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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어디까지 가봤니

우리가 모르는 서울 구석구석

글·구희언 기자 | 사진·현일수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인사누리 사무국 제공

입력 2013.10.08 10:40:00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연인과 가족의 단골 나들이 코스인 인사동길. 알고 보니 역사적인 명소도 곳곳에 숨어 있었다. 걷기 좋은 계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인사동, 어디까지 가봤니


인사동, 어디까지 가봤니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조선 시대 한성부의 관인방(寬仁坊)과 대사동(大寺洞)에서 각각 인(仁)과 사(寺)를 따서 부른 게 지금의 인사동이다. 지금의 인사동길은 종로2가(인사동 63번지)에서 인사동을 지나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 사거리(관훈동 136번지)까지를 말한다.
인사동 하면 쌈지길과 다양한 찻집, 기념품점, 화랑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사동의 지나친 상업화로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걸 아쉬워한 이들이 뭉쳐 만든 ‘인사누리’는 인사동 다르게 보기를 제안한다. ‘인사동을 누리다, 누비다’의 준말인 인사누리는 중요한 역사적 장소를 둘러보며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인사동의 참모습을 알리고자 기획된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인사동 맛보기(2시간), 인사동 보물찾기(3시간), 인사누리 체험 여행(5시간) 코스 중 인사동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인사누리 체험 여행 코스 일부를 소개한다. 그동안 몰랐던 인사동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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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정신 깃든 승동교회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0호인 승동교회는 1893년 곤당골교회를 계승한 교회로 1백2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899년 지어진 2층 예배당은 19세기 말 개신교 교회당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여러 차례 수리하고 보완 작업을 거쳤지만 기본적인 형태와 구조는 예전 거의 변함이 없다. 3·1운동 당시 학생대표들이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장소이기도 하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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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서울의 중심 서울중심표석
지금은 광화문 사거리 세종로파출소 앞 미관광장에 있는 도로원표가 서울의 중심이지만, 조선 시대 서울의 중심은 인사동이었다. 서울의 중심을 정한 건 태조 이성계로, 조선 건국 당시 한양을 도읍지로 정하고 경복궁을 건축한 뒤 4대문과 성곽을 쌓고 중심 지점을 잡았다. 1896년 세워진 서울중심표석은 당시 이곳이 서울의 중심이었고, 전국 지번의 중심 지점이 되는 곳이었음을 알려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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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관은 민족 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곳이다.



3·1 운동의 발상지 인사동 삼일독립선언 유적지
서울중심표석이 있는 하나로빌딩 옆 태화빌딩 자리도 역사가 깊은 곳이다. 건물 앞에는 ‘태화빌딩’이라는 표석이, 건물 입구를 사이에 두고 ‘삼일독립선언유적지’라는 표석이 안내문과 함께 세워져 있다. 태화빌딩 자리는 조선 시대 초 태화정과 부용당이 있던 곳으로, 어린 시절 인조가 살던 잠저(潛邸)였다. 태화정은 헌종 때 후궁 경빈 김씨의 사당으로 순화궁이 되었다가 일제강점기에 이완용이 소유했다. 1918년 마당에 있던 고목이 벼락을 맞아 쪼개지자 놀란 이완용이 유명한 기생집 명월관 주인에게 팔면서 순화궁은 태화관이라는 요정으로 바뀐다. 이곳에서 1919년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곳은 이완용을 비롯한 을사오적이 을사늑약을 모의한 곳인데, 민족대표들은 일부러 이곳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을사늑약을 무효화하려 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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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의 숨결 민영환 생가터&자결터
태화빌딩 옆 한미빌딩은 명성황후의 친정 조카 민영환이 자결한 곳이다. 한말의 충신 민영환은 궁궐 앞에서 을사늑약 폐기를 주장하다 일본 헌병의 강제 해산으로 실패하자 1905년 11월 30일 오전 6시경 국민, 외교사절, 황제에게 보내는 유서 3통을 남기고 자결했다. 민영환이 자결한 이완식의 집터에 한미빌딩이 들어서 있다. 민영환의 생가터는 지금의 조계사 경내에 있다. 서울시의 여느 유적과 마찬가지로 보도 위에 표지석만 덩그러니 놓여 있어 관심을 두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유학자인 이율곡과 조광조, 조선 말기 지석영의 집도 인근에 있다.
민영환 자결터 서울 종로구 공평동 2
민영환 생가터 서울 종로구 견지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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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어른 방정환의 흔적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아이를 어린이로 고쳐 부르자고 제안한 소파 방정환의 흔적이 천도교 대교당 앞에 있다. 어린이는 부모의 물건이나 기성 사회의 주문품이 아니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1922년 5월 1일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선포, 어린이 행사를 시작하고 월간지 ‘어린이’를 발간했다. 이곳에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라고 쓰인 기념비가 있는데 ‘어른이 어린이를 내리누르지 말자’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방정환의 글이 적혀 있다. 그가 이끈 어린이 운동은 UN의 세계 아동 인권 선언(1959년)보다 30여 년 앞선 것이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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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만든 박영효.



자연과 고택의 아름다움 경인미술관
야외 정원과 전통 다원으로 구성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곳은 조선 철종의 딸 영혜옹주의 부군이자 태극기를 만든 인물로 알려진 박영효의 저택이 있던 곳이다. 미술관 내 전통 다원은 고택을 그대로 살려 한옥 특유의 운치가 돋보인다. 미술관이 안채 격이고 전통 다원은 사랑채에 해당한다. 정원을 감상하며 야외 테이블에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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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운동의 거점 천도교 중앙대교당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6호인 이곳은 천도교의 총본산 교당이며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거점이었다. 조선 말 사회가 혼란할 때 천주교가 유입되며 서민층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는데, 이에 대응해 나타난 것이 1860년 최제우가 창시한 동학이다. 이후 3대 교주 손병희가 1905년 동학에서 천도교로 개칭했다. 천도교는 본당을 세우는 명목으로 모금한 5백만원(현재 약 2천억원) 중 본당 건축비 36만원을 제외한 4백64만원을 독립자금에 쓰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88

인사동 역사문화 체험, 어떻게 할 수 있죠?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인사동을 속속들이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한국미술경영연구소, 기업교육 컨설팅 그룹 채널PNF, 문화 마케팅 그룹 스프링 대표가 뭉쳐 만든 ‘자랑스런 한국인 전국민 프로젝트’는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전국의 숨은 명소를 발굴하여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전통 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고자 기획된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이다. ‘인사누리(인사동을 누리다, 누비다)’는 이들의 첫 도전장이다. ‘인사누리’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고등학생, 직장인, 일반 성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된다. 최소 8~10명 부터 출발할 수 있고 문화해설가가 동행해 인사동 구석구석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할 경우 갤러리 탐방은 물론이고, 전동 조각기를 이용해 나무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직접 솟대도 만들어볼 수 있다. 걷기 편한 신발과 가벼운 옷차림은 필수. 필기구와 카메라도 없으면 아쉽다. 단체 예약이나 신청 문의는 인사누리 사무국(02-6293-3211)으로 하면 된다.

여성동아 2013년 10월 5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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