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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콘텐츠로 도시 브랜드 가치 높이는 김한근 강릉시장

글 김명희 기자

2020. 11. 23

강릉이 하나의 도시를 넘어 매력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놀러 가고 싶은 곳 강릉을 살고 싶은 경쟁력 강한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는 김한근 시장을 만났다.

강릉시청 1층에 조성된 책문화센터에서 만난 김한근 시장. 책문화센터의 디자인은 강릉을 커피 메카로 만든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졌다.

강릉시청 1층에 조성된 책문화센터에서 만난 김한근 시장. 책문화센터의 디자인은 강릉을 커피 메카로 만든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졌다.

바다를 보러,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싱싱한 회가 먹고 싶어서, 맑은 공기가 그리워서….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이렇게 한 번, 두 번 강릉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가운데 한 달 살기, 1년 살기를 하다가 강릉에 뿌리는 내리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의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강릉의 인구는 지난해 5백 명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이며, 9월에만 1백51명이 늘었다. KTX 강릉선 개통 이후 접근성 향상에 따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도시 환경 개선 등이 그 비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한 환경 및 자연 인프라에 매력적인 콘텐츠를 차곡차곡 채워온 덕분이기도 하다. 강릉의 지방색을 살린 상설 문화 공연으로 침체에 빠진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 요소를 다변화하는 것부터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동승자를 지원해 안전사고를 막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놀러 가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김한근(57) 시장은 강릉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거쳐 1994년 입법고시에 합격, 국회사무처 5급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부터 3년간 주중국 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한 중국통이기도 한 김 시장은 2018년 민선 7기 시장으로 당선돼 2년여 간 시정을 이끌어 오고 있다. 

김한근 시장 체제 출범 이후 강릉시는 굵직한 국제 행사 유치와 정부 주최 공모사업 선정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강릉은 2022년 세계합창올림픽,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유치 성공에 이어 ‘교통올림픽’이라 불리는 2026년 ITS(지능형교통체계) 세계총회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또한 관광거점도시,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 도시재생사업, 스마트 축산 ICT 시범단지, 동해안 헬스케어 · 힐링 융합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 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 등에도 선정돼 국비를 확보하고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김한근 시장은 지난 10월 대한민국 헌정대상(자치행정 부문)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헌정대상은 (사)대한민국헌정회가 전국 광역·기초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 가운데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복리 증진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해 시상한다. 김 시장은 관광거점도시 등 대규모 정부 공모사업 선정과 미래인재육성재단 지원을 통한 지역 우수인재 발굴 육성 등 지방자치 발전 선도와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릉의 날씨가 대체로 그러하듯 11월의 눈부시게 맑은 날, 사람 좋은 웃음을 지닌 김한근 시장과 마주앉았다.




대한민국 헌정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1회라서 더욱 뜻깊은 듯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절체절명 위기 상황 속에서도 강릉시민들의 헌신, 공직자들의 열정과 희생이 이룬 쾌거입니다. 지난 2월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로 확산됨에 따라 강릉시는 필터 교체형 시민 안심 마스크를 자체 제작하고 전 시민에게 신속히 보급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습니다. 시민단체는 재능 기부를 통해 면 마스크를 직접 제작했고, 통·이·반장님들은 1천3백여 명의 공무원들이 휴일과 야간작업을 해 소분·포장한 시민 안심 마스크를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배부해 주셨죠. 필터 교체형 시민 안심 마스크 제작 보급, 공동주택 항균 필름 부착, 중국인 유학생 및 특별관리지역 연고 대학생 선별진료소 정밀검사 실시, 해수욕장 드론 방역 등의 코로나 예방 시책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되었고요. 덕분에 우리 시는 코로나 청정 지역으로 청와대, BBC, NHK 등 국내외에서 K방역의 우수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냈습니다. 대규모 정부 공모사업에 미래 성장 동력 마련과 시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으로 사활을 걸고 도전해 2018년 70건 3백53억원, 2019년 73건 1천4백78억원, 2020년 현재 70건 2천3백억원을 확보했으며 연말까지 3천억원 확보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전국 유수 지자체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성과인 만큼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과 미래 성장을 위한 각종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겠습니다. 

강릉의 관광도시 위상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KTX 개통이 큰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도 많이 강화된 듯합니다. 강릉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강릉은 경포 바다를 비롯해 수많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오죽헌·선교장 등 우수한 전통 문화유산이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이후에는 언택트·차박여행 등에 적합한 뉴 노멀 관광지로 급부상 중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해양 레포츠 체험이 가능하고 씨마크, 라카이 등 수준 높은 시설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어 체류형 고급 여행도 가능하죠. 우리 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스마트 혁신 지역상권 지원 마케팅 플랫폼 ‘휙 파인패스(PINE PASS)’를 기반으로 골목상권 소상공인과 여행자를 잇는 세심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해 관광객들이 더 편하고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강릉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장님이 추천하는 여행지가 있다면.

강릉 오죽한옥마을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강릉 오죽한옥마을은 한옥의 특징을 살려 자연스럽고 언제 보아도 정겨운 공간으로 조성돼 있습니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자재 본연의 장점을 살려 단아하고 담백한 운치를 자아내며 마을 곳곳에 심어진 대나무 경관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세계 최초 모자(母子) 화폐 인물의 탄생지인 오죽헌과 연계해 율곡의 사상을 배울 수 있는 인성 교육장과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강릉 헬스케어 힐링센터를 오픈하고 오죽(烏竹, 검은 대나무)을 활용한 뷰티테라피, 로컬 푸드를 활용한 푸드테라피, 명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엔 오죽헌의 오죽에서 꽃이 피었습니다. 60년이나 1백20년 만에 핀다는 신비로운 꽃인데, 예부터 귀하고 상서롭다 하여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졌죠. 오시는 분들 모두 좋은 기운을 받아가시리라 생각합니다.

강릉에 놀러 가면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장님의 ‘최애’ 음식은 무엇인가요.

회를 비롯한 생선 요리, 막국수, 장칼국수, 꼬막비빔밥 등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죠. 그중에서도 초당순두부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포호 옆에 위치한 초당(草堂)은 조선시대 여류 문인 허난설헌과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의 생가가 위치한 곳입니다. 초당은 아버지 허엽 선생의 호(號)고요. 초당순두부는 소금 대신 맑은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부드럽고 고소하죠. 맛도 맛이지만 어머니들이 새벽부터 두부를 만들어 강릉시장에 내다 팔아 자녀 학비를 마련한 스토리가 있는 음식입니다. 강릉 어머니들의 애틋한 자식 사랑이 담겨 있는 음식이라 개인적으로 더 좋아합니다.


강릉의 명소로 꼽히는 안목해변 커피거리와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왕산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

강릉의 명소로 꼽히는 안목해변 커피거리와 바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왕산 고랭지 채소 재배단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는데, 실행 방안이나 준비 상황도 궁금합니다.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이동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기존 관광지를 개·보수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우리 시는 ‘2021년 열린 관광지 조성 공모사업’에 강릉솔향수목원과 강릉통일공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등 3곳이 선정됐습니다. 앞서 2016년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올해 강릉커피거리·경포 해변·연곡해변 솔향기 캠핑장 선정에 이어 2021년 3개 관광지가 연속 선정됨에 따라 전국 최다 선정(3회) 및 2021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가장 많은 열린 관광지(7개소)를 보유하게 됩니다. 

올해부터 2021년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2년간 국비와 시비 등 총 30억원을 투입해 무장애 관광 환경 조성, 안전 및 편의 시설을 설치해 관광객 누구나 여행의 여유와 즐거움을 더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보강할 계획입니다. 또 2024년까지 5년간 총 1천억원이 투입되는 관광거점도시 사업과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을 연계해 코로나19로 인한 관광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강릉시 전역을 무장애 관광지로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나갈 계획입니다. 

시정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우리 시는 그동안 세계 유수 도시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대규모 국제 행사들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는데 그런 성과가 있을 때마다 굉장히 보람을 느낌니다. 2022년 세계합창올림픽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유치 도시에 이어 2026년 ITS 세계총회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거든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될 정도로 경쟁 도시에 비해 인프라, 인구, 재정 규모 등이 불리했지만 ‘작지만 강한 도시’라는 강릉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전면에 내세워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며 주최 측을 설득했죠. 2026년 ITS 세계총회 최종 유치는 대만의 타이베이와 경합 중이지만, 내실 있고 차분하게 준비하여 전 세계에 강릉의 저력과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행사 개최를 통해 세계 1백여 개국 20만 명의 사람들이 강릉을 찾고, 약 2천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경제 유발 효과는 물론 화폐 가치로는 환산할 수 없는 대한민국과 강릉의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 강릉시는 어떤 모습일까요. 시장님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4차 산업혁명 분야가 대세를 이루며 경제와 사회 질서의 재편 등 새로운 변화로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심화될 전망입니다. 강릉시는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역량과 지혜를 결집하고 있습니다. 뉴욕, 런던, 파리, 로마같이 선망받는 세계적인 도시는 역사와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도시 곳곳의 깊이 있는 예술과 문화를 기반으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인의 머릿속에 강릉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도록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앞에서 언급한 각종 국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습니다. 

고속철도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됩니다. 2022년 강릉~부산 2시간, 2025년 강릉~서울 남부권 1시간 30분, 2026년 강릉~충청~호남 강호 축 3시간 30분으로 주요 도시와 빠르게 연결됩니다. 이와 함께 내년에 동해북부선이 착공되고 남북의 끊어진 철길이 이어지면 물류를 통해 새로운 북방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강릉시는 이러한 여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물류와 산업 그리고 주거가 어우러진 복합 용지 개념의 허브거점단지를 전략적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강릉역은 대륙으로 가는 국제 열차 시발역이 되고 물류·경제·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동북아 경제 지도는 새롭게 바뀔 것입니다.

사진 홍중식 기자 사진제공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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