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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Power Woman

생활개선중앙연합회 이미자 회장

농촌을 강하게 만드는 소프트 파워

글·김민주 자유기고가 | 사진·이기욱 기자

2013. 12. 05

농촌이 살기 좋아지고, 여성들의 위상과 파워가 높아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을 지원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농촌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고 있는 생활개선중앙연합회 이미자 회장을 만났다.

생활개선중앙연합회 이미자 회장

농촌 여성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는 이미자 회장.

사단법인 생활개선중앙연합회(이하 연합회)는 농업과 농촌 여성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업진흥청 산하 단체다. 1948년 생활개선구락부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농촌 여성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일해왔다.

연합회 회원들은 모두 여성 농업인이며, 특별한 수익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임원 및 회원들은 봉사 활동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회에 가입돼 있는 누적 회원 수는 무려 10만여 명! 이 많은 회원들이 헌신적인 봉사를 하면서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연합회 이미자(52) 회장은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선다는 사명감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회원들이 스스로 참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회의 설립 목적은 건전한 농촌 가정을 육성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며, 농촌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농촌을 지켜나갈 후대 세대를 양성·지원하는 것입니다. 회원들이 모두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연합회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죠. 그래도 농촌 여성들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모두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이미자 회장 역시 현직 농업인이다. 경북 김천에서 자두와 포도 농사를 지으면서 연합회 전반에 걸친 사업까지 진두지휘하려니 하루가 48시간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집과 과수원이 있는 김천에서 연합회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수원은 물론, 연합회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간다.

도시 여성과 농촌 여성의 가교 될 것



연합회에서 하는 가장 대표적인 업무는 첫째, 전국 2백만 농촌 여성들의 권익을 대변할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연합회에서는 사회 진출을 원하는 농촌 여성들을 위해 리더십과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 여성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양성된 많은 농촌 여성들은 해당 도와 시의회에 진출해 리더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둘째, 농촌에서 생산된 물건들을 가공하고 개발해서 홍보와 판매를 한다. 올해는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진행했다. 쌀이 많이 소비될 수 있도록 쌀국수를 상품화해 판매하거나 떡국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이 제품들은 1년 동안 7만여 박스가 판매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셋째, 농촌과 도시 여성 사이에 ‘교류의 장’을 만들어주고 있다. 매년 11월에 실시하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김장 담그기가 대표적이다. 또 한 달에 두 차례 수원에 위치한 농업진흥청에서 직거래 장터를 열어 농촌과 도시 여성들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농촌 여성들은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해서 좋고 도시 여성들은 신선하고 품질이 뛰어난 우리 농산물을 믿고 거래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넷째, ‘10원짜리 동전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가적인 예산 절감에도 기여를 하고 있다. 옛날 10원짜리 구리 동전 1개로 현재 10원짜리 동전 7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집 안 구석에서 잠자고 있는 동전을 깨우자는 의미로 전국 농촌 여성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동전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행에서 제공한 동전 모으기 저금통 10만 개가 거의 회수됐을 만큼 참여율이 매우 높다.

이 밖에 우리 토종 꽃씨를 널리 보급하자는 의미의 ‘꽃씨 보급 운동’, 여성 농업인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 영농 스타’ 발굴 등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농촌여성신문’을 인수해 여성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발 빠르게 알리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처럼 수많은 사업을 하는 연합회가 아직까지 보금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농촌여성회관’을 건립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동참해준 덕분에 내년에는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백 년 후를 내다볼 수 있는 농촌여성회관을 건립해서 여성 농업인 지도자 양성과 인재 육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농촌 여성들, 모두 파이팅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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