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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려운 걸 해낸 대세 배우 송중기와의 사심 폭발 인터뷰

기획 · 김지영 기자 | 글 · 김지은(자유기고가)

입력 2016.04.27 17:56:54

그 어려운 걸 해낸 대세 배우 송중기와의 사심 폭발 인터뷰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막을 내린 후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마치 이별할 준비 없이 연인을 떠나보낸 것처럼 말이다. 입만 열면 쏟아지는 달달하다 못해 오글거리는 대사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그처럼 능청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최고 시청률 38.8%, 중국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 영상 조회 수 25억 뷰, 중국 웨이보 포스팅 1백22억 회라는 믿을 수 없는 기록들을 남기며 새로운 한류 돌풍을 일으킨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역은 누가 뭐래도 배우 송중기(31)다. 드라마 종영 이틀 후인 4월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중기는 그간 〈태양의 후예〉 시청자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질문에 하나하나 성의 있게 답을 내놓았다.  

그가 열연을 펼친 유시진 대위는 잘생긴 데다 애국심이 투철할 뿐 아니라 일도 잘하고 유머 감각까지 뛰어난, 그야말로 실밥 하나 늘어진 데 없이 완벽한 남자. 드라마상에서는 구석구석 뜯어볼수록 또 보고싶은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누가 연기하느냐에 따라 자칫 느끼하거나 허세 가득한 꼴불견으로 매도될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어쩌면 불을 뿜는 카리스마 연기보다 더 어려웠을 멜로 연기를 이처럼 차지게 소화해낸 배경에는 데뷔 9년 차 배우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내공이 숨어 있다.

“신인 시절엔 빨리 주연 배우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보다 다양한 작품을 경험해보는 게 목표였다.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진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룬 것 같다”는 그의 말처럼 〈태양의 후예〉 속 그의 연기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보는 사람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유시진 대위의 모습 그 자체였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달달한 대사들에 대해서도 그는 “오글거린다는 반응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로 일축했다. “그렇게 느끼는 분들의 취향은 존중하지만 실제 연기를 했던 입장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내 색깔로 융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현실에서 이런 남자가 있을까 싶을 만큼 로맨틱한 대사들을 소화해내면서 “이성의 마음을 흔드는 연애의 기술은 유시진에게 많이 배웠다. 이렇게 해야 여자가 좋아하는구나. 여자라면 다들 자기 남자에게 듣고 싶은 말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애에 있어서는 송중기보다 유시진 대위가 한 수 위라는 것을 인정한 셈.

그렇다면 실제 그의 성격과 연애관은 유시진 대위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배우 송중기의 인간적인 매력을 묻는 질문에 “제 입으로 말씀드려도 되겠죠?”라며 쑥스러운 듯 웃던 그는 극 중 유시진 대위가 강모연(송혜교)의 어머니와 맞닥뜨리는 장면을 언급했다.



“그 장면에서 극 중 어머니가 ‘자리 피해줘야겠다. 나 그렇게 눈치 없이 보수적인 사람 아니다’라고 말씀하세요. 그때 유 대위가 ‘아니요. 제가 보수적입니다’라는 대사를 하는 부분이 많이 와 닿았어요. 실제로도 제가 많이 보수적인 편이거든요. 성격이 촌스럽기도 하고 클래식한 면도 있어서 때로는 내가 이 직업에 맞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어요.”

‘유시진은 남자들의 적인가 영웅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결혼한 친구들까지도 (유시진 캐릭터에 대해) 많이들 뭐라고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내가 연기한 캐릭터를 적이라 할 수는 없고, 영웅이라 하기에도 좀 그렇다. 그냥 멋진 놈이다”라고 응수했다.



이상형은 변함없이 ‘현명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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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과 더불어 과거 여자 친구와 촬영했던 사진이 인터넷상에 유포되는 등 높아진 인기만큼이나 사생활 노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그에게 이상형에 대해 물었다. 서른을 넘긴 나이, 멜로 연기에 물이 오른 만큼 연애나 결혼 등이 그에게도 조금은 현실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생활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망설이던 그는 “이상형에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현명한 여자가 좋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가족들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어 조금은 견디기가 어려워졌다. 오늘 아침에도 집 안으로까지 들어온 분들이 있다”며 유명세에 따른 고충을 토로했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내내 그는 가족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했다.

그렇다면 ‘현재 여자 친구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그는 〈태양의 후예〉를 누구와 함께 시청했을까.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정규 방송 시간에 본방 사수할 수 있는 것이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의 장점인 만큼, 그는 일반인 친구들부터 절친인 이광수까지 다양한 이들과 함께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한다. 바쁜 일정 탓에 광고 촬영 도중 현장에서 스태프와 함께 드라마를 본 적도 있다고.

그 어려운 걸 해낸 대세 배우 송중기와의 사심 폭발 인터뷰

지난해 5월 군복무를 무사히 마치고 전역한 송중기는 제대하자마자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드라마 리뷰에 특히 도움을 주었던 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죽마고우로 지내온 동창들이다. 일로 엮여 있는 이들과는 달리 속 얘기까지 서슴없이 다 하는 관계다 보니 드라마를 보는 내내 속 시원한 반응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해준 절친 이광수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내가 군 제대 후 복귀작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선뜻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내겐 너무 고마운 그대들

그 어려운 걸 해낸 대세 배우 송중기와의 사심 폭발 인터뷰


송중기가 가장 자주, 많은 고마움을 표현한 이는 단연 드라마의 집필자인 김은숙 작가였다. 김은숙 작가가 평소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유명한 만큼 작가의 집필 의도에 대한 질문까지도 쏟아졌는데, 그에 대해서 송중기는 “본인이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말하면서 작가나 제작진의 배려와 노력에 고마움을 전하는 센스를 보였다. 특히 유시진 대위의 불사조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불사조 캐릭터는 멜로를 강화하는 설정으로 이해했다”면서 김은숙 작가의 치열한 고민과 노고가 녹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15회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유시진 대위가 살아 돌아와 강모연에게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습니다’라는 대사는 드라마 전반에 자주 등장하지만, 같은 대사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렸어요. 15회 방영분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작가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료 배우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가 첫 번째로 언급한 사람은 극 중 윤명주(김지원) 중위의 아버지 윤 중장 역을 소화한 선배 배우 강신일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신일 선생님과 연기를 하게 돼 너무 기뻤다. 실은 그분과는 두 번째 작품인데, 예전에 함께 촬영하던 영화가 엎어진 적이 있었다”며 배우 강신일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단체 회식을 할 때 선생님께서 오셨는데 그날 처음으로 전화번호를 교환했어요. 그리고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는데, 정말 뭉클해서 눈물이 날 정도였죠. 개인적으로 여운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서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태양의 후예〉 촬영 당시 부상으로 쉬고 있을 때 송혜교가 15회, 16회의 힘든 감정 신을 혼자 몰아서 촬영하겠다며 그를 배려해주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배우들 중에는 자기 혼자 연기하는 사람이 있고 상대 배우와 주고받으며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송혜교 선배는 후자다. 연기를 할 때도 배우의 인성이 드러난다. 그의 깊은 배려심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극 중 서대영 상사 역으로 호흡을 맞춘 진구에 대해서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경력만큼이나 여유가 있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선배로서, 내가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해도 ‘그래 한번 해봐. 받아줄게’라는 여유를 보여준 것이 정말 고마웠다. ‘나도 나중에 후배 연기자와 호흡을 맞추게 되면 저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다짐의 말도 전했다.



달라진 위치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 선보일 터

그 어려운 걸 해낸 대세 배우 송중기와의 사심 폭발 인터뷰

◀송중기의 팬미팅 현장. ▶〈태양의 후예〉 종영 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쏟아지는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고 있는 송중기.

차기작인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에서도 군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출연하고픈 욕심이 있었는데 드디어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서늘함이 느껴지는 연기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내 안에도 분명 그런 면이 존재할 것”이라고 했다.

액션 연기에 도전하면서, 지금까지 간직해온 ‘꽃미남’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대답은 ‘노’였다. 그는 “꽃미남 이미지를 버리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며 “배우에게 연기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체 조건, 생김새 등이 주는 이미지가 크기 때문에 언젠가 꽃미남 이미지가 내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버려야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았기에 꾸준히 관리를 해나갈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중기는 현재 ‘대륙의 남편’으로 불릴 만큼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 흥행 이후 광고와 행사 출연 등에 따른 수입으로 1천억원 이상 벌어들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소속사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었다는 것이 송중기의 전언이다. 그런 그에게 ‘초심’에 대해 물었는데 “초심은 변해야 한다”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는 “내 그릇은 예전보다 커졌는데 초심이 그대로라면 담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변해선 안 되겠지만 이미 내 · 외부적인 모습이 많이 달라졌고, 그 안에는 그간 살아온 인생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알쏭달쏭한 답변에 대한 궁금증은 간담회가 끝날 무렵에야 해소되었다. 그가 언급한 ‘변해야 하는 초심’은 배우로서, 사회인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대한 것이었다.

“소속사 식구들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들은 신인 시절에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에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이런(기자간담회와 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제겐 소중한 경험입니다. 기자분들의 질문을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될 때가 많아요. 인터뷰 후 기사를 다시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변화하고 성장했지만, 〈태양의 후예〉 이후에도 제 색깔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초심만은 변치 않을 겁니다.” 

Epilogue▼ 기자회견장이야, 팬 미팅 자리야? ▼
간담회가 끝난 후 송중기는 이례적으로 소속사에서 기자들을 위해 마련한 식사 자리에까지 참석해 화기애애한 시간을 함께했다. 간담회 혹은 인터뷰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하는 여느 스타들과는 사뭇 다른 여유로운 모습에 기자들도 간담회 자리에서 보였던 긴장된 마음을 내려놓고 한껏 사심을 드러냈다. 당초 라운딩 테이블 형식으로 각 테이블을 돌며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을 예정이었던 그는 몰려드는 기자들의 셀카 촬영 요청에 일일이 화답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기자들이 일대일 인터뷰도 아닌 간담회 자리에서 스타에게 셀카 촬영을 요청하는 것은 더더욱 보기 힘든 장면이지만 이날만큼은 모두에게 예외였던 듯. 결국, 식사가 모두 서빙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던 송중기는 기자들이 기사 작성을 위해 하나둘 돌아가고 나서야 소속사 관계자들과 함께 다음 스케줄 장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마치 월드 스타 송중기가 VIP 팬들을 위해 마련한 팬 미팅 같았던 기자간담회 뒤풀이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후에야 끝이 났다. 배가 몹시 고팠을 법도 한데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끝까지 환한 미소로 응대해준 그의 인내심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스1 뉴시스 | 사진 제공 · 블러썸엔터테인먼트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 NEW | 디자인 · 이수정




여성동아 2016년 5월 6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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