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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혼 빼놓는 관능적인 댄서로 변신해요∼” 김혜수

글·김수정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8. 10. 16

김혜수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모던보이’에서 경성 최고의 매력녀에 도전한다. 그는 가수·댄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극중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댄스와 노래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다.

“남자들의 혼 빼놓는 관능적인 댄서로 변신해요∼” 김혜수

김혜수(38)가 팔색조 연기에 도전한다. 1930년대 경성 최고의 바람둥이 이해명(박해일)이 독립투사인 신여성을 사랑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모던보이’에서 댄서·가수·디자이너 등 10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조난실·메어리·하나코 등 각기 다른 이름을 쓰는 신여성을 맡은 것.
“1930년대가 암울한 시기이긴 했지만 서구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였잖아요. 조난실은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당대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예요. 평소에는 명품양장점 디자이너 겸 재봉사로 일하는 조신한 여인이지만 밤이 되면 비밀구락부에서 남자들의 혼을 빼놓는 관능적인 댄서로 변하죠.”
조난실은 친일파의 아들이자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는 이해명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도시락 폭탄을 건네고 그의 집을 털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인물. 김혜수는 “모든 사람의 관심과 시선을 한 몸에 받지만 누구도 그의 정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 독특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2년 전 기획단계에 놓여 있던 ‘모던보이’를 간략하게 소개한 잡지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전차를 기다리는 여자 사진이 함께 게재돼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그 사진 속 여인에게 빠져들었고 ‘내가 맡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가졌죠. 그때만 해도 제가 캐스팅될 것이라는 생각을 꿈에도 하지 못했어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한 달 동안 스윙댄스에 매진해 민첩한 몸놀림을 직접 선보였는데 “평소 운동을 게을리 한 탓인지 처음엔 발을 폈다가 접기는커녕 한 번 펴기도 벅찼다. 종종 다리에 쥐가 나 고생했다”고 말했다.

“스윙댄스 추다 종종 다리에 쥐가 나 고생했어요”
이번 영화에서 섹시함과 관능적인 매력을 선보이는 그에게 “섹시함을 기대하는 대중의 시선이 부담스럽진 않냐”고 묻자 그는 “하하하” 하고 시원하게 웃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조난실은 매혹적이지만 섹시함이 강조된 인물은 아니에요. 다만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일 뿐이죠.”
그는 “중학생 때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지만 작품을 직접 선택하는 여유를 갖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연기할 때마다 ‘기존 이미지에서 1%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자’고 마음먹는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듯 배우로서 자의식을 느낀 건 2002년 영화 ‘쓰리’를 찍을 무렵이라고 한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어른들과 함께 밖에서 일한다는 점이 좋았는데, 점차 철저한 보호를 받다 보니 자유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수동적으로 작품을 선택하면서 연기에 대한 환멸을 느꼈고, 배우로서의 꿈을 품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남몰래 배우생활을 정리하던 중 불현듯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그때부터 자신의 일과 연애를 컨트롤하게 됐다고 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노메이크업에 편안한 옷차림으로 마트에 가 직접 장을 보는 것도 그때 이후로 달라진 점이라고.
“‘정체돼 있으면 안 된다’며 스스로를 몰아세운다”는 김혜수는 “겸손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라고 한다. 좀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버틴다는 것. 그는 “준비하지 않으면 운이 오더라도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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