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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반가운 얼굴

전업 주부로 살다 무대로 돌아온 ‘까까머리’ 가수 리아

“그동안 군인의 아내로 열심히 살림하면서 소박하게 살았어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ㆍ박해윤 기자 || ■ 장소협찬ㆍ룸앤루머

입력 2006.06.19 16:59:00

2003년 결혼 후 활동을 중단했던 가수 리아가 무대로 돌아왔다. 여전히 ‘까까머리’ 소년 같지만 살림솜씨 좋은 일등 주부가 됐다고 자랑하는 그에게서 전투기 조종사인 동갑내기 남편과의 알콩달콩 결혼생활, 결혼 후 더욱 애틋해진 친정엄마 이야기를 들었다.
전업 주부로 살다 무대로 돌아온 ‘까까머리’ 가수 리아

새 노래 ‘엄마 엄마’로 4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 리아는 검은색 정장과 짧은 머리를 고수할 생각이다.


최근 신곡 ‘엄마 엄마’를 발표한 가수 리아(30). 이번 활동을 위해 일부러 맞췄다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밤톨 같은 ‘까까머리’를 한 그는 개구쟁이 소년 같았다.
“결혼하고 잠깐 머리를 길렀어요. 하나로 간신히 묶일 정도가 됐는데 주위 분들이 옛날 저의 모습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 다시 잘랐죠. 머리를 짧게 자르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남편이 많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남동생 같다며 귀여워해요. 다만 잠잘 때 짧은 머리카락이 자꾸 남편 얼굴을 찔러서 미안해요(웃음).”
지난 2003년 겨울 공군 전투기 조종사인 동갑내기 최을렬씨(30)와 결혼한 그는 남편과 함께 경남 사천 공군부대 관사에서 살다 가수활동을 재개하면서 지금은 서울 친정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남편과는 주말부부도 아닌 ‘어쩌다 부부’가 됐다는 그는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가 있어 다시 무대에 서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중성적이면서도 하늘을 찌를 듯한 창법을 주로 사용해오던 그가 이번에는 저음 위주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오랫동안 고음을 쓰다 보니 목에 무리가 오기도 했고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한 만큼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노래방에서 내 노래를 따라 부르기 힘들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 노래는 부르기에 한결 편할 것”이라며 씽긋 웃었다.
‘엄마 엄마’와 ‘눈물이 나서’ 두 곡을 담은 이번 앨범은 온라인상에서 다운받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디지털 앨범. CD로 제작하려면 최소 3만 장 이상을 찍어야 하는데 음반시장이 침체된 요즘 3만장 판매도 어렵다는 판단하에 디지털 음반을 기획했다고. 대표곡 ‘엄마 엄마’는 그가 노랫말을 붙인 곡으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한다.
“어느 날 자동차를 타고 가다 남동생과 엄마 얘기를 하게 됐어요. ‘엄마가 요즘 살이 너무 많이 쪘다, 어떨 때는 주무실 때 코도 고신다’며 흉을 봤죠. 처음에는 서로 깔깔대며 얘기를 했는데 저도 모르게 웃음소리가 잦아들면서 가슴 한켠이 짠해지더라고요. 제게 만약 ‘지니의 램프’가 있다면 엄마의 젊은 시간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런 생각들을 적어 가사를 만들었어요.”
그의 어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은 ‘엄마 엄마’ 뮤직비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머니의 빛바랜 사진들을 모아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날씬한 각선미가 돋보이는 미니스커트, 탐스러운 긴 생머리는 그의 어머니가 젊은 시절 얼마나 멋쟁이였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화면에서 엄마의 모습이 나온다고 하니까 무척 쑥스러워하면서도 내심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결혼을 하고 나니까 엄마에 대한 애잔한 마음이 더욱 커지고 그동안 엄마가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요. 아버지가 산악인이셨기 때문에 엄마가 경제적인 문제를 다 해결해야 했거든요. 장사며 보험설계사며 안 해본 일이 없어요. 패션 감각도 뛰어나고 시집오기 전까지는 공주처럼 곱게 자라셨다고 하는데 그동안 저희 키우면서 많이 늙으신 엄마를 보면 안쓰럽고 눈물이 나요.”

“18평 관사 아파트에 살지만 조금도 작거나 불편하다는 생각 들지 않아요”
그는 결혼 후 남편이라는 든든한 ‘내 편’이 생겨 마냥 행복하다고 한다. 그에게 “사천 관사의 풍경이 궁금하다”고 묻자 “작은 방 2개와 작은 거실, 화장실, 베란다가 있는 소박한 18평 아파트”라는 답이 돌아온다. 결혼 전에도 오지여행을 즐기고 평범하게 살아왔기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조금도 작거나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딱 하나 나쁜 점이 있다면 비가 올 때 베란다에 물이 샌다는 거예요. 오래된 아파트라 벽에 금이 좀 갔거든요. 실리콘을 붙여 수리를 하긴 했는데 여름에는 날씨가 덥다 보니 금세 녹더라고요(웃음).”

전업 주부로 살다 무대로 돌아온 ‘까까머리’ 가수 리아

음악 활동을 재개한 뒤 서울에서 생활하다 보니 남편과 주말부부도 아닌 ‘어쩌다 부부’ 됐다는 리아.


그와 남편 최씨의 첫 만남은 지난 2002년 그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편 후배들과의 모임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후배들이 “동갑이니 친구처럼 지내라”며 그에게 최씨를 소개한 것. 그날 최씨는 술자리에서 후배들과 “라쿤, 라쿤”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외쳤는데 알고 보니 라쿤은 전투 비행기를 조종할 때 목표물을 향해 초점을 맞추다 명중했을 때 사용하는 용어로 최씨가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는 의미였다고. 다음 날 최씨로부터 바로 애프터 신청을 받은 그는 자신의 집 근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던 중 전날과는 달리 말도 잘 못하고 숟가락을 떨어뜨릴 정도로 긴장한 최씨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고 한다.
“제가 원래 군인을 좋아했어요. 사회생활에 찌들지 않아 순수하고 멋있잖아요(웃음). 군인 하면 권위적일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예요. 특히 남편처럼 전투기를 타거나 위험한 일을 할 경우에는 혹시라도 잘못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가정적이죠. 남편과는 친구처럼, 남매처럼 편하게 지내요. 둘 다 배 깔고 만화책 보는 걸 좋아하고요(웃음).”
어려서부터 맏이로서 집안일을 거들고, 명절 음식도 많이 해봤다는 그는 겉보기와 달리 살림 솜씨가 좋다고 한다. 주부 4년차로 웬만한 국과 찌개, 밑반찬을 거뜬히 만들어내고 관사 내 베테랑 주부들에게도 음식 솜씨를 인정받았을 정도라고.
“결혼하고 남편이 8kg이나 쪘어요. 가끔 특별식을 해주면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은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며칠 전에는 거의 한 달 만에 만났는데 남편한테 일이 생기는 바람에 얼굴만 보고 바로 내려가야 했어요. 앞으로 당분간은 계속 떨어져 지내야 할 것 같아요.”
2세 계획에 대해 묻자 “앞으로 앨범 두 장을 더 내고 아이를 가질 생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촌언니들이 늦게 결혼해 아이를 마흔 넘어 낳았는데, 모두 건강한 아이를 낳았어요. 아기를 갖는 시점에 대해 아직 남편과 합의를 하지 않았지만 아마 남편도 제 뜻을 존중해줄 거예요. 그동안 제가 얼마나 무대로 돌아가고 싶어했는지 잘 아니까요.”
이번 노래가 가요 프로그램에서 순위권에 들지 않더라도 전혀 섭섭하지 않을 것 같다는 리아. 그는 “무대 위에서의 내 눈빛과 내 목소리에 감동하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더라도 계속 노래를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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