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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02 #scandal_parody

지난 한 달, 여의도

editor 정희순

2016. 12. 2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한눈에 보여주는 짧디 짧은 이야기들.

# up 청문회가 낳은 스타와 진땀 뺀 사람들

고영태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 불씨를 지핀 최초의 내부 고발자답게 청문회장에서도 시원시원한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 위증 논란에도 불구, 훈훈한 외모 덕에 고영태 팬 카페가 생길 정도.

손경식  재벌 기업 총수 중 가장 큰 폭탄 발언을 쏟아낸 CJ그룹 회장. 청와대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지시했다고 고백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전 대표. 재벌 기업 총수 바로 뒤에서 “재벌은 공범이 아닌 주범”이라 말하고, 국조위 의원을 향해 “이게 대체 무슨 질문이냐”고 따져 물은 제대로 된 전문가.

여명숙 차은택 감독의 후임으로 문화창조융합본부 위원장으로 취임했다가 50여 일 만에 사임한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속 시원한 증언과 함께 “재갈을 물려서 일을 못하게 하는 시스템은 그만해야 한다”며 걸 크러쉬 면모를 보여줬다.

조한규 2년 전 ‘정윤회 비선 실세 논란’을 터뜨린 <세계일보>의 전 사장. 아는 것이 많은 만큼 그가 폭로한 내용들도 메가톤급.



박영선 시종일관 최순실을 모른다고 발뺌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당황하게 한 주인공. 최씨가 증거인멸을 강요하는 녹취록까지 입수해 공개한 핵사이다.



# DOWN

최경희 정유라 학사 특혜 논란을 빚은 이화여대 전 총장. 이대를 떠나라는 말에 눈물을 훔치며 “이화는 제 모든 인생”이라 말했다. 진정성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은 게 함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청문회장에서 하도 “송구스럽다”는 말을 반복해 삼성그룹이 아닌 삼‘송구’룹이라는 말도 나왔다.

안민석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연 공로는 인정한다. 간호장교를 만나러 미국으로, 정유라를 잡으러 독일로 날아간 열정도 훌륭했다. 그런데 청문회 땐 너무 폼에만 신경 쓴 나머지 증인들을 향해 자극적인 멘트를 날려 구설에 올랐다.

김기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비서실장이 아무 것도 모를 수 있다는 게 진정한 그의 능력.

이완영 고령인 재벌 총수들의 ‘조퇴’를 건의하는 쪽지를 쓴 국조특위 간사. 위증 교사 연루 의혹까지 겹쳐 최악의 불명예를 얻었다.



# bromance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11월 30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정리해 공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앞서 표 의원은 찬성, 주저, 반대로 나눠 의원들의 이름을 자신의 SNS에 올렸고, 한 네티즌이 국회의원들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면서 의원들은 시민들의 폭탄 문자 메시지에 초토화됐다.  

결국 지난 12월 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이 거세게 항의했고, 두 의원은 반말과 고성을 주고받으며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표 의원은 국회 본회의 5분 자유 발언에서 장 의원을 비롯한 동료 국회의원에게 사과하며 “책임은 지겠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누가 서명하고 서명하지 않는지 끝까지 국민들과 공유하겠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12월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화해의 악수를 건네 브로맨스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청문회에 등장한 웃픈 말말말

당신은
재벌 아니잖아요

“재벌 총수들 중 촛불 집회 나가신 분 손들어보라”고 하니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혼자 번쩍 손을 들자 안민석 의원이 던진 말.


그렇게 하면
삼성 면접시험에서도
낙방합니다

1차 청문회에서 “모른다” “죄송하다”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말.






제가 밉죠?”
꼭 뵙고 싶었어요

장시호 씨에 대한 의혹과 체포를 앞장서 주장했던 안민석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한 장씨에게 던진 말. 그러자 장씨도 “꼭 뵙고 싶었다”며 화답했다.
썸인 듯, 썸 아닌 두 사람.







# no show 불출석 방법도 국민농단급, 청문회 프로불참러들

최순실
최순실 없는 국정조사는 결국 앙꼬 없는 찐빵 신세가 됐다.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에 자필로 적은 이유가 공‘항’장애라고 하니 국민은 더 기가 찰 노릇. 당초 하‘열’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던 조카 장시호와 어쩜 그리 판박이인지.
차라리 ‘약물중독’을 써내시죠.



정유라
학사 특혜 논란의 장본인으로 출석을 통보했으나 나오지 않은 최씨의 딸 정유라. 국조위 안민석 의원이 교민들의 첩보를 입수해 소재를 파악하고 교민들과 돌아가며 잠복을 하기도 했다. 잠적 마술은 금메달 감이다.



우병우
‘법률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얻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동행명령장 발부에 가족과 함께 사라진 우 전 수석을 수배하기 위해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다수의 시민들이 돈을 모아 포상금을 마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조여옥
박근혜 대통령 시술 논란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간호장교. 세월호 당일 박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위탁 교육과정 선발자로 뽑혀 미국 텍사스 주 미 육군 의무학교에서 연수 중이라며 불출석 사유를 밝힌 바 있다.




# KEYWORDS

역사 바꾼 빼박캔트 증거 _ 태블릿PC
의혹 수준으로만 제기됐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증거물. jtbc가 발견해 여기 담긴 자료들을 분석, 보도한 뒤 검찰에 최순실 국정 농단의 증거물로 제출했다. 최씨 측이 ‘위증 교사’를 지시할 만큼 포기하지 못하는 물건.

나라 살린 동물 _개
청문회에 참석한 고영태 씨에게 최순실 씨와 틀어진 이유에 대해 묻자 “정유라의 개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영태가 개를 잘 돌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순실 씨가 그에게 폭언을 했다는 것. 외신은 이를 ‘퍼피게이트’라 타전했다.

19금 막장 _ 비아그라

청와대에 들어간 약물 목록 중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비아그라가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청와대는 ‘고산병 치료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다른 치료제도 많은데 하필 왜?”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외신들도 ‘파란 집의 파란 알약’이라고 이 소식을 보도했다.

시민의 힘 _ 촛불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다. 탄핵 표결을 앞둔 지난 12월 3일 토요일에는 주최 측 추산 2백32만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해외에선 일제히 ‘폭력적인 시위가 아닌 축제 같은 분위기’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치는 엉망이지만, 시민 의식 하나만큼은 세계적인 수준.

대통령의 자존심 _ 올림머리
세월호 사고 당일,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방문하기 전 전속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데 시간을 허비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와대는 “20분 걸렸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20분 안에 할 수 없는 헤어스타일”이라고 분석한다. 박 대통령의 ‘이미지 정치’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키워드.

순실 메뉴 _ 스키야키와 김밥
<여성동아>의 특종으로 세상에 알려진 최순실의 입맛. 한상훈 전 청와대 조리장은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매주 일요일 최순실이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했고, 그때마다 스키야키를 주문했다. 김밥 포장까지 해 갔다”고 밝혀 전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다. 일각에선 스키야키와 김밥이 탄핵소추안 가결의 일등 공신이라고 평하기도.

대한민국 학부모의 역린을 건드리다 _ 이화여대
정유라의 학사 특혜 논란에 불을 지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열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여름 경찰의 과잉 진압에도 불구, 학사 농단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최경희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결국 교육부에 의해 정씨에 대한 특혜가 확인됐고, 최 총장도 사퇴했다. 국정 농단 사태의 일부이자 축소판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 청문회에는 간접광고가 포함돼 있습니다

증인들이 착용해 하루아침에 뜨거운 관심을 받은 아이템들.



이재용_립밤
1차 청문회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바싹 마른 입술을 촉촉하게 적셔준 것은 바로 ‘소프트립스’의 립밤. 국내에선 아직 판매되지 않는 제품으로 직구로만 구매할 수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가격은 1.99달러(약 2천4백원)다. 체리, 수박, 산딸기, 초콜릿 등 여러 향이 있지만 이 부회장이 사용한 제품은 바닐라 향으로 추정된다. 소프트립스 약 2천4백원



최태원_안경
재벌 총수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것은 SK 최태원 회장이었다. 이유는 카메라 조명과 책상 위 종이를 반사해 최 회장의 눈을 보이지 않게 만든 안경알 때문. 청문회 생중계 중 패션 커뮤니티에는 ‘최태원 회장의 안경이 어디 제품인가요’라는 질문들이 속속 등장했다. SK 관계자는 “눈 건강이 좋지 않아 평소에도 빛을 반사하는 안경을 사용한다. 가까이서 보면 보통 안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호_패딩 점퍼
‘최순실 프라다 구두’에 이어 화제의 중심에 선 최씨 일가의 패션 아이템. 바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패딩 점퍼다. 평범한 검은색 패딩 점퍼였는데, 매의 눈을 가진 누리꾼들이 왼쪽 소매에 새겨진 Y 문양을 보고 브랜드를 찾아냈다. 블랙야크 엣지다운 패딩 점퍼 67만원.



# PRESIDENT

1
10월 25일
“(최순실은) 과거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

“순수한 마음으로 연설문이나 홍보물 등에서 일정 부분 도움을 받았다.”
“청와대 보좌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최순실 개입을) 그만뒀다.”

2
11월4일

“특정 개인이 여러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다.”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나 특검도
수용하겠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3
11월 29일
“단 한 번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
.”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




#OOPS!

비유가 불륜? _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
아내가 남편 바람 모르듯 최순실 몰랐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의 언론 인터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청와대 조리장도 알았다는 최순실 씨의 존재를 친박에서 모를 수가 있냐는 사회자의 거듭된 질문에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제일 늦게 아는 건 부인”이라고 해명한 것. 부인이 남편의 바람을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어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지.

촛불집회 홍보대사 겸 기술자문 _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촛불이 횃불이 되게 한 장본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집회를 두고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고 발언해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 그의 이 발언 때문에 이후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에는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LED 촛불이 등장했다. 촛불집회 발전에 큰 공로를 세웠다.

‘지지자’에 둘러싸인 _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
탄핵안이 가결되면 장을 지진다
지난 11월 30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탄핵 실천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집어넣을게요”라고 발언했다.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을 한 셈. 탄핵소추안은 결국 통과됐고, 국회가 이정현 전 대표의 장을 지지기 위한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일만 남았다.

목 탄다 목 타!

‘5공 비리’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국회에 모인 대한민국 8대 그룹 총수들. 위에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대표이사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대표이사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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