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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자라와 망고 즐겨 입는 10대 로열패밀리, 레오노르 공주

김명희 기자

2023. 12. 27

군 복무로 화제가 됐던 스페인 왕위 계승 서열 1위 레오노르 공주의 스타일링에 대하여. 

스페인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레오노르 공주는 군 복무를 하며 장교교육을 받고 있다.

스페인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레오노르 공주는 군 복무를 하며 장교교육을 받고 있다.

프랑스 고어에서 ‘패션(fashion)’은 상류사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어원으로 봤을 때 패션의 정의는 ‘상류층의 스타일이 대중에게 인기를 얻어 유행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요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유럽의 로열패밀리, 정재계 리더들, 유명 연예인들의 스타일이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중에게 전해지고, 완판이라는 이슈를 낳으며 트렌드가 된다.

캐주얼한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한 레오노르 공주.

캐주얼한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한 레오노르 공주.

스타일 리더들 가운데 일부는 이런 인기를 자국 패션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미국 중저가 브랜드를 적절히 활용한 스타일로 미국 패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 경제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 여사가 2008~2009년 패션업계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는 3조 원에 달한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비는 결혼식 웨딩드레스로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맥퀸을 선택한 것을 시작으로 제니 팩햄, 버버리 등을 즐겨 입으며 자국 패션 브랜드에 힘을 실어주었다. 최근에는 스페인 왕위 계승 서열 1위 레오노르 공주가 이러한 ‘애국’ 패션의 계보를 잇고 있다.

레오노르 공주 착장 소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등장

우아한 핑크 드레스는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으로 가격은 52만 원이다.(왼쪽). 화이트 슈트 차림으로 스페인 왕실 ‘후계자의 맹세’에 참석한 레오노르 공주와 레티시아 왕비.

우아한 핑크 드레스는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으로 가격은 52만 원이다.(왼쪽). 화이트 슈트 차림으로 스페인 왕실 ‘후계자의 맹세’에 참석한 레오노르 공주와 레티시아 왕비.

스페인 펠리페 6세와 레티시아 왕비의 2녀 중 장녀인 레오노르 공주는 2014년 아버지가 국왕에 즉위하면서 왕세녀에 해당하는 아스투리아스 여공 작위를 받은 데 이어, 2023년 10월 31일 18번째 생일을 맞아 스페인 의회인 코르테스에서 헌법과 왕에 충성 맹세(후계자의 맹세)를 함으로써 왕위 계승자로 인정받았다. 스페인 왕가는 원래 아들이 왕위를 승계하는 것이 원칙이나 펠리페 국왕 부부는 슬하에 레오노르와 소피아, 딸만 둘을 두고 있어 장녀인 레오노르 공주가 사실상 왕위 계승자로 인식돼왔는데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레오노르 공주는 이에 앞서 5월 영국 웨일스 베일오브글러모건에 있는 UWC 애틀랜틱칼리지를 졸업하고 스페인으로 돌아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기초 훈련을 마친 뒤 3년간의 장교 교육과정에 돌입,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도 익히고 있다. 스페인, 영국 등 입헌군주국은 명목상 국왕이 군 통수권자로 군대의 총사령관직을 겸한다. 때문에 국왕이 될 가능성이 높은 왕족은 의무적으로 군사훈련을 받는다. 앞서 스페인 왕실과 정부는 펠리페 6세의 선례에 따라 레오노르 공주가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왕실 국가가 여럿인 유럽에는 로열패밀리의 패션을 전문으로 다루는 온라인 사이트나 대중매체가 많다. 레오노르 공주는 성년으로 접어들면서 이들 매체로부터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아버지 펠리페 국왕을 닮은 큰 키와 어머니 레티시아 왕비 못지않은 수려한 외모도 큰 몫을 차지한다. 레오노르는 아직 10대인 만큼 고가의 명품보다 자라, 망고 등 스페인 중저가 패스트패션(fast fashion·최신 트렌드와 소비자 반응에 맞춰 1~2주 단위로 빠르게 생산,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를 즐겨 입는데, 이를 그대로 따라 하는 10대가 많다. 레오노르 공주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45만 명에 달한다. 레오노르 공주의 망고 드레스 착장 컷만 모아놓은 유튜브 영상도 인기다.

스페인은 유럽 전통의 섬유 강국이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남미에서 다양한 염료를 들여온 덕분에 일찌감치 방직 산업이 발달, 한때는 ‘유럽의 섬유 공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1960년대 제조업이 쇠퇴하긴 했으나 1970년대 자라, 1980년대 망고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패션 강국의 지위를 되찾았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마시모두띠, 오이쇼, 앤아더스토리즈, 풀앤베어, 데시구알, 스프링필드 등도 스페인에서 기원했다.



자라, 망고 등 스페인 중저가 브랜드 즐겨 입어

왕실 행사에서 입은 원피스는 48만 원 짜리 스페인 브랜드다.

왕실 행사에서 입은 원피스는 48만 원 짜리 스페인 브랜드다.

레오노르 공주의 착장 가운데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된 것은 2023년 11월 23일 스페인 의회 개회식에서 입었던 아돌포도밍게즈의 딥 그린 컬러 원피스다. 아돌포도밍게즈는 2030 여성들을 타깃으로 고급스럽고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스페인 브랜드다. 가격은 340유로(약 48만 원). 지난 10월 23일 왕실 행사에서 입었던 예르세의 짧은 기장 트렌치코트 역시 큰 화제를 모았다. 더블브레스트 레인코트로, 레오노르는 화이트 진 팬츠와 매치해 상큼발랄하게 연출했다. 스페인 카탈류냐 지방에서 탄생한 예르세 역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브랜드다. 가격은 210유로(약 30만 원). 이에 앞서 10월 20일 왕실 행사에서는 시모라의 화사한 핑크색 미디드레스를 입어 주목받았다. 시모라는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브랜드로 우아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옷들을 선보인다. 해당 원피스의 가격은 368유로(약 52만 원)다.


레오노르 공주는 평소 스페인 SPA 브랜드 망고와 스프링필드의 의상도 즐겨 입는다.

레오노르 공주는 평소 스페인 SPA 브랜드 망고와 스프링필드의 의상도 즐겨 입는다.

7월 31일 알파비아 정원으로 여름휴가를 떠났을 당시 입은 망고의 딥 그린 컬러 리넨 드레스는 브랜드의 스테디셀러 제품. 가격은 8만 원 상당이다. 현재 레오노르 공주가 입은 그린 컬러는 완판되고 플로럴 프린트 제품만 남아 있다.

펠리페 6세의 선례를 따른다면 레오노르 공주는 3년간의 군사훈련을 마친 뒤 스페인 대학을 나와 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오노르 공주가 왕위에 오를 경우 스페인은 이사벨 2세(재위 기간 1833~1868년) 이후 약 200년 만에 새로운 여왕을 맞게 된다.


#로열패밀리 #레오노르공주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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