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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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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 Voyage! 전략적으로 여행하기

기획·김민경 기자 | 글·남기환 여행작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REX 제공

2014. 05. 08

요즘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분야를 들라면 단연 여행이다. 흔히 여행 시장은 경기, 정치, 외교 등 다양한 변수에 쉽게 영향을 받는 분야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제 그러한 단정이 무의미하다. 우리와 껄끄러운 나라거나 정치 불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로 떠나는 여행자 수가 증가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아직 올해 여행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 2014년 여행 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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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해외여행

지난해 해외로 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국민은 1천4백80만 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면 올해는 어떨까?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경기는 더 나쁜 듯한데도 올해 예상 해외여행자는 1천5백6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국내 경기 둔화의 분위기에 빗대어 보면 여행업계에서는 ‘기현상’이라고 하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정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저비용 항공사의 취항 노선 증가와 올해 유난히 눈에 띄는 황금연휴, 소셜 커머스를 통한 해외여행 상품 구매율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당연히 매년 거듭돼오던 여행 수지 적자(해외여행 소비가 국내 여행 소비를 앞지르는)는 올해 그 폭을 더 넓힐 듯하다.

사라진 비수기

특히 해외여행 시장을 놓고 본다면 이제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올해는 5월과 9월에 연휴가 있고, 대체 휴일제 시행이 현실화되면서 이들 연휴를 더 넉넉히 챙길 수 있으며 이 기간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실제 주요 여행사들의 5월, 9월 연휴 해외여행 상품은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또한, 여름휴가를 미리 쓰거나 늦게 쓰려는 이들이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6월 등 전통적 해외여행 비수기가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 국내 여행은 거의 전 계절에 걸쳐 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캠핑 등에 대한 인기는 올해도 여전할 조짐이다. 지난해 마음만 먹었다면 올해는 꼭 캠핑에 도전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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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항공과 자유 여행의 강세



해외여행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꼽자면 저비용 항공과 자유 여행의 강세이다. 둘 다 꾸준히 성장 조짐을 보여왔는데, 지난해부터 특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저비용 항공사가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탈피하면서 보다 공격적으로 해외 노선을 열고 있으며, 이는 가까운 나라들을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자 증가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대형 항공사의 고객 점유율을 잠식하기 위한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벌써부터 소셜 커머스를 중심으로 저비용 항공사와 제휴한 중소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상품 공급 규모가 커지고 있다.

자유 여행자 증가는 여행사의 경영 구조에까지 영향을 줄 만큼 이제 우리나라 여행 시장의 주요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패키지 여행 상품 판매와 동시에 자유 여행자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 이에 따라 자유 여행자를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상품 개발은 중·대형 여행사들의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 항공과 숙소, 현지 교통을 일일이 예약하고 찾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을 여행사가 ‘대행’하는 셈. 아예 자유 여행자만 전담하거나 현지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여행 편의를 제공하는 일부 온라인 여행사가 지난해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올해 들어 이 아이디어를 응용한 신생 여행사들이 더 생겨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니까, 올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저비용 항공을 이용한 자유 여행’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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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막강해진 방송의 영향력

지난해 공중파와 케이블 TV 프로그램, 특히 예능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가족이나 동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제작이 됐고,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도 여전할 듯하다. 사실 ‘방송 분량’을 뽑기에 여행만 한 상황은 없다.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이는 심각한 사고가 아니라면 예능 프로그램 기획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케이블 TV에서 크로아티아로 떠난 여배우들의 모습이 방영되면서 크로아티아 여행 서적이 서점가 여행 분야 판매 상위권에 랭크되는가 하면, 아이와 아빠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붐이 일기도 했다.

이쯤 되면 올해 방송가에서는 어떤 콘셉트의 여행을 선보일지 궁금해진다. 귀띔하자면, 올해 들어 일부 여행 및 여행용품 관련 업체나 기관들이 PPL과 방송 지원을 통한 홍보를 목적으로 방송 관계자들과 접촉이 잦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만큼 방송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의미이다. 대신 아이를 둔 부모들과 연인들은 더욱 바빠질 듯하다.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은 어디로?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 중앙 부처까지 나서 올해 초부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언급하고 있다.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을 키우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큰 틀을 내보인 것. 그런데 이에 대한 지방 행정 관청이나 관광 관련 기구들의 대답은 아직 시원치 않다. 지난해에 비해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듯 보인다. 여기에는 올 6월의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 관광 시장의 양적 증가에 도화선이 될 만한 새로운 계기가 불투명하다는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내수 관광 시장 성장을 위한 대체 휴일제, 여행 방학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이 기간을 해외여행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변수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출마자들의 많은 수가 관광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조짐이다.

여행 경비의 부담은 커진다?

지난 3월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여행업과 관련한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쉽게 풀자면, 지금껏 여행 상품(특히 해외여행)을 광고하거나 고지하면서 추가 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표기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했던 관행을 법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해외여행에서 추가 비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유류 할증료, 세금, 현지 가이드와 기사 팁 등이다. 이르면 올 중반기를 지나면서 이런 추가 비용을 모두 합한 금액을 소비자에게 알리게 될 듯하다.

예를 들어 소셜 커머스나 여행사 홈페이지, 각종 광고 등에 동남아시아 인기 여행지 3박 5일 여행 상품 가격이 35만원으로 표기되면, 이외에 유류 할증료와 세금 명목으로 약 17만원 정도가, 현지 가이드와 기사 팁으로 하루 4만원 정도가 추후 더해졌다. 그러니까 1인 35만원의 ‘저렴한’ 여행 상품이 아니라 실제 주머니에서는 60만원 가까운 돈이 나가는 것. 이제 각종 광고에서 ‘유류 할증료 및 세금 별도’라는 말은 사라지고 실제 경비 총액이 고지될 듯하다.

아울러 종종 보게 되는 ‘1인 1일 가이드와 기사 팁으로 40달러 권장’이라는 안내도 하지 못하게 된다. 여행 상품 구입 당시의 명목 경비 부담은 분명 커지겠지만, 익히 알 만한 여행사들이 지난해 말 실제 유류 할증료보다 더 많이 받아 ‘손실’을 메우려다 들통이 난 사실을 떠올리면 소비자에게는 환영할 만한 상황이 분명하다. 하반기 즈음 해외여행을 준비한다면 이 점을 잘 확인해보고 여행 상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는 국내외 여행 상품 모두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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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경비의 부담은 커진다?

원화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해외여행에서는 상당한 이점이 될 것임이 당연하다. 올해 여행 수지 적자를 예상하는 가장 비중 있는 근거로도 원화 강세를 꼽고 있다. 만약 올 상반기보다 더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여름 이후 해외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겠다. 반면 환율에 민감한 일본 여행자들의 방한은 증가세가 더 감소할 것이다. 한일 관계의 악화를 일본 관광객 감소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진짜 이유는 환율이다. 한국에 와도 예전보다 돈이 더 들어가니 알뜰한 일본 여행자들이 몸을 사리는 것이다. 대신 환율 상황이 조금 더 좋은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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