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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보통 엄마의 남다른 교육법

‘아이 특성 고려한 맞춤 교육법’

“조바심 내지 말고 아이 능력을 객관적으로 봐야 해요”

기획·이남희 기자 / 글·김이경‘자유기고가’ / 사진ㆍ김형우 기자

입력 2006.04.06 15:30:00

주부 김희재씨는 서울 목동·대치동 학원가로부터 컨설턴트 영입 제의까지 받은 교육 전문가다. 두 아들을 과학고에 진학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학부모들에게 자녀 학습관리부터 학원선택 요령까지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기 때문. 그로부터 두 아들을 과학 영재로 키운 비결을 들었다.
‘아이 특성 고려한 맞춤 교육법’

주부 김희재씨(45)는 요즘 주변 학부모들에게 상담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학 영재인 두 아들 덕분이다. 큰아들(17)은 한성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 재학 중이고, 작은아들(15)은 이번에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그러다보니 “비결이 대체 뭐냐”는 엄마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은 그를 컨설턴트로 영입하겠다는 학원과 교육법을 책으로 내보자며 제안하는 출판사의 연락도 심심치 않다. 김씨는 이런 갑작스러운 관심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한다.
“저희 아이들도 지금 자라는 과정에 있는데 대단한 성공 사례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러워요. 저는 그냥 제 경험과 함께 만일 지금 어린아이를 키운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는 일종의 후회 같은 것을 섞어서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거든요. 지금이야말로 정말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취학 전 아이를 둔 엄마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더 많아요.”

아이가 어릴수록 ‘엄마는 나를 믿는다’는 신뢰감 심어줘야
족집게 강사식의 핵심 정리와 요약을 기대한 조급함을 무안하게 만든 것은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답변이었다. 그는 무엇보다 “‘말이 통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엄마들이 ‘공부하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다며 답답해하는데 이는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대화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라고.
그의 두 아들은 지금도 아빠와 몸을 부대끼며 논다. 가족들이 함께 있을 때면 거실에 모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여름에는 가족끼리 너무 붙어 있어 더 덥게 느껴질 정도라고. 그는 아이가 본격적으로 공부에 집중해야 할 사춘기 때 공부나 고민거리에 대해 자녀와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어떤 분위기 속에서 아이를 키워왔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공부하라는 말이 잔소리로 들리지 않으려면 ‘엄마가 공부하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해요. 그러려면 어릴 때부터 아이가 원하는 걸 놓치지 않아야 하고, 수다쟁이처럼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초·중등 교육보다 유아기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씨는 잘못한 일은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야단쳐도 실수로 일어나는 일에 관해서는 절대로 꾸짖지 않았다. 아이가 물을 쏟으면 화내거나 짜증내는 대신 “엄마가 물컵을 여기에 둬서 물이 쏟아지기 쉬웠구나” 하는 식으로 반응했다.
먹기 싫다는 것은 왜 먹기 싫은지 반드시 이유를 물었고 왜 먹는 게 좋은지 이야기를 덧붙여 아이와 실랑이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을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나올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
교육에 대한 지식과 생각이 남다르다 싶은 그는 전직 과학교사다. 본인은 “글쎄요”라고 말하며 웃었지만, 아이들이 과학 쪽에 재능을 키우게 된 것이 엄마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그는 육아를 위해 아이들이 어릴 때 교직을 그만뒀다. 형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때까지 그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대신 직접 그들의 공부를 봐줬다.
취학 전에도 그는 아이들을 유아 교육기관에 보내지 않고 직접 가르치는 방법을 택했다. 과학 영재로 키우는 데 가장 도움이 됐던 교육법은 만들기와 블록놀이였다. 책과 TV도 중요한 교재였다.
그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종이접기와 생활 소품을 이용한 만들기를 아이의 지능 및 창의력 발달에 좋은 최고의 놀이로 꼽았다. 책은 무조건 많이 읽히기보다 자녀가 관심을 두는 분야가 생겼을 때, 그것과 관련된 책들을 골라 선물하는 방법을 택했다.

“어떤 엄마는 몇 천 권의 책을 보여줬다고도 하고,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게 좋다고 하지만, 아이마다 관심은 다른 거잖아요. 하루 몇 시간 혹은 몇 권을 정해두고 읽어주지 않고,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갖는지 살폈다가 그와 관련된 책을 선물하면 굉장히 좋아해요. 그렇게 받은 책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죠.”
김씨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에게 해롭다고 생각하는 TV를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TV를 해롭다고 말하는 것은, 아이가 폭력적인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보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 트렌드와 상관없이 김씨가 꼽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용 비디오와 TV 프로그램은 디즈니 만화류와 클래식 음악이 담긴 비디오물이다. 그는 한글교육도 만화 제목을 읽어주면서 시작했다. 또 만화를 본 뒤에는 빼놓지 않고 다양한 질문을 던져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학습교재로 활용했고, 아이가 뒷이야기를 상상해보도록 했다.

학원 교육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아
김씨는 큰아들을 초등학교 6학년 때, 둘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학원에 보냈다. 그전까지는 아이가 관심을 갖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학교에서의 수업과 과제를 충실히 하도록 했을 뿐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시험이 없었기 때문에 학원의 필요성이 와 닿지 않았다고.
“큰아이가 6학년 2학기가 됐을 때 중학교 과정 준비를 위해 서울 종로에 있는 제법 유명한 학원에 갔어요. 진단평가를 통해 경시반, 과학고반, 엘리트반 등과 같이 성적 순으로 반을 나눠 수업을 진행하더라고요.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도, 특목고를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한다는 것도 그때 알았죠.”
수학에 재능이 있던 큰아이는 좋은 성적을 얻어 경시반에 들어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때 비슷한 성적을 받은 다른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 수준까지 선행학습을 마친 상태였다. 그는 아이가 선행학습이 전무한 상태라 망설였지만, 아이는 학교와 학원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보통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선행학습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만 김씨의 견해는 다르다.
그는 아무리 성실한 아이라도 미리 배운 것을 두 번, 세 번 반복해 들으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물론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그 수준에 맞춰 몇 학기라도 앞서나가 학습 욕구를 채워줘야 하겠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방법이 맞지 않는다는 것. 김씨는 한 학기 정도 선행학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권한다.
초등학교 시절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도 기초 실력을 튼튼히 다지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의 성격과 소질에 맞춰 교육한 덕분이다. 지금은 과학 영재로 불리지만 큰아들은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으로부터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선생님이 아이가 영특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행동이 느린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셨어요. 선생님께는 하나에 몰입하면 쉽게 끝맺지 못하는 아이의 성향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구했는데 너무 속이 상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저도 모르게 아이를 자꾸 독촉했던 것 같아요. 이후부터는 아이가 슬슬 눈치를 보면서 오히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더라고요.”
‘취학 전 자녀에게~’
김희재식 눈높이 대화법

▼ 모든 사물을 의인화해 설명한다
“저 나무는 옷이 없는데 느낌이 어떨까.”
아이가 작은 사물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방법이다.

▼ 엄마의 감정을 표현한다
“엄마는 ○○했으면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때?”
엄마의 행동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것이 결국 엄마의 말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 바탕이 된다.

▼ 모르는 것은 솔직히 말하고 함께 답을 찾는다
아이의 모든 질문에 다 답할 수 있는 엄마는 없다. “우리 이제 같이 답을 찾아보자”라고 말해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주는 게 최선이다.


‘아이 특성 고려한 맞춤 교육법’

김희재 주부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동안 먼저 잠자리에 든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자기도 모르게 조급한 마음에 내뱉은 한마디가 아이를 오히려 혼란스럽게 한 것 같아서 무척이나 후회했다는 그는 이후부터는 하나를 하더라도 완벽하게, 천천히 배우려는 아이의 속도를 따랐다. 친구들에게조차 공부를 못한다고 낙인 찍혔던 큰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싫다는 표현이 확실해 엄마를 당황하게 할 때가 많았다는 둘째는 상상하고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 공부할 때 이야기하고, 함께 책을 찾아가며 궁금증을 해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엄마가 극성이 되는 이유는 주변 아이들과의 비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그 속에서 걱정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씨 역시 그런 욕심을 접는 것이 가장 어려웠지만, 최대한 아이의 능력과 특성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초등학교 교육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아이가 숨쉴 구멍은 하나쯤 허락해줘야 해요”
엄마들이 김희재씨에게 가장 많이 묻는 것은 바로 두 아들의 특목고 합격 노하우와 공부 과정이다. 두 아들이 특목고를 목표로 준비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던 때부터였다.
“두 아이 모두 수학과 과학 성적이 두드러지게 좋아서 그쪽 적성을 살려주기로 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도 분발할 수 있도록 목표를 잡는 것 같아요. 저희는 특목고의 특별전형을 목표로 공부했죠. 특별전형에 도전하려면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해 학원 경시반에서 꾸준히 준비했어요.”
학원 선택법을 궁금해하는 엄마들에게 그는 “특목고를 준비하거나 아이 성적이 상위권이라면 성적에 따라 맞춤 교육을 하는 유명 학원을 택하라”고 권한다. 학원의 노하우뿐 아니라 같은 반 학부모들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성적이 중하위권이라면 대형 학원보다는 아이의 특성을 잘 알고 친밀감을 느끼며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해주는 소규모 학원이 적당하다고 한다. 아이의 처진 진도에 맞춰주고, 여러 번 반복학습을 해주기 때문.
자녀의 공부 스케줄 짜기 및 학습시간 관리 노하우에 대해 묻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는 자녀가 공부하는 모습이나 컨디션에는 관심을 갖되, 일일이 시간을 체크하거나 간섭으로 느낄 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김씨는 두 아이 모두 주변에서 부러워할 만한 영재성이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번은 음악을 좋아하던 큰아들이 경시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이어폰을 귀에서 떼지 않은 채 기타 연주에 빠져들었다. 아들이 예전만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것이 뻔히 눈에 보이고, 학원에서도 걱정의 말을 들었지만 그는 아이를 야단치거나 막지 않았다.
아이가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 자기가 음악에 쏟는 시간만큼 공부에도 투자하겠다고 다짐했기에 믿어보는 쪽을 택했다. 물론 처음엔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결국 원하던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상담을 청해오는 엄마들에게도 “아이가 숨쉴 구멍 하나쯤은 허락해주라”고 권한다.
학습시간은 아이들이 정하도록 했지만, 아이들이 공부하는 동안 그가 먼저 잠자리에 드는 일은 없었다. 아이들이 한창 시험기간일 때면 그도 함께 철야 모드에 돌입했다. 잠을 참기가 너무 힘들어 준비한 것이 바로 마늘. 잠을 쫓는 데는 매운 마늘을 까는 것이 최고라고. 시험기간이 끝나면 수북이 쌓이는 마늘을 여기저기 나눠주는 바람에 인심도 덤으로 얻게 됐다고 한다.
엄마인 그가 때때로 속 타는 마음을 감추고 지켜보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아빠는 친구나 선배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재미를 알겠다고 해요. 아이들 앞에서 기타도 치고 재미있는 농담도 잘해요. 역할 분담이 돼야 가족들 중에 지치는 사람이 없고, 그래야 웃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죠.”
카이스트에 진학해 과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큰아들과 과학고에 입학했지만 어학이나 경제 쪽에도 관심이 많아 아직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작은아들. 그는 두 아들을 과학고에 보냈다는 것만으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 아이들의 공부가, 그리고 그의 교육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김희재 주부가 알려주는 맞춤형 공부 전략
▼ 먼저 내 자식에 대해 솔직해지자
부모의 기대치가 높으면 아이는 부모를 속이게 된다. 상담을 통해서 아이의 현재 위치, 그리고 가능치를 아는 것이 성적을 올리기 우한 첫 번째 관문이다.

▼ 상위권은 장기 목표를 세워라
특목고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이라면 고교 입학까지 장기 목표를 세운다. 학교시험과 경시대회를 어떻게 대비할지, 방학 단위로 공부 계획을 잡도록 한다.

▼ 하위권일수록 단기 목표를 세워라
성적이 나쁠수록 소박한 목표를 세우고 일단 잘하는 과목부터 재미를 붙이도록 격려해준다. 괜한 욕심에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금물. 예습정도의 수준이 적당하다.

▼ 영어와 수학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성적이 하위권일수록 가장 먼저 포기하는 것이 영어와 수학이다. 하지만 반복학습을 통해 끈을 놓지 않도록 해야 기본기를 잡을 수 있다.

▼ 공부하라는 말은 타이밍을 지켜라
컴퓨터 앞에 앉은지 5분도 안됐는데 "넌 만날 컴퓨터에 붙어 앉았니? 공부 좀 해" 라고 말해 아이의 반발심만 사는 경우가 있다. 공부하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야 아이에게 받아들여진다.


여성동아 2006년 4월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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