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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영상] ‘티처스’ 일타강사 정승제‧ 조정식, 새 학기 성적 올리려면 이렇게 하라!

김명희 기자

2024. 01. 30

의대에 진학하려면 초등학교 때 수학 선행학습을 마쳐야 한다는 옆집 엄마의 말, 사실일까? 영어유치원에는 꼭 보내야 할까? ’일타강사‘ 정승제와 조정식 선생님이 성적을 올리고 싶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 

이래서 “일타강사, 일타강사” 하나 보다. 성적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일타강사가 1:1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이하 ‘티처스’)에서는 수학 10점대를 맞다가 50점을 넘긴 학생이 나오는가 하면, 전교 174등이 50등으로 치고 올라간 경우도 소개된다. 겨우 한 달 만에 이룬 성과라 더 놀랍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정승제·조정식 선생님은 대한민국 중고등학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일타강사다. 정승제는 인터넷강의(인강) 플랫폼 이투스를 대표하는 수학 강사다. 2009년부터 꾸준히 EBSi 강의도 이어오고 있어 공·사교육을 아우르는 일타강사로 꼽힌다. 누적 수강생은 910만 명이 넘는다.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넓은 강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으며, 수학적 사고 흐름을 바탕으로 개념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데 강의가 쉽고 유쾌해 기초가 부족한 학생도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수포자들의 구세주’로 불리는 이유다. EBSi 전체 강사를 통틀어 소개 영상에 ‘좋아요’가 가장 많다.





조정식은 메가스터디 영어 일타강사로 그가 펴낸 ‘월간 조정식’은 수능 영어 필수템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현장강의(현강)도 진행하는데, 백화점 명품 매장 오픈런만큼이나 수강 신청 경쟁이 치열하다. 인강은 성적에 맞춘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현강은 1등급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수능 실전에 유용한 구문해석 방법과 정보처리 방법을 제시하는 데 특히 탁월하다는 평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잔머리 굴리지 않는다

흔히들 “공부에 왕도가 있다”고 말한다. 정승제·조정식 강사가 ‘티처스’에서 강조하는 것은 특정한 유형의 문제에 접근하는 스킬이나 문제를 빨리 푸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공부법을 찾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에 다니건 말건, 초등학교 때 수학 선행학습을 끝냈건 아니건, 수능 D-100일에 기출을 공부하든 개념을 다시 훑든 그것이 우리 아이에게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아이는 그저 자기 자신만의 목표와 로드맵을 갖고 꾸준히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학원 레벨 테스트나 옆집 엄마의 조언, 누구는 어떻게 공부하더라는 ‘카더라’ 정보에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 공부 자존감을 키울 것! 이것이 바로 두 사람이 입 모아 강조하는 우등생이 되는 비결이자, 공부의 왕도다.

성적 향상 미션은 강사 밥그릇이 달린 문제고, 사실 두 분은 이미 일타강사로 유명한 분들이다. 잘해도 본전일 텐데 그럼에도 ‘티처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정승제(이하 정) | 많은 분이 수학은 초등학교 때부터 쭉 선행학습을 해야만 하는 과목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그게 아니다. 고3 초반에라도 정신 차리고 공부하면 가능하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안 믿으신다. 성적이 안 오르는 건 이상한 방법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공부하는 방식을 바꾸면 단기간에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조정식(이하 조) | 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그 아이들이 바뀌어가는 순간의 감정이나 희열을 느끼고 싶었다. 그런 모습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들에겐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티처스’에 출연한 12명의 학생 중 장기적 관점에서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를 것 같은 학생을 꼽자면.

정 | 2주 만에 비포에서 애프터가 확 달라진 친구가 있다.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한 거다. 그 학생의 현재 성적은 의미 없다. 내년 수능 끝나고 그 친구 성적을 채널A가 뉴스 자막으로라도 알려주면 좋겠다. 공부하는 방식이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조 | 정승제 선생님이 어느 학생을 말하는지 알 것 같다. 그 친구에게서 시시각각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 밑바탕에는 하던 대로 계속하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있는 것 같다. 내게 편지를 썼던 민성이도 자칫 잘못하면 인문계 고등학교에 못 갈 수 있는 상황이 올 것 같으니까,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로 연락해서 물어보더라. 보통 그런 아이들이 많이 바뀐다.

정 | 민성이가 방송에서 “지금까지 (억지로) 했던 건 공부가 아니었다”고 말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많은 학생이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책상 앞에서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승제 선생님이 방송에서 “공부를 오래 하는 게 선(善)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 같다. 그럼 공부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

정 | 시간보다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보통 하루 공부 계획량을 다 하고 잠을 자면 수면 시간이 조금 부족할 거다. 절대적인 공부 시간은 그걸 기준으로 삼으면 좋겠다. ‘삼당사락(3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4시간 자면 떨어진다)’이니 하는 건 의미 없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하루를 마감하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크다고 본다.

방송에 IQ와 공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나오던데, 학습에서 IQ가 얼마나 중요한가.

정 | IQ 85부터 115 사이가 70%고, 몇 년 전 서울대 신입생의 IQ 평균이 107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 안에서 IQ 1~2 정도가 높고 낮은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단, 130이 넘으면 수업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좀 다르다. IQ 중에서도 숫자를 파악하는 능력치가 뛰어난 친구들은 물론 수학이 좀 편하긴 하다. 하지만 1등급이 그들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고등학교 수학 갖고 IQ가 얼마니, 유전자가 어떠니 이런 얘긴 안 했으면 좋겠다.

조 | IQ가 아주 극적인 뭔가를 만들어내는 요소는 아니다. 경계성 지능인데 고려대에 진학한 제자도 있다.

엄마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다.

조 | 나는 그게 어머님들 방어기제라고 생각한다. 자기 유전자가 나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건데,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얘기라고 본다.

두 분은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정 | 선생님들 성대모사 일인자였다. 그걸로 친구들을 가르치는 게 너무 재밌었다. 선생님들 모습에 관심이 많았고, 스타 강사들을 쫓아다니기도 했다. 그거랑 LG트윈스 야구 경기 보러 다닌 거, 2가지가 기억난다.

조 | 공부 욕심이 많아서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거 같은데, 또 마냥 모범생은 아니어서 부모님 속도 많이 썩였다. 공부하는 거에 비해 성적이 되게 잘 나오는 편이어서, 공부 좀 하는 친구들이 나를 별로 좋아하진 않았던 거 같다.

’티처스‘에서도 나오던데, 학원 레벨 테스트에 상처받는 엄마들이 많다.

조 | 초등학교 1학년 때 쳤던 받아쓰기 시험보다 의미 없다고 본다.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 점수 지금 기억도 못 하지 않나. 학원에서 아이와 학부모 기죽이자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그렇게 만들 수 있는 테스트이기도 하다. 예전에 학원을 운영한 적이 있는데, ‘너희가 하도 잘 가르친다고 해서 한번 와봤다’며 어깨에 힘주고 들어서는 특목고 어머니들이 많았다. 그런 학생들에게 일반 모의고사로 테스트를 하면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 로스쿨 시험지까지 갖고 와서 애들에게 풀렸다. 이런 게 학원 레벨 테스트다.

일종의 상술이라고 봐도 될까.

정 | 몇 점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점수가 나올 수 있게끔 문제를 내는 게 지금 학원의 레벨 테스트다. 제대로 된 테스트라면 시험을 치른 후 왜 틀렸는지 확인하고 2차 테스트를 봐서 아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피드백을 줘야 한다.

방송에서 왕복 4시간을 들여 대치동 현강을 들으러 가는 학생이 있었다. 현강에 그 정도로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조 | 내 강의에도 SRT를 타고 오는 학생이 있는데 시간 활용만 잘한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인강으로 현강의 모든 혜택을 똑같이 누릴 수 있나”라고 묻는다면 솔직한 대답은 “아니다”이다. 인강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면, 굳이 현강 수강료가 더 비쌀 이유가 없지 않나. 현강의 가장 큰 메리트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자료 이런 것보단 강제성이다. 출석 확인도 하고, 테스트도 하고, 현장에서 강사와 함께 호흡하고 학생들끼리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 이런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오고 가는 길에 복습도 하고 그러면 더 좋을 것이다.

정 | 자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숙학원에 가는 거랑 비슷하다. 인강은 끊어놓고 안 듣는 아이들이 많은데, 현강은 일단은 가야 한다.

인강을 최대한 활용하는 팁을 알려준다면.

정 | 프리패스 끊어놓고 하나도 안 듣는 학생이 20% 정도 된다고 한다. 일단 끊어놓고 마음의 안정을 누리는 거다.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장은 보지 않는, OTT 같은 존재인 거 같다. 그게 인강의 장점이면서 동시에 나쁜 점이다. 예전 드라마 ‘모래시계’는 시청률이 60%가 넘었는데, 이젠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나와도 그 정도 시청률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재미있는 드라마도 안 보는데 재미없는 수학, 영어를 시간 맞춰서 듣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겐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거다. 인강은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간 맞춰 학원에 가는 것처럼 옷도 입고, 양말도 좀 신고, 그렇게 인강을 들으면 좋겠다.

조 | 패스 결제 말고 단과로 결제해서 듣는 것도 좋다고 본다. 당장은 큰돈이 드는 것 같아도 자신이 필요한 수업을 골라서 듣는다면 오히려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완강률도 높아질 거라고 본다.

정 | 인강의 장점도 있다. 중요한 부분이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반복 시청이 가능하다는 거다. 또 중간에 강의 듣는 것을 멈추고 문제를 풀어본다든지, 의지만 있으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다.

건강한 패배감과 공부 자존감을 키울 것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조 |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 도입부에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다 비슷비슷한데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공부도 비슷하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아무 생각이 없다. 다시 말하면 공부에서 잔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저 선생님이 자기랑 잘 맞는다고 생각되면 그다음부터는 뭘 시키든 선생님들 믿고 하라는 대로 다 한다. 믿는 사람이 하라고 하니까 당장은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도 우직하게 밀고 가더라. 그에 비해 어중간한 상위권 학생들은 가성비를 많이 따진다.

학습에 있어서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은 어떤 건가.

정 |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마음의 문을 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부모님 때문에 수학에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들, 수학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아이들, 수학이 무서워 벌벌 떠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빨리빨리 문제를 풀어야 하고, 그렇게 못 하면 엄마가 옆집 아이와 비교하며 화를 낸다. 시험에서 점수를 내려면 해설지를 외워야 한다. 수학은 그냥 내버려두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과목인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아이가 수학을 싫어하게 된다. 고3 때 성적이 안 나오는 애들은 선행학습을 안 해서 그런 게 아니다. 그중 상당수는 초중등 때 공부 잘하고 천재 소리 듣던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억압으로 공부에 흥미를 잃는다.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드리는 말씀이니, 이 인터뷰를 읽는 부모님들만이라도 한 번쯤은 ‘내 얘기가 아닐까’ 고민해보면 좋겠다.

조 | 정 선생님 말씀에 한 스푼만 더 얹고 싶다. 내 아이가 2016년생, 2018년생, 2021년생 이렇게 셋인데, 주변 부모님들을 보면 아이들이 어릴 때 건강한 좌절감을 맛볼 기회를 안 주시는 것 같다. 달리기도, 팔씨름도 다 져주시니까 아이들은 자기가 잘났고, 항상 잘해야 하는 걸로 셀프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 그러다가 학교에 들어가면 셀프 이미지가 깨지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 상대평가니까 당연한 거다. 그런데 그게 깨지면 자존감이 무너지고 아이도 같이 무너진다. 아이가 상처받을까 두려워 부모님들이 무조건 져줄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건강한 패배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정 |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자녀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실패하는 과정을 눈 뜨고 못 본다. 항상 모든 환경을 1도 손해 안 보거나 실패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정하는데, 인생을 멀리 봤을 때 결국 그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방향일 수도 있다.

방송에서 특히 ‘공부 자존감’이라는 표현이 와닿았다.

정 | 사람마다 공부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먼저 자신의 위치와 약점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데서 출발해야 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방해 요소가 너무 많다. 엄마가 가져오는 정보, 공부 좀 했다는 친척들의 조언, D-00일에는 뭘 해야 한다는 언론 기사 등등. 공부 자존감이 있는 학생들은 남들의 카더라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다. 그런 학생들은 자기 인생, 가족에 대한 자존감도 있기 때문에 ‘내가 이 학원을 다닌다고 하면 우리 집 형편에 어떨지’ 이런 부분까지 다 생각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거다. “엄마 내가 이 학원 다니고 싶은데, 방학 기간에 다녀보면 어떨까”라고. 부모의 역할은 그때 형편이 맞으면 보내주면 되는 거다.

조 | 정 선생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존감의 기본은 자신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거다.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 중 하나는 누가 봐도 서울대를 갔어야 하는 성적인데 수시에서 납치가 됐다. 너무 기특했던 친구라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재수를 안 하고 그냥 진학하더니 3년 만에 조기 졸업하고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했다. 지금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펌에 근무하고 있다. 나는 이 학생의 모든 행적이 자존감을 설명한다고 본다. 서울대에 가지 못했다고 해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금 위치에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서 원하는 자리에 갈 수 있다. 공부 자존감도 똑같다. 옆에서 누가 뭐라 해도 그냥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서 가는 거다. ‘티처스’를 보면 알겠지만, 학생마다 솔루션이 제각각 다르다. 남들이 이러니까, 이 성적대의 아이들이 이러니까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

영유아 엄마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영어유치원(영유)을 꼭 보내야 하나’이다.

조 | 영유를 다닌 게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 있다. 나는 그게 영유의 효과라기보다, 영유를 다닌 아이들은 그게 아까워서 초중등 때도 영어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으면 공부를 잘할 수밖에 없지 않나. 영유를 보낼지, 말지 고민이라면 아이의 입시 로드맵을 짜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수능을 봐서 국내 대학에 진학할 거면 영유는 필수가 아닐 수도 있다. 그 돈을 아껴서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정승제 선생님이 “2023학년도 수능 이후 기출 중요도가 하락했다”고 말씀하신 걸 두고, 이제 기출은 공부 안 해도 되냐고 묻는 학생들이 있다. 정확히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인가.

정 | 2023학년도까지의 수능은 2문제 정도를 제외하면,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어도 기출을 풀어본 가락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기출 냄새가 나는 문제들은 3점짜리 아주 쉬운 것들에 국한되고, 어려운 문제들은 현장에서 생각을 안 하면 풀 수 없는 것들이 나온다. 그러니까 기출로 비벼보겠다는 마인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거다. 수학도 기출을 암기하듯 풀면 안 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이해하고 풀어야 한다. 그래야 응용력이 생긴다. 운전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겠다. 면허를 따려고 주차 공식을 외워봤자 실전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 되지 않나. 공식을 외우지 말고 주차를 배우고 운전을 익혀야 하는 것처럼, 공식을 외워서 푸는 게 아니라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풀어야 한다.

공부보다 중요한 인생의 가치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을 만나는 만큼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데.

조 | 학생들에게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 게 강의 목표다. 내 가치관도 덜 여물었는데 학생들에게 뭘 주입할 수 있겠나. 나는 그저 영어라는 과목에서 잘 쓰인 참고서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정 | 예전에 노량진에서 강의할 때, ‘쟤는 무슨 생각으로 학원에 왔을까’ 생각하면서 “꿈이 뭐야?” 물으며 학생들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많은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 그게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이 강사 수업만 들으면, 대학에만 합격하면 프리패스가 얻어지는 줄 안다. 그걸 놓치면 인생이 망하는 줄 안다. 일타 학원에 갔는데 성적이 안 오르면, 명의에게 갔는데 병이 낫지 않으면, 결국 프리패스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대로 안 되면 마침내 원망한다. 사회 전반에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성적도, 건강도, 행복도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말을 툭툭 하다 보니 명언들이 생겨난 것 같다.

수험생 사이트에 “학벌 관련 명언은 조정식 선생님이 최고”라는 이야기가 있다. ‘학벌의 절대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열등감이 생기지 않을 마지노선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였던 것 같은데.

조 | 사실 학벌은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액세서리다. 지금 굉장히 훌륭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학벌을 더해보면 얼마나 더 멋있어지는지 딱 느낌이 온다. 손흥민 선수가 서울대 의대 휴학 중이다, 그러면 더 멋있어 보이지 않겠나.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좋은 학벌을 얻는다고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학벌이 좋으면 확실히 큰 메리트가 될 수는 있다.

정 | 20대나 30대 초반 뭔가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할 때 학벌이 좋으면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이후부터는 그 사람의 능력과 자세에 달렸다. 그런데 학벌을 어느 정도 따놓지 못하면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란 걸 계속 증명해내야만 기회가 주어진다. 그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우니 공부를 어느 정도 해서 학벌을 높여두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서 최치열(정경호)이 “광고를 10분만 더 찍자”는 CF감독 요청에 자신의 10분은 1700만 원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선생님들의 10분은 얼마일지.

조 | 나는 아이들과 놀고 아내와 데이트하는 시간은 억만금을 줘도 안 바꿀 것 같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큰 힐링이다.

정 | 지금 질문을 듣고 계산해봤는데 말은 안 하겠다(웃음).

사실 선생님들의 10분은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도 있는 시간이라서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 같다.

정 | 맞다. 그러니까 최치열이 잘못했다, 광고 찍기 싫어서 1700만 원이라고 한 거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자(웃음).


두 분 모두 수업 외에 집착한달까, 많이 좋아하는 게 있으시다. 정승제 선생님은 노래, 조정식 선생님은 디올.

정 | 어릴 때부터 뭘 좋아하냐고 물으면 내 대답은 항상 노래였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손흥민이 아니라 김건모로 태어나고 싶다. ‘음악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게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를 사랑한다.

조 | 옷을 좋아하는 건 맞는데 이미지가 자꾸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 부담스럽다(웃음). 대학 다닐 때가 한창 디올옴므 전성기였다. 당시 에디 슬리먼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는데 그가 디자인한 의상을 보고 처음으로 아름답다, 예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후 ‘성공해서 저 브랜드의 슈트를 입을 거야’가 삶의 목표 중 하나가 됐다. 나중에 파리의 디올 뮤지엄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서 브랜드의 역사를 알게 되니까 더 좋아지더라. 제2차세계대전 직후에 무너졌던 파리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줬던 브랜드, 나치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 활동을 했던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여동생 카트린 그리고 그녀를 후원했던 크리스티앙 등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을 꼽자면.

정 | 겉으로는 매번 애들한테 “나중에 너희들이 원하는 학교 들어가더라도 ‘선생님 덕분이에요’ 이런 얘기는 하지 마라. 모두 너희들이 해낸 거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길을 가다 우연히 “선생님 덕분에 수학 성적 올라서 원하는 대학에 갔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를 만나면 그냥 뿌듯한 정도가 아니다. ‘그래도 내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행복하다.

조 |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놀랍도록 똑같다. 3년 전까지만 해도 현강을 듣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는데,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인생을 괜찮게 살았구나 싶고 내 직업이 긍정을 받는 것 같아 감동을 많이 느낀다. ‘티처스’ 민성이 편에서도 중간에 “넌 무조건 될 거야”라고 얘기했는데, 거기에 어떤 울림이 있었는지 아이가 감동받아 편지를 보내왔더라. 아이와 내가 주파수가 맞아서 서로 통하고, 아이가 바뀌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도 보람을 느낀다.


#정승제 #조정식 #티처스 #대치동현강 #일타강사현강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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