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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영상] ‘SKY 캐슬’보다 전략적인 현역 의대생의 공부 기술

김명희 기자

2024. 04. 04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초등부터 고등 내신과 생활기록부 관리, 수능 노하우까지 누구나 상위권이 될 수 있는 로드맵을 소개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는 학부모들의 영원한 숙제다. 최근에는 여기에 하나의 바람이 더해졌다. ‘어떻게 하면 의대에 보낼 수 있을까’이다. 의대 인기가 높아지면서 아이가 웬만큼 공부한다 싶으면 일단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에게도 의대, 특히 인서울 의대는 ‘넘사벽’의 영역으로 여겨진다. 수시로 가려면 기본 전교 1등에 생활기록부도 탁월해야 하고, 정시로는 그해 수능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틀린 문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여야 하며 심지어 시험 당일 컨디션과 원서 영역에서의 운도 따라야 한다. 의대에 보내기 위해 초등학교 시기부터 사교육에 올인하고 스펙 관리에 열을 올리는 건 비단 드라마 ‘SKY 캐슬’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점가에서는 현역 의대생이 펴낸 ‘어머님, 의대생은 초등 6년을 이렇게 보냅니다’라는 책이 조용히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의 저자 임민찬 군은 전남 목포에서 나고 자라 일반고를 전교 1등으로 졸업하고 수시(다빈치형인재전형)로 중앙대 의대에 진학,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는 의대에 가지 않았으면 사범대에 진학했을 정도로 가르치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지방 일반고에 다니며 느낀 한계와 이를 극복한 방법,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자기주도학습법 등을 공유하기 위해 학습 코칭, 학부모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 ‘의대 합격 고득점의 비밀’을 내기도 했다. 이번에 펴낸 책은 제목만 보면 ‘초등학생 시기부터 아이를 어떻게, 얼마나 몰아붙여야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건가’ 싶지만, 저자는 학습보다 ‘공부 정서’를 강조한다. 초등학교 때는 공부와 가까워지는 것보다 멀어지지 않도록 흥미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지방 일반고 출신인 자신이 의대에 진학할 수 있었던 것도 어릴 때부터 쌓아온 독서, 플래너 사용, 매주 일요일 복습 등 꾸준한 습관과 시간 관리가 밑바탕이 됐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임 군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공부 파트너이기도 했던 쌍둥이 형은 고려대에 진학해 현재 로스쿨을 준비 중이다.

이과 출신 현역 의대생의 코칭답게 임 군이 조언하는 학습법은 따라 하기 쉽도록 단계별로 잘 정리돼 있으며, 초등학교부터 대입까지 전략적으로 설계돼 있다. 아이의 입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조언과 실제 시험 및 입시에 적용해도 좋은 실전 팁까지 담겼다. 임민찬 군을 직접 만나 학생과 부모 모두 알아두면 좋을 공부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성적표 받고 일희일비 대신 객관적 리뷰

의대 공부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학생들 멘토로 활동하고 학습법 책을 펴내는 이유는.
후배들에게 내가 터득한 노하우를 풀어내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내가 의대를 꿈꾸던 중고등학생 시절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을 기회가 없어 아쉬웠기 때문이다. 또 중고등학생 멘토로 활동하면서 보니 그 시기에 뭔가를 바꾸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공부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 때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초등 공부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초등학생 시기에 가장 중요한 걸 딱 하나만 꼽자면.
독서다. 문해력 측면에서도 당연히 도움이 되고, 독서를 통해 중고등학교 공부의 기본이 되는 배경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독서할 때 문학 책과 지식 책의 조화를 염두에 두면 좋겠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문학작품이 많이 나오지만 일부분만 다루기 때문에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까지 가는 흐름, 그 안에서 인물 간의 갈등이나 반전 같은 독서에서 정말 중요하고 재미있는 요소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 시기에 문학 책을 충분히 읽어두는 것이 좋다. 지식 책 같은 경우는, 중고등학교 내신과 수능에서는 문학뿐만 아니라 경제, 과학, 기술, 사회, 인문 등 다양한 전문 지식을 다루는 글을 직접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배경지식이 필수는 아니지만 그러한 전문 지식을 다루는 글을 미리 읽어두는 게 아주 많은 도움이 된다.

초등학생 시기 독서와 관련해 인상적인 경험이 있다면.
나와 쌍둥이 형이 잠자리에 누우면 어머니가 항상 책을 읽어주셨는데, 지금도 가족이 모이면 그때 얘기를 할 정도로 정서적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어머니는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을 읽어주셨다. 혼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여 읽어주셔서 독서 수준이 빠르게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쌍둥이 형제가 공부를 모두 잘한 데는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어머니의 교육법 가운데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건.
어머니는 학원이나 문제집 같은 걸 선택할 때 3개 정도 후보를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설명하거나 서점에 가서 직접 확인하게 한 다음 최종 선택은 항상 우리가 하도록 했다. 내가 선택한 것을 내가 선택한 방법으로 공부해 성적이 오르면서 성취감이 쌓였고, 그것이 중고등학생 시기 자기주도학습으로 이어졌다. 초등학생 시기에 뭔가를 필수로 해야 하는 건 없다. 오히려 부모님이 이런 걸 꼭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바람에 공부와 멀어진 친구들이 더 많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방법으로 자신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시험 성적에 대해 잔소리를 들은 적은 없는지.
한 번도 없다. 다만 성적표가 나오면 나와 어머니, 쌍둥이 형 셋이 모여 성적과 공부법에 대한 리뷰를 함께 했다. 실수로 문제를 틀렸는지, 공부 시간이 부족했는지, 학원이나 문제집이 문제였는지 서로 대화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중고등학교 시험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신으로 성적이 쌓이고, 또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학원가에서는 ‘의대에 가려면 초등학생 때 수학 선행학습을 끝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민찬 군은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 했는지.
초등학교 때 동네 학원을 다녔는데, 빨라야 1년 정도 선행학습을 했고 진도에 연연하기보다 개념을 철저히 이해하는 데 집중했다. 문제집을 물어보는 분도 있는데, 초중학교 때는 ‘에이급 수학’과 ‘최상위 수학’을 열심히 풀었고, 초등학생 심화 과외를 할 때는 ‘문제 해결의 길잡이’라는 책을 사용했다. 국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토론과 논술 위주 학원에 다녔는데, 초등 고학년 때 그런 능력을 키운 것이 중고등학생 시기 보고서 작성이나 발표하는 데 도움이 많이 돼서 결과적으로 선행학습 이상으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위 학년의 필독 도서를 미리 읽는 것도 좋다.

의대 친구들 중에 선행학습을 안 한 케이스를 찾는 게 더 어렵지 않을지.
초등학생 시기에 국한해서는 선행학습을 급하게 할 필요가 없지만, 중학생 때부터는 고등학교 내용의 기본기를 조금씩 배우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하다. 국어는 문학, 비문학, 문법, 화법과 작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식들이 있는데 이걸 미리 공부해주면 도움이 된다. 그래서 중학교 1~2학년까지는 현행 학습에 집중하더라도 2학년 겨울방학부터 EBS 윤혜정 선생님의 ‘개념의 나비효과’ 같은 인강들을 활용해 영역별 접근 방식을 정리해두는 게 좋다. 수학은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을 병행해야 하는데, 최상위권을 목표로 한다면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최소한 수Ⅰ·수Ⅱ 개념서와 유형서를 확실하게 끝내두길 권한다. 그게 힘들다면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수학 상·하만이라도 제대로 해두어도 좋다. 그걸 잘해두면 고등학교 첫 시험부터 앞서 나가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게 수능까지 달리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생기부는 내용의 연결성과 심화성이 관건

인터넷 강의도 많이 들었나.
중학교 때까지는 동네 학원에 다니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인강을 들었다. 내신 대비는 동네 학원이 도움이 되지만 정시는 수능을 오래 연구한 일타강사의 강점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학원이든, 과외든, 독학 인강이든 자기와 맞는 공부법이 따로 있으니 중학교 3학년까지는 이런 것들을 두루 경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학원만 다니다 보니 고등학교 때 인강을 들으려 해도 어떤 선생님이 좋을지, 시간 분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시행착오가 있었다. 일타강사라 해도 자기와 맞는 선생님은 따로 있다. 나는 국어의 경우 김승리 선생님 수업을 들었다. 이과 성향이다 보니 문제를 정형화하고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나와 잘 맞았기 때문이다. 수학은 기본기를 잡을 때는 정승제 선생님 강의를 듣다가 모의고사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서는 현우진 선생님 수업을 들었다. 영어는 조정식 선생님 강의를 쭉 따라가면서 공부했다.

고등학교 때 높은 내신을 유지한 비결은.
내신이라는 게 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같은 선생님께 배운 걸로 경쟁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쉽지 않다. 중고등학교 내신 공부 기간이 보통 4주인데, 그 시간은 정말 꼭 해야 할 것만 하는 데도 빠듯하다. 그래서 나는 중간고사는 5주, 기말고사는 6주로 공부 기간을 잡고 남들보다 1~2주 빨리 시작해서 시험 일주일 전까지는 준비를 끝내는 걸 목표로 했다. 그리고 마지막 일주일은 그동안 공부한 걸 복습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요한 건, 문제를 풀 땐 실전처럼 연습했다. 수학의 경우 시중 문제집은 단원별로 문제가 나와 있어서 아이들은 아무리 복잡한 유형의 문제를 만나더라도 그 단원에 해당하는 개념을 활용해 풀게 된다. 그런데 막상 시험에서는 이런 식으로 단원 이름이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러 단원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풀리는 문제들이 나온다. 나는 족보닷컴, 내신코치 같은 문제 은행 사이트에서 여러 범위에 걸쳐 있는 문제들을 뽑고, 답도 시중에서 OMR 카드를 구입해 거기에 입력했다.

평소 공부를 잘하던 학생도 긴장감 때문에 수능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민찬 군 같은 준비성이라면 수능에서도 멘털 유지법이 따로 있었을 것 같은데.
수능을 아무리 실전처럼 대비한다 해도 현장에서의 긴장감을 극복하는 건 쉽지 않다. 고사장에서 변하지 않는 것, 그래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걸 찾아보니 손목시계와 수능 시간표더라. 이 2가지를 활용해 연습을 반복하면 수능 당일 변수를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모의고사 문제집도 수능 시간표에 맞춰 풀었다. 예를 들어 수능 국어 시험이 오전 8시 40분부터 10시까지다. 대부분의 학생은 80분 안에 푸는 연습을 하지만, 나는 8시 40분부터 10시까지 손목시계를 보면서 그 안에서 시간 배분을 하고 나만의 흐름을 만들어갔다. 모든 과목을 그런 식으로 몇백 번 반복한 덕분에 실제 시험에서 안정감 있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럼 매일 오전 8시 40분에는 국어, 10시 30분 수학… 이런 식으로 공부한 건가.
현역 고등학생들은 학교 수업도 들어야 하기에 실제 수능 시간표에 따라 연습하는 건 불가능하다. 내 경우에는 처음엔 시계를 돌리는 방법을 썼는데 자주 고장이 나더라. 그래서 저녁 8시 40분부터 국어를 푸는 식으로 오후 시간대를 활용하거나 주말을 이용하기도 했다.

매년 수능에선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나와 학생들이 당황하곤 하는데, 돌발 변수 대처법이 있다면.
나는 ‘평가원은 착하다’는 성선설을 믿었다(웃음). 시험이 끝나고 해설 강의가 올라올 텐데 정확한 해설이 없는 문제는 있을 수 없다. 새로운 유형처럼 보이는 문제라도 ‘평가원이 학생들 뒤통수치기 위해 악의적으로 낸 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낸 문제다. 그러니 문제 속에 조건 혹은 내가 풀 수 있는 단서가 있고, 내가 배운 범위 내에서 무조건 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답을 찾아가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수시 원서 쓸 때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수많은 전형 가운데 중앙대 다빈치형인재 전형(현재는 전형명 및 전형 방식 변경)을 선택한 이유는.
다빈치형인재전형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을 따온 데서 알 수 있듯 여러 분야에서 균형 잡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전형이다. 그래서 학업, 탐구, 인성, 발전 가능성, 통합 역량 등 5가지 평가 요소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의대를 목표로 학습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친구들도 있겠지만, 다빈치형인재전형은 학습과 탐구 역량 외에도 다른 역량들을 균형 있게 보고 싶어 했다. 지방 일반고 출신인 나는 특목고나 자사고 출신 학생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10명 선발에 290명이 지원했는데, 내신이 아주 탁월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역량들이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할 수 있었다고 본다.

29:1의 경쟁률을 뚫은 자소서와 생기부의 비결도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건 내용의 연결성과 심화성이다. 고1 때는 여러 활동을 두루 폭넓게 하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깊이 파고들면 발전 가능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생활기록부에는 1, 2, 3학년 내용이 뿔뿔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보기에는 학생이 정말 의지를 갖고 한 건지, 다른 사람이 시켜서 한 건지 판단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내가 입시를 치를 때는 자소서가 그런 것들을 설명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제는 생기부에 그것들이 담겨야 한다. 예를 들면 1학년 때 인공장기의 개념에 대해 배웠다면 2학년 때는 그때의 관심을 바탕으로 책과 보고서를 쓰고, 3학년 때는 더 깊이 있는 논문을 읽고 발표하거나 소논문을 쓰는 등 하나의 일관된 주제로 연결성이 드러나는 활동을 2개 정도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소서는 컨설팅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3주 정도 썼는데, 그때 차별화한 건 ‘왜 중앙대 의대인가’였다. 지금은 자소서가 없어졌지만 이건 면접에서도 유용한 팁이다. 의대에 진학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대답을 잘 준비하지만 ‘왜 이 학교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친구들이 많다. 학교가 추구하는 미래, 중요시하는 가치, 인재상 이런 것들에 대해 준비해두면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민찬 군은 왜 의사가 되려고 마음먹었나.
중학교 3학년 때 캠프를 갔다가 급성 난청에 걸린 적이 있다. 치료 때문에 2~3주 정도 공부를 못 했는데 시험 기간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때 담당 의사 선생님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위로와 공감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고 치료도 잘됐다. 그때부터 선생님처럼 실력 있는 좋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의대가 워낙 인기 있다 보니 부모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 일단 의대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목표를 높이 세우는 게 동기부여 측면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에 진학해도 의사가 되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을 버텨내는 힘은 공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의사로서의 사명감, 성실성, 끈기 같은 다양한 요소다. 그리고 성향도 잘 맞아야 한다. 의대 공부나 의사는 창의적이라기보다는 배운 걸 제대로 적용하는 직업이다. 이과생 가운데 창의력이 뛰어난 친구들은 공대 쪽이 더 맞을 수 있다. 공대 성향인데 성적에 맞춰 의대에 온 친구 중에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꽤 있다.

그동안 학부모들을 많이 만나왔는데,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와 친구들의 사례 그리고 멘토링을 하면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가 ‘하라’는 대로가 아니라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 아울러 초등학생 공부에 ‘필수’라는 건 없다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초등학생 시기에 수학 문제 하나 덜 푼다고, 영어 단어 하나 덜 외운다고 큰일 나지 않으니 그런 것에 불안해하실 필요도 없다. 공부 정서, 습관 이런 것들을 잘 생각하면서 이끌어주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


#임민찬 #의대공부법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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