 않는데도 자꾸 살이 쪄 걱정이에요.”

▼바쁜 와중에도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검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투표 인증샷을 보고 “잘생겼다!”는 반응이 넘쳐났어요(웃음).
연습 때문에 피곤해서인지 아침에 얼굴이 부어서 마스크로 가리고 투표소로 갔어요(웃음). 지금까지 선거 때 투표를 거른 적이 없어요. 팬들이 참정권을 국민의 소중한 권리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거든요.

▼이번에 햄릿 역에 캐스팅된 네 사람이 다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고 들었어요.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이지훈 선배님은 뮤지컬을 오래 하고 다재다능하셔서 노련하고 연륜이 묻어나는 햄릿을 보여줄 거예요. 선배님과 같이 연습하며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희에겐 교과서 같은 존재시죠. 비투비 멤버인 서은광 형은 목소리가 매력적인 햄릿일 겁니다. 개인적으로 형의 목소리를 무척 좋아하는데, 노래 한곡 한곡 온 힘을 다해 열창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에요. 빅스 멤버인 켄은 저보다 한 살 어린데 통통 튀는 매력이 있어요. 연습실에서도 분위기 메이커고요. 제 얘기를 하기는 좀 민망한데, 주변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저는 저만의 묵직한 울림이 햄릿이라는 인물에 묻어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의 색깔을 잘 살려 저만의 햄릿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어머니는 트로트 가수이시고 누나도 판소리를 전공한 음악 가족이더군요. 집안 분위기의 영향으로 가수가 됐나요.
늘 음악이 나오는 집안 환경이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음악 소리가 1초도 끊이지 않았어요. 어머니가 항상 음악 프로그램을 틀어놓으셨어요. 그러다 보니 태어날 때부터 음악을 들으며 자라 가수가 되는 걸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가수가 아닌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을 정도로요.

▼이 시대 청춘 위로하는 노래 구상 중
 그는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어릴 때부터 노래 잘하는 아이로 유명했다. 고등학교 때는 ‘갭골’이라는 음악 밴드를 결성해 다른 학교와 클럽을 돌며 공연을 펼쳤다. 음악에 빠져 공부를 소홀히 했지만 학교에서 사고를 치는 말썽꾸러기는 아니었다.
“선도부여서 오히려 말썽 피우는 아이들을 혼내는 입장이었어요. 선생님에게 대들거나 담배를 피우는 학생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정의감에 불타, 엇나가는 친구들을 타이르기도 하고 혼내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친구들과 트러블이 거의 없었어요. 애늙은이 같은 학생이었다고 할까요(웃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들의 행동이 이해가 돼요.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치기 어린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밴드 활동을 하는 걸 부모님이 좋아하셨나요.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무뚝뚝한 아들이었죠. 중3 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속내를 어렵게 털어놨을 때 부모님이 “고등학교에 가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다. 대학에 가서 〈  대학가요제 〉에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중학교 때는 공부를 곧잘 하고 반장도 하고 그래서 기대를 하셨던 것 같아요.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아니까 밴드 활동을 몰래 했어요. 공부하라고 주신 학원비도 음악 학원에 등록하는 데 쓰고요. 제 생애 첫 일탈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이 “네가 음악 학원에 다니는 걸 부모님이 알고 계시냐?”고 물어보셔서 뒤늦게 어머니에게 사실대로 말씀드렸어요.

어머니는 제가 가수가 되는 걸 반대하실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셨어요. 진작 말할 걸 하고 후회했죠. 그 이후에는 어머니의 지원 덕분에 서울에 있는 음악 학원에 다니며 더욱 적극적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청소년 가요제인 ‘친친가요제’에 나가 상도 받았고요. 지금 소속사의 이사님이 그 가요제에서 저를 보고 연습생으로 발탁하신 거예요. 저와 함께 가요제에 듀엣으로 참가했던 밴드 멤버 주영이도 가수가 됐어요. 지금은 군 복무 중인데, 씨스타의 효린과 ‘지워’라는 듀엣곡을 부른 가수 주영이 바로 그 친구죠.

▼고3 때부터 2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당시 고충은 없었나요.
연습실 환경이 열악해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비가 오면 환풍기로 물이 들어오고 바닥이 잠기는 좁고 허름한 지하 연습실을 썼거든요. 한번은 저와 동갑인 멤버 진영이와 둘이서 물을 퍼 나르고 바닥을 닦은 일도 있어요.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이 됐는데 그렇게 힘든 시절을 함께 견뎌서인지 저희 멤버들은 정말 가족처럼 끈끈해요.

▼2012년 시트콤 드라마 〈  선녀가 필요해 〉로 멤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연기에 도전했더군요.
가수로 데뷔한 이듬해 우연치 않게 출연 제의가 들어와 그 작품을 했는데 무척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가수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기 레슨을 받았지만 생각보다 연기가 어렵다는 것도 알았고 제 부족함도 절실히 느끼게 됐죠. 그때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2013년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실용음악과가 아닌 연극영화학과를 택했고요. 그런데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지금은 휴학 중인데 정말 열심히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복학할 계획이에요.

▼배우와 가수 중 어느 쪽이 더 적성에 맞나요.
예전 같으면 무조건 가수라고 했을 텐데 연기를 하다 보면 이게 더 저한테 잘 맞나 싶을 때가 있어요. 가수로 활동하며 느끼지 못했던 카타르시스와 희열을 맛보게 해주거든요. 그래도 저는 궁극적으로 가수이고 싶어요. 다만 연기하는 모습으로도 팬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요.
그 분야에 계속 도전했는데 캐스팅됐다가 스케줄이 안 맞아 출연이 불발된 적도 있고 오디션에 떨어진 적도 있어요. 데뷔 초에는 뮤지컬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고사했었어요. 뮤지컬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거든요. 아직 뮤지컬을 할 만한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2015년 〈  체스 〉라는 작품을 하면서 좀 더 일찍 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어요. 가수로 무대에 설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연기 잘하고 인성도 훌륭한 분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롤 모델로 삼고 싶은 배우가 있나요.
송강호 선배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연기도 너무 잘하시지만 쉬지 않고 작품에 도전하는 한결같은 모습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멋있어요.

▼늘 곁에 두고 스스로를 경계하게 하는 좌우명은 뭔가요.  
어릴 때는 ‘겸손하게 살자’였어요. 늘 자신을 낮추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지금은 좌우명이 바뀌었다기보다 늘 생각하는 말이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지 말자’예요. 후회할 만한 일을 했을 때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변명할 이유를 만들어서 합리화하는 모습이 속 좁고 멋없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앞으로 좌우명으로 삼고 싶은 말은 ‘즐기면서 살자’예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나도 어려운 숙제거든요. 어떤 일을 할 때 제 자신을 혹독하게 벼랑 끝으로 몰아야 좋은 성과가 나오기 때문에 현재를 즐기는 게 힘들어요. 60~70세가 돼야 삶을 즐기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쉴 때는 주로 뭘 하나요.
음악을 만들어요. 그래야 앨범을 낼 수 있으니까요. 저와 진영이가 곡 작업을 맡고 있어요. 서로 작업 스타일이 달라 각자 만든 후 결과물을 놓고 앨범에 담을 노래를 선별하죠. 진영이에게 경쟁 의식을 갖기보다는 많이 배워요. 진영이의 노래를 들으면 이런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구나 싶은 부분이 있거든요. 친구지만 존경스러워요.

▼부모님이 반듯한 아들 둬서 대견하시겠어요. 지금도 무뚝뚝한 아들인가요.  
예전보다는 자주 연락드려요. 전에는 전화도 잘 안 했거든요. 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지셨어요. 편찮으신 모습을 보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아버지도 젊지 않구나. 좀 더 잘해야겠다!’ 하고요. 이제 좀 철이 드는가 봐요.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잘하면 좋겠어요. 

▼올해로 데뷔 7년 차인데 그동안 가장 크게 발전한 점을 꼽는다면.
지난 7년 동안 참 치열하게 살았어요. 후회가 남는 일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열심히 노력하며 잘 버틴 저 스스로가 장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7년 전에는 팬들에게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어요.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가 쑥스러워서 “좋아합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좋고, 저 역시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해요.

▼다시 7년이 흐른 뒤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그때도 지금처럼 음악을 만들고 공연하면서 치열하게 살고 있을 거예요. 다만 그때는 지금보다 삶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좋겠어요. 곡 만들고 공연을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이 일이 직업이 되고 일상이 되다 보니 어떤 날은 의무적으로,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음악인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기쁨과 웃음, 눈물,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한다면 편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바나(B1A4 팬)들이 궁금해할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알려주세요.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위로가 될 노래를 구상 중이에요. 또 빠른 시일 내에 새 앨범을 내고 콘서트 투어를 할 계획이에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그때까지 따뜻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웃음).


사진 지호영 기자 디자인 박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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