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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AR

꽃꽂이 하는 상남자 Brian

글 · 정희순 | 사진 · 조영철 기자 | 디자인 · 김영화

입력 2016.05.18 15:47:04

흔히 남자는 둘 중 하나라고 말한다. 운동에 매진하는 상남자거나, 자상하고 섬세한 로맨틱 가이거나. 그런데 이 남자는 그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갖췄다.
두 얼굴의 매력남 〈플라이투더스카이〉 브라이언과의 인터뷰.
꽃꽂이 하는 상남자 Brian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의 한적한 골목 어귀. 조용히 들리는 음악 소리를 따라가보니 화려한 색감의 꽃이 활짝 피어나 있다. 통유리로 된 천장에서는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이곳은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멤버 브라이언(35)이 지인 강예원(35) 원장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플라워 카페 ‘브라이언뜨리아농’이다. 원래 청담동에서 작은 꽃집을 운영하다가 작년 9월 이곳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브라이언의 취향은 플라워 카페 곳곳에 배어 있었다. 그렇게 찬찬히 카페를 둘러보고 있을 즈음 캐주얼한 차림의 브라이언이 등장했다. 막 운동을 마치고 온 참이라고 했다.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가게 한편에 놓인 꽃으로 향한다. 단단한 팔뚝으로 여리디여린 꽃을 살피는 손길이 제법 능숙하다.



꽃꽂이 하는 상남자 Brian
하기야 그가 꽃집 사장님으로 변신한 것도 벌써 2년여 전. 소속사 근처 꽃집에서 지인에게 선물할 꽃을 산 인연이 이어져 지금의 공동 대표 강예원 원장과 꽃집을 열었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당시 아르바이트로 잔디 깎기를 비롯해 가드닝을 해왔던 브라이언은 원체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혼자 사는 집의 인테리어를 위해 직접 과천 꽃시장에 가서 꽃을 사다 심는 것도 취미 중 하나였다. 처음 꽃집을 오픈하며 “돈을 모아 2년 후쯤엔 클래스를 열 수 있는 플라워 카페를 차리자”고 다짐했던 것이 불과 8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요즘은 취미반부터 전문가 과정까지 꽃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좋아하는 꽃을 딱 하나만 고르기가 어려워요. 봄에는 파스텔톤 꽃이 예쁘고, 조금 더워지면 화이트 톤, 가을에는 주홍빛이 아름답죠. 겨울에는 아주 빨간색의 느낌이 좋아요. 보통 사람들은 장미를 꽃 중 최고라고 하시는데 전 장미는 별로예요.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정원에 장미를 심곤 했는데 매번 가시에 찔린 기억 때문인 것 같아요. 그보단 튤립, 칼라, 나도제비난(호접란)처럼 꽃잎의 수가 많지 않고 심플한 것들을 좋아하죠. 뭔가 우아해 보이잖아요.”

3월과 4월엔 결혼식이나 연인을 위한 행사가 많아 한동안 부케를 만들며 시간을 보냈고, 요즘은 가정의 달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얼마 전엔 강남차병원에서 재능 기부 형식의 플라워 클래스도 열었다. 멀리 나가 꽃구경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꽃다발 만들기, 인테리어 소품 활용법 등을 직접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꽃을 보면 마음이 힐링이 돼요. 처음엔 제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생각해보니 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위안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병원에서 클래스를 열고 강단에 서서 사람들의 표정을 보는데, 아이처럼 웃고 계시더라고요. 꽃이 진짜 치유의 힘이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모든 이에게 자신만의 고민거리가 있듯 그 역시 마찬가지다. 브라이언은 “아무리 복잡한 일이 있어도 꽃을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웃었다. 플로리스트 일 외에 브라이언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또 있다. 바로 운동이다. 데뷔 직후부터 지금껏 운동을 쉰 적은 없지만 몇 해 전부턴 일반 피트니스가 아닌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크로스핏은 미국에서 경찰 특공대·소방관·군인 등이 체력 단련을 위해 하던 운동이 대중화된 것으로 일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약간 다르다. 피트니스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면 크로스핏은 여럿이 함께 모여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브라이언은 재작년에 직접 반포동에 크로스핏 박스를 열었다. 그에게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사업을 두 개나 벌이는 바람에 이제 스테이크는 꿈에서만 먹는다”며 웃었다.



10월엔 〈플라이투더스카이〉로 컴백

꽃꽂이 하는 상남자 Brian
1999년 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데뷔 18년 차. 제아무리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 해도 힘든 일 하나 없었을 리 만무하다. 브라이언도 마찬가지다. 플라이투더스카이로 함께 활동하는 환희와의 비교는 물론이고 둘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구설도 끊이지 않았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둘의 사이를 둘러싼 키워드는 ‘열애’ 아니면 ‘불화’ 둘 중 하나였다. 사이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둘이 사귀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고, 조금 소원한 모습을 보여주면 ‘플라이투더스카이 해체설’이 떠돌았다.

“가끔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속상할 때가 많아요. 생각 없이 하는 한마디가 연예인에겐 굉장히 상처가 돼요. 우울감이 극도로 몰려왔을 땐 ‘괜찮아요, 노력하면 돼요’라는 댓글을 보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6개월 동안 정신 병원을 다녔던 과거와 자살까지 생각했던 속내를 털어놓는 그에게 “원래 그렇게 솔직해요?” 하고 몇 번이고 되물었다.

“데뷔 때부터 ‘넌 너무 솔직해서 문제야’라는 말을 들어왔어요. 사람들은 제게 어떤 부분은 감추고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죠. 그런데 전 그렇게 포장하는 게 싫어요. 잘못한 일도 솔직하게 말해야 저를 믿고 지원해주는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의 가식적인 모습만 보고 사랑해준 분들이 나중에 제 실제 모습을 알면 실망하고 떠나갈 수 있잖아요.”

그는 힘들었던 시기를 신앙으로 버텨냈다. 그는 연예계 대표 크리스천 중 한 사람이다. 사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한다.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데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에 신경을 써야 하는 직업 특성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진지했다. 오히려 “자신의 종교를 떳떳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면 그게 무슨 신앙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지금까지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하나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죽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계기도 ‘내 삶의 주인은 내가 아닌데…. 내가 고작 이런 일로 멍청한 판단을 하려 하다니’ 하는 생각 때문이었거든요.”

과거보다 마음이 많이 단단해진 요즘이지만, 여전히 고민거리는 있다. 우울함보다는 답답함에 가깝다고 했다. 돈이나 결혼, 미래에 대한 고민은 스타인 그도 일반 사람과 똑같다.

“주변에선 ‘하나만 생각해. 한 우물만 파면 돼’ 하고 말하지만, 인생이 어디 그런가요? 가수로 활동도 해야 하고, 집에선 결혼 언제 하냐고 물어보시고, 다른 사업도 생각해야 하는걸요. 벌여놓은 일들이 많다 보니 골치 아픈 일도 많아요. ‘아, 오늘은 정말 잠수 타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엊그제 선거 날에는 서울이 너무 좁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울 근교까지 가서 운동을 했어요.”  

땀 흘리며 운동할 땐 영락없는 상남자 같다가도 플라워 카페에서 꽃을 손질할 땐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 같다. 사심을 조금 덧붙이자면, 두 가지 매력을 동시에 지닌 보기 드문 훈남이랄까. 그런 그가 2009년 이후로는 이렇다 할 연애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꽃꽂이 하는 상남자 Brian

“스물한 살에 결혼한 제 친형에게는 벌써 열다섯 살짜리 딸이 있어요.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서 친구 같은 부녀예요. 며칠 전 미국에 계신 부모님과 통화했을 땐 ‘올해 안에 꼭 결혼해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해’ 하고 신신당부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결혼을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어요. 물론 저와 딱 맞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할 수 있죠. 하지만 결혼은 나이가 들었다고, 주변 사람들이 신경 쓰인다고 대충 해치울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신중하고 싶어요.”

오는 10월 브라이언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10집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플라이투더스카이 활동과 함께 솔로 활동도 계획돼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
은 잡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앨범이니만큼 이에 거는 기대도 크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중국 활동도 배제할 수 없어 요즘은 짬이 날 때마다 중국어도 공부하는 중이다.

그는 여전히 하고 싶은 게 참 많은 남자다. 그가 변함없이 활력이 넘치는 이유고, 우리가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성동아 2016년 5월 6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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