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러브유는 자연재해와 전쟁, 기아 등으로 고통받는 세계인들을 위해 긴급 구호와 재해 복구, 아동 및 노인 복지 등을 실천하고 있는 사단법인 봉사단체로, 올해로 벌써 13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해 대규모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김치에 담긴 사랑의 마음도 늘어났다. 올해는 배추 3천 포기가 작업대 위에 쌓여 있었다. 당일 새벽 6시 충북 옥천에서 올라온 배추는 옥천에 거주하는 위러브유 회원들이 직접 파종해 수확한 것으로 최상품만 추려 전날 소금에 절인 것이라고 한다. 테이블 중간에는 각종 채소와 굴, 생오징어, 생새우, 동태포 등 싱싱한 해산물을 넣은 색깔 고운 김칫소도 준비돼 있었다.
이번 김장에 참여한 봉사자는 무려 3백여 명. 오전 11시쯤 전원이 모이자 본격적인 김장 담그기에 돌입했다. 장길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추운 날 김장을 하면 김치가 사각사각해 더 맛있어진다더라. 여기에 여러분의 사랑과 정성까지 더해져 김치를 받는 분들이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러브유 로고가 새겨진 주황색 앞치마와 머릿수건을 두르고 테이블 앞에 선 봉사자들은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맛있게 버무려주세요”라는 행사 관계자의 시작 사인과 함께 열심히 배추 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양 볼과 코끝이 빨개질 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봉사자들은 하나같이 미소 띤 얼굴로 김장을 이어갔고, 그 사이 남성 봉사자들은 김치를 10kg 분량으로 포장해 차곡차곡 쌓았다. 10년째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순정 씨는 “해마다 김장 담그기 행사를 끝내고 나면 가슴이 꽉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작은 정성으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보람되고 기쁘다”라고 말했다.

해가 갈수록 깊어지는 봉사자들의 김장 솜씨와 정성

김치 한 포기로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김장 풍경은 외국인의 눈에도 특별해 보이는 듯했다. 일곱 살배기 딸과 함께 김치를 버무리던 콜롬비아 출신 주한 외국인 타티아나 갈비스 씨는 “나는 물론 어린 딸도 김치를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직접 담가보는 건 처음인데, 어려운 이웃을 위해 김치를 나누는 한국인의 마음에 감동받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엄마 옆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김치를 버무리던 아이도 우리말로 “김치 맛있어요”를 외치며 해맑게 웃었다.
작업하는 데 방해가 될까 외투도 입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김치를 버무린 봉사자들 덕분에 김장은 당초 예상을 깨고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위러브유 이승언 사무국장은 “김치가 숙성되면서 더 깊은 맛을 내듯, 김치를 담그는 회원들의 솜씨와 정성도 해가 갈수록 더 무르익는 것 같다. 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와준 회원들과 봉사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담근 김치는 모두 8000kg 분량으로, 당일 오후 서울 · 경기 지역의 독거노인,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총 8백 가구에 배달되었다. 오전 내내 회원들과 함께 김장을 담근 장길자 회장은 김치와 쌀, 생필품 등을 챙겨 성남시 태평동 이웃을 직접 방문해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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