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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특별 기획│프라하의 연인

역대 대통령 딸들의 청와대 시절 & 요즘 생활

청와대에서의 결혼식, 밀착경호 받는 학교생활, 부담 피한 외국생활…

글·강지남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5. 11. 14

실제 대통령의 딸들은 누가 있었고, 그들의 청와대 생활은 어땠을까. 청와대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두 명의 초등학생 딸이,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이미 출가한 세 딸이 있었다. 궁금한 역대 대통령 딸들의 청와대 시절과 요즘 생활.

역대 대통령 딸들의 청와대 시절 & 요즘 생활

노태우 대통령의 딸 소영싸와 전두환 대통령의 딸 효선씨, 노무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각각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결혼을 했다. 위쪽부터 박정희, 노태우, 전두환,노무현 대통령과 딸들.


9명의 전·현직 대통령 중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7명의 대통령은 모두 슬하에 딸을 두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딸 셋을 두었으며 윤보선 전 대통령은 딸 둘을,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외동딸을 두었다.
가장 어린 나이에 청와대 생활을 한 대통령 딸은 박근령(서영에서 개명)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9세의 나이에 두 살 위의 언니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당시 5세이던 박지만씨와 함께 청와대 생활을 시작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청와대를 떠날 때 근혜·근령 자매의 나이가 각각 27세와 25세였으니 이들 자매는 청와대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다닌 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근혜·근령 자매 말고도 딸이 한 명이 더 있다. 한국전쟁이 터지고 이혼한 전처 김호남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첫딸 박재옥씨로 큰아버지 댁에서 자랐다. 1957년 한병기 전 국회의원과 결혼한 재옥씨는 청와대 생활을 한 적이 없다. 그는 외교관이던 남편을 따라 미국 등지에서 거주하면서 유학생과 교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현지의 어려운 상황을 본국에 호소해 편익을 주기도 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오경환, ‘대통령가의 사람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외동딸 효선씨는 단발머리 여고생 때 청와대에 들어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후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지난 9월 이혼했다.
역대 대통령 딸들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로 현재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다. 그는 미국 유학 중이던 85년 최 회장을 만나 연애하다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인 88년 9월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주례로 결혼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2남3녀를 두었는데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차남 현철씨를 제외한 자녀들은 일반 대중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장남 은철씨와 혜영·혜경·혜숙 자매는 모두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에 결혼해 미국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의 딸들이 모두 미국으로 건너가 사는 것은 오랜 세월 군사정권으로부터 핍박받아온 야당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탓이었다. 연세대를 졸업한 재원인 큰딸 혜영씨는 무역회사를 다니던 이창해씨와 결혼했는데, 이씨는 결혼 직후 사장에게 “야당 정치인의 사위가 우리 회사에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우므로 그만둬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자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화여대 음대를 수석 졸업한 차녀 혜경씨와 성심여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막내딸 혜숙씨 또한 미국 교포와 맞선으로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김기수씨는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자녀들과 사위들은 국내에서 취업하거나 사회활동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미국으로 떠나게 된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딸들은 대통령 취임식 때 잠깐 귀국했을 뿐 거의 국내에 들어오지 않으며 미국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고 전했다.

윤보선 전 대통령과 최규하 전 대통령의 딸들 또한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출가해 가정주부로 평범하게 살아왔다. 윤 전 대통령의 큰딸 완구씨는 형법학계의 권위자로 고려대 교수를 지낸 남흥우씨와 결혼했으며, 화가로 활동하기도 한 차녀 완희씨는 상해임시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고 신규식씨의 아들 신준호씨와 결혼했다. 여든 살이 넘은 완구·완희 자매는 현재 고령으로 건강이 쇠약하다고 한다. 최규하 전 대통령의 딸 종혜씨는 서대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의 부인이다.
한편 아버지가 대통령당선자 신분이던 2002년 12월 결혼한 현직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는 3년 넘게 근무하던 영국대사관을 그만두고 올 초 남편을 따라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는 2004년 1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법무법인 화우에 변호사로 입사한 곽상언씨. 곽씨는 입사 1년 만에 뉴욕주립대 로스쿨로 유학을 떠났다. 입사 5~6년이 지난 후에 유학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곽씨 부부의 미국행에 대해 ‘현직 대통령의 자녀로 국내에 거주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의 관계자는 “정연씨는 뉴욕에서 따로 공부하는 것 없이 남편을 내조하며 돌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청와대 경호실을 발칵 뒤집어놓은 대통령 딸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
일반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대통령 딸들의 청와대 생활은 어땠을까. 박근혜 대표의 청와대 생활에 관한 일화 하나가 있다. 박 대표는 학창시절 대통령 딸로 ‘튀는’ 것이 싫어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는데, 어느 날 버스기사가 박 대표에게 “너희 학교에 대통령 딸이 다닌다면서?”라고 물었다. “대통령 딸은 어떻게 생겼니?”라고 묻는 버스기사에게 박 대표는 “저랑 비슷하게 생겼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박근령 이사장은 2002년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 음대를 다니던 시절 변장을 해 경호원들을 따돌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딸 효선씨는 청와대 경호실을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을 일으킨 일화가 있다. 서울대 1학년 때 친구들과 대성리로 MT를 갔다가 새벽에 갑자기 사라져 대성리까지 따라갔던 경호원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것. 당시 청와대 경호실은 망우리에 첨탑을 새로 설치해 무전기 송수신기를 설치하는 등 대통령 딸의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지만 새벽에 효선씨가 갑자기 사라져 청와대는 발칵 뒤집혔고 즉각 대성리 주변에서 차량 검문이 실시됐다. 효선씨는 사라진 지 한 시간 만에 망우리 부근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당시 서울대를 출입했던 한 취재기자는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르다 심경이 복잡해져 청와대로 돌아가려고 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됐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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