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더팩트 제공 | 디자인 · 유내경
입력 2016.02.23 10:12:26
2012년 전처의 두 아들을 제치고 35세 연상의 남편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아 회사를 경영해온 노미정 영풍제지 부회장이 최근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이로써 40년 전통의 영풍제지는 이무진 회장의 손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 달리 ‘노미정의 영풍제지’는 채 3년도 못 돼 좌초하고 말았다. 노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보유 지분 54.44% 중 50.54%를 사모투자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운용하는 그로쓰제1호 투자목적 주식회사에 매각했다. 영풍제지는 공시에서 “향후 매수자와 매도자 각각이 선행 조건을 완료하는 대로 최대 주주를 변경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녀가 주식 매각을 통해 손에 쥔 돈은 6백50억원이다.
증여세 충당하기 위해 1백억원 넘는 대출받아

하지만 사정이 이렇다고 해도 자산 가치 1천억원이 넘는 회사의 경영권을 선뜻 내놓은 이유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좀 더 자세한 취재를 위해 이무진 회장과 노미정 부회장이 거주하는 서울 광장동의 아파트를 찾았다가 뜻밖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무진 회장은 인근에 따로 집을 얻어 살고 있으며 노미정 부회장은 남편이 살고 있는 곳과 광장동 아파트를 오가며 생활한다는 것. 두 사람 사이에는 여덟 살 난 첫째를 비롯한 두 아들이 있는데,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외국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지인을 통해 지분 매각과 관련, 노미정 부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할 이야기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성동아 2016년 2월 6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