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주년 결혼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만난 강주은은 잔잔하되 윤슬이 반짝반짝하는 호수 같았다. “각자의 방식으로 살다가 결혼해 부부가 먼저 사랑을 나누는 연습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연습한 나눔을 본격적으로 실천한다”면서 “불편함을 참는 데서부터 나 스스로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 시대의 추구미 ‘안정형’을 의인화한다면 그건 바로 강주은일 것이다.
건강 비결은 간헐적 단식과 매일 플랭크 2분
두 번째 건강 프로그램 MC 도전은 좀 수월한 편인가요.여전히 MC는 쉽지 않아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거니까 제가 패널로 있을 때보다 책임감도 느껴지고요. 다행히 평소 관심이 많은 건강에 관한 내용이라 너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제가 홈쇼핑에서 건강기능식품들을 다루잖아요. 과장되거나 잘못된 내용은 심의에 걸리기 때문에 항상 효능 관련해 증명될 만한 정보를 찾고 공부 많이 하거든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겹치는 내용들이 있어요. 그럼 좀 크로스체크가 되죠. 웃긴 건, 제가 건강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반성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각 분야 전문가들 얘기를 듣다 보면 ‘내가 이 부분을 소홀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챙기게 돼요.
보통 하루에 몇 끼 드세요.
간헐적 단식을 해서 세끼 다 챙겨 먹진 않아요. 보통 자는 시간 포함해 16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8시간 동안 건강한 음식들을 골고루 챙겨 먹으려 해요. 먹을 때도 많은 양을 먹진 않으려 해요. 먹고 배고픈 느낌이 사라졌다면 딱 맞게 먹은 거죠. 배가 부를 때까지 먹으면 많이 먹은 거예요. 물론 모두가 똑같진 않을 거예요. 자기 몸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해요.
건강을 위해 챙겨 먹거나, 또는 안 먹는 게 있나요.
최대한 가공식품은 먹지 않고 자연식으로 챙겨 먹으려 해요. 요즘 제가 좋아하는 음식은 정어리예요. 통조림으로 된 걸 사서 정어리에 레몬을 뿌리고 초록 이파리들 조금 곁들여서 먹어요. 아니면 정어리와 당근, 셀러리 스틱을 먹기도 하고요. 삶은 달걀도 가볍게 단백질 섭취하기에 좋아요. 요즘은 활동량이 적다 보니까 일부러 뭘 더 챙겨 먹기보단 소식하려 해요.
첫 방송에서 버섯들깨수프 레시피를 공개했는데, 보양식도 퓨전이네요.
결혼하고 처음에는 한식을 할 줄 몰라 일주일에 두 번 오던 가사 도우미에게 요리를 배웠어요. 지금은 웬만하면 다 만들 수 있을 듯해요. 한식은 워낙 식재료와 요리법이 다양하기도 하고 건강한 식단이잖아요. 저는 거기에서 간을 심심하게 하고 여러 시도를 해보는 편이에요. 버섯들깨수프 같은 경우는 정말 간단해요. 버섯과 양파, 우유를 넣고 갈면 아이들이 버섯을 골라낼 수가 없잖아요. 만들기 쉽고 영양도 풍부해 감기 기운 있을 때 자주 해줬어요.

올해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며 추억을 남겼다. 깔끔하게 정리된 사진 속 장소는 놀랍게도 카페가 아니라 집.
갱년기 유머러스하게 대하는 남편과 아들들
강주은 씨 집만의 여름 별미를 또 소개해준다면요.남편이 콩국수를 좋아해요. 저는 사실 콩국수의 맛을 잘 몰라요. 그래서 남편이 콩국물에 땅콩버터를 조금 넣고 볶은 땅콩을 잘게 갈아 위에 뿌리면 맛있겠다고 팁을 줘서 그렇게 해봤어요. 두유에 크리미한 땅콩버터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살짝 녹인 다음 알룰로스를 약간 더해 콩국물에 부어요. 평소에는 혈당 관리 때문에 밀가루, 흰밥을 피하려 하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콩국수는 생면이 맛있잖아요. 면을 삶아서 오이채와 삶은 달걀, 땅콩 가루를 곁들여 내면 엄청 맛있다고 해요. 국수류를 좋아해서 해초로 만든 면으로 비빔국수도 가끔 해주고요.
요즘 건강과 관련해 관심 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운동을 더 꾸준하게 하면 좋겠어요. 일이 우선순위가 되다 보니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시간이 나면 한강에 가서 걷거나 뛰고 집에서 매일 플랭크를 2분씩 해요. 남편의 경우 당뇨가 있어서 식단을 관리해요. 친정 엄마도 당뇨가 있어서 제가 젊었을 때부터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많이 알게 됐어요. 그리고 꼭 당뇨가 아니더라도 식단을 관리하는 게 좋아요. 흰쌀, 밀가루, 백설탕은 안 먹든지 소량으로 섭취하려 하죠.
갱년기가 오면 감정도 쉽게 흔들리는데, 강주은 씨는 어떤가요.
우리 집 남자들은 제가 우울해하거나 화낼 틈을 안 줘요. 제가 조금이라도 불편한 얘기를 하면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 “혹시 meno(menopause·갱년기)?” 그래요. 서로 손 사인도 만들었어요. 트럼펫 소리가 크잖아요. 제가 언성을 높이면 세 남자가 조용해져요. 뭐 하는지 딱 보잖아요. 자기들끼리 손으로 트럼펫 부는 시늉을 하고 있어요. 그럼 제가 “내가 갱년기라서 더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이건 화가 날 만한 일이다”라고 설명을 또 해야 하고, 도무지 표현을 마음껏 할 수가 없어요. 집에 이런 장난이 늘어난 것 말고는 제가 신체적으로 크게 느끼는 변화는 없어요. 어쩌다 가끔 머리에 땀이 나고 젊을 때보다 복부에 살이 좀 붙는 느낌이다, 정도예요. 주변에서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주사로 관리하기도 한다는데, 전 직접 주사를 놓는 게 겁이 나서 못 하겠어요. 그냥 제 방식대로 몸도 마음도 관리하려고요.
“강주은처럼 우아하게 나이 들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게 봐주셔서 굉장히 고맙죠. 제가 ‘나의 어디를 보고 우아하다는 걸까?’ 생각을 해봤거든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자꾸 우아하단 칭찬을 생각하고 있으면 뭘 하든 의식하게 되잖아요. 저는 뭘 더 하려 하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살아요. 저는 제 삶에 만족하거든요. 점수를 준다면 10점 만점에 7점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옛날 자료를 볼 수 있잖아요. 신기하게도 저는 30년 전에도 지금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과거의 제가 지금과 똑같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에요. 지금에 만족할 수 있게 과거에 잘 살아준 저한테 고마워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같은 건 없나요.
부담이 있죠. 저를 좋게 봐주셔서 너무나 감사한데, 부럽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너무 부러워하지 마시라고 꼭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안고 가는 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연예인이 아닌걸요. 남편이 연예인이죠. 다만 남편과 결혼하면서 공인의 인생에 들어오긴 했죠. 그러면서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에 제가 일일이 상대할 수 없다는 걸 배웠어요. 그렇다면 제가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제 인생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요. 꾸준히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꾸준함’이라는 DNA를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에서 어머니가 옷을 30~40년씩 입는다는 얘기를 했잖아요. 옷이 맞도록 몸매를 유지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죠.
맞아요! 저는 부모님 덕에 최민수라는 누구도 해석 못 할 존재와 함께 30년 넘게 서로 존중하며 살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좋은 부모님, 좋은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금 행복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아무리 좋은 배경에서 자라더라도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는 건 절대로 아니에요. 매일 행복하지 않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는 게 인생이더라고요. 제가 부모님이 사는 과정을 봐왔기 때문에 이 불편한 남편을 만나자마자 ‘이제는 이 사람에게 내가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겠구나’ 느꼈다니까요(웃음). 제가 아이들한테도 항상 얘기해요. 사랑에 빠지면 불편할 준비를 하라고요.

캐나다에 사는 부모님과 합가를 연습 중인데, 1년에 절반쯤 한국에서 함께 지낸다. 올봄 캐나다로 돌아간 부모님은 10월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인생이 뜻대로 안 돼도 실패는 아니에요”
그럼 반대로 두 아들을 보면서 ‘이건 내가 물려줬다’ ‘이건 남편 붕어빵이다’ 싶은 부분이 있나요.일단 첫째 유성이는 아빠랑 꼭 닮았어요. 연기에 대한 재능도 있고 진실해요. 하지만 저는 유성이가 연기를 업으로 삼는 건 싫다고 했어요. 일이 일정하게 있질 않잖아요. 제가 결혼한 지 10년이 됐을 때 ‘나도 일을 해야겠다’고 도전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유성이에게 “조금 더 오래 갈 수 있는 직업이 안심될 것 같다”고 설득해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중이에요. 둘째 유진이의 경우는 저랑 성향이 비슷해요. 어려서부터 컴퓨터하는 걸 좋아하더니 지금은 3D 디자인을 배우고 있어요. 디즈니처럼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 하는데, 워낙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유진이한테도 “인생이 네가 원하는 대로 안 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결국은 성실히 일하는 자세와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얘기해줬어요. 제 인생이 딱 그렇잖아요. 제 뜻대로 안 됐지만 실패는 아니죠.
하긴 시간이 흐를수록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가 아닌 강주은으로 일을 하고 있잖아요.
결혼 초기에는 남편이 부러웠어요. 저는 무얼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물론 주부의 삶도 대단하지만, 남편이 힘들어하면 “내가 알아서 할게. 자기는 일하지 말고 쉬어”라고 말할 수 있는 제 모습을 꿈꿨거든요. 너무 큰 소망인가 싶었는데, 거북이가 해냈어요. 제 이름을 건 홈쇼핑 생방송을 9년 동안 하고 있잖아요. 간혹 한국에 온 지 3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말이 그러냐고 하는데,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영어를 배운 사람 중 외국에서 네이티브같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마음이 전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언어, 이 정도면 충분하죠. ‘네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이란 명언도 남겼잖아요(웃음).
하하. 그 말은 ‘남편의 돈도 내 거고, 내 돈도 내 거’라고 금전적으로만 보면 우스울 수 있어요. 그런데 그 말 안에는 남편의 모든 걸 제가 품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요. 결혼해 살면서 어떻게 남편에게 좋은 일만 있겠어요. 심지어 어떤 일들은 제가 감추고 싶은데도 다 알려져 있어요. 결국 좋은 것만 가져갈 수 없고 이 사람의 안 좋은 것, 허물, 책임도 제가 아내로서 함께 나눈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얘기를 하면 남편은 재미없다고 해요. 사람들이 ‘네 돈도 내 돈, 내 돈도 내 돈’으로 알도록 남겨두는 게 재미있대요.
강주은 씨에게 ‘깡’은 뭔가요.
저한테 깡은 예상하지 못한 삶을 그래도 잘 살아온 것이에요. 앞으로도 그래요. 우리 부부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잖아요. 이왕이면 우리 사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하는 행동과 사는 모습을 보고 ‘아 저런 방법이 있구나’ 하면서 저의 조각을 자신의 퍼즐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이에요. 한 가지만 더 바란다면, 개념 있는 노인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강주은 #최민수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출처 강주은 인스타그램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