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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게 공개 연애하는 이유

윤혜진 프리랜서 기자

2023. 11. 06

서로를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던 공개 아닌 공개 연애는 옛말이다. 달콤한 ‘럽스타그램’은 기본, 매체에 동반 출연하는 당당한 만남부터 할리우드 뺨치는 쿨한 이별을 보여주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만남 편

예능에서 주례 찾는 아이돌 커플
엠블랙 출신 천둥 구구단 출신 미미

H.O.T. 문희준과 크레용팝 출신 소율, FT아일랜드 최민환과 라붐 출신 율희 등 그간 아이돌 커플이 결혼한 후 아이와 함께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는 경우는 있어도 결혼 준비를 함께하는 커플은 없었다. 엠블랙 출신 천둥(33)과 구구단 출신 미미(30)는 아이돌 커플 역사에 길이 남을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7월 KBS ‘세컨 하우스2’에 출연해 최수종·하희라 부부에게 내년 결혼할 계획이라며 최수종에게 주례를 부탁하고, 프러포즈도 한 것. 천둥과 미미는 최수종과 하희라가 함께하는 볼링 모임에서 만나 4년간 몰래 사랑을 키웠고 비밀 연애 선배인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두 사람의 비밀을 지켜준 인연이 있다.

이후 SNS를 통해 공식적으로 관계를 밝힌 천둥과 미미는 공개 연애를 만끽 중이다. 4년간 비밀 연애를 하며 맺힌 한이라도 푸는 듯 같이 운동하고 장 보는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천둥의 누나인 산다라박 신곡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미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모바일 청첩장에 신혼 가전 위시 리스트를 담아 보내는 삼성전자 웨딩 펀딩 광고를 업로드하기도 했는데, 광고 게시물임에도 “본격 결혼 장려 영상이다” “신기하다. 동생에게 추천해야겠다” 등 팬들의 반응이 좋다. 이러다 웨딩드레스까지 같이 고르는 건 아닐지 은근히 기대된다.

지인과 팬들의 축하 가득한 ‘럽스타그램’
브브걸 유정 배우 이규한

자고로 ‘럽스타그램’의 맛은 티 팍팍 내지 않고 은은하게 데이트 중임을 드러내는 데 있다. 그룹 브브걸 유정(32)과 배우 이규한(43)은 지난 2월 방송된 예능 ‘촌스럽게 여기도 안 와봤어?’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어 9월 초 열애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로부터 2주일 정도 후 각자의 SNS에 하루 간격으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팬들은 이를 데이트 사진으로 확신했다. 이유는 수영장, 사진 구도,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모양까지 같았기 때문. 애초 딱히 숨길 생각도 없었다. 해당 게시물에 브브걸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는 댓글로 “임 실장입니다. 한국 오면 면담 신청하겠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넸고 유정은 웃음으로 답했다.

SNS 업로드를 활발히 하지 않는 이규한의 SNS도 연애 중인 티가 난다. 팔로가 딱 한 명인데 그 한 명이 바로 여자 친구 유정이다. 심지어 SNS도 연애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해 이 정도면 럽스타그램을 하기 위함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여러모로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귀여운 커플이다.

나는 MC, 너는 게스트
이장우 조혜원

2019년 종영한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배우 이장우(37)와 조혜원(29)은 친한 선후배로 관계를 이어오다 최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대중에게 열애 소식이 전해진 때는 지난 6월이다. 열애설이 보도되자 양측은 하루 만에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조혜원의 ‘럽스타그램’은 조금씩 발전 중이다. 공개 전에는 이장우가 운영하는 우동 가게 사진을 올리며 “추운 날엔 우동 한 그릇”이라 적고 이장우가 출연하는 뮤지컬을 보러 가 제목만 태그하며 아무도 모를 내조를 했다면, 자의든 타의든 밝혀진 후로는 조금 더 티를 낸다. 뮤지컬 배우 민우혁, 방송인 이세미 부부와 함께 야구장 데이트에 나선 모습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짧게나마 공개했다.



반면 이장우는 적극적이다. 공개 연애 3개월 만인 9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가루요리사’에 조혜원을 초대했다. 김치찌개를 만들어본 적이 없다는 조혜원에게 “딱 봐도 요리 못하게 생겼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여자 친구를 바라보는 눈에서는 꿀이 떨어졌다. 이 같은 이장우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장우가 “연기자로서 연애는 무조건 해야 하지만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공개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 과연 MBC ‘나 혼자 산다’의 ‘팜유 왕자’는 결혼으로 명예졸업의 쾌거를 이뤄낼 수 있을까.

#이별 편

신곡 홍보해주는 동료 사이
현아 던

지난해 11월 7년간의 열애에 마침표를 찍은 현아(31)와 던(29)은 2018년 3월 공식적으로 열애를 인정한 후부터 헤어지고 난 지금까지도 한결같이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특히 거침없이 표현하는 쪽은 현아다. 현아는 지난 9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던의 신곡 ‘Heart’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을 게시했다. 상의 탈의한 던의 모습 밑에 새 뮤직비디오 링크도 함께 남겼다. 또 웹 예능 ‘Yes or Hot’에 출연한 현아는 “‘환승연애3’에서 연락 오면 출연할 의사 있느냐”는 질문에 당당히 “Yes”라고 답했다. 한 술 더 떠 “공개 연애하고 후회한 적이 없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던도 만만치 않다. 이별 후 누가 들어도 전 여자 친구 현아가 떠오를 가사의 노래를 발표했고, 이 곡 역시 현아가 SNS에 소개했다. SNS에 남아 있는 옛 추억을 지우지 않고 남겨둔 점도 똑같다. 하긴 이들은 나란히 한 소속사에 들어가 현아&던으로 듀엣 활동을 펼치고 커플 화보 작업도 많이 했던 아이돌 대표 커플이었다. 고작 사진을 삭제한다 해서 모두가 아는 그 시간이 흔적 없이 지워질까. 뜨겁게 사랑했고 쿨하게 이별한 두 사람의 행보가 아이돌 커플의 연애와 이별 희망 편으로 남아주길.

X에게 영상 편지 보내는 저세상 쿨함
이혜영 이상민

아무리 이혼이 흠이 아닌 시대라지만 공개적으로 영상 편지를 보내는 X 커플이 나타났다. 최근 이지혜의 개인 유튜브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에 출연한 이혜영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이혜영과 이상민은 2004년 결혼해 1년 2개월 만인 2005년 이혼했다. 이후 알려졌다시피 이혜영은 2011년 연상의 사업가와 재혼했고 이상민은 아직이다.

이혜영은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 방송에서 “생각해보니 그 시대를 피하지 말고 옛 추억을 얘기하자 싶더라. 걔가 행복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그에게 한마디 해주세요”라는 이지혜의 영상 편지 부탁에 “이상민, 너 왜 이렇게 결혼도 못 하고…. 내가 가슴이 아프다. 방송국에서 마주치면 좋을 텐데,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혜영의 바람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을 듯하다. 얼마 전 방송된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이상민이 “아무리 의심을 해도 결혼하고 나서야 상대에 대해 알게 되는 게 있다. 최악의 상황이 뭘까를 고민하고 그래도 좋다고 하면 결혼하면 된다”고 말한 걸로 보아 이상민의 돌싱 생활은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이별 쉬쉬할 필요 있나요?
원더걸스 유빈 테니스선수 권순우

원더걸스 유빈(35)과 테니스 선수 권순우(26)가 열애를 인정한 지 5개월 만인 지난 10월 초 결별을 알렸다. 그동안 유빈은 권순우의 경기를 직접 보러 가고, 권순우는 지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출국할 때 “여자 친구가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자랑하는 등 당당하게 만남을 이어가던 중이었기에 두 사람의 결별 소식은 더욱 갑작스러웠다.

물론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야 남녀 사이에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빈과 권순우의 경우 사실 결별을 인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권순우의 비매너 논란으로 인해 괜히 여자 친구인 유빈에게도 불똥이 튀어 유빈의 SNS에 “헤어져라” “안전 이별해라” 등의 악플이 달리던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이별 소식을 전한다면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게 뻔한 일. 그런데도 유빈은 몸을 사리지 않고 자신의 SNS에 업로드했던 연인의 사진을 싹 지우고 언팔했다. 소속사를 통해 “서로 응원하는 사이로 남기로 했다”며 결별을 인정한 다음 날에는 바로 자신이 론칭한 패션 브랜드 ‘데비어퍼’ 행사에 참여하기도. 괜히 ‘유빈 장군’이 아니었다.

#공개연애 #럽스타그램 #여성동아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가루요리사’·‘밉지않은 관종언니’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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