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ULTURE

K-펫 푸드 새 역사 쓰는 박형수 푸드마스터그룹 대표

배수강 기자

2024. 01. 05

“반려동물 건강·행복추구권 앞세워 美·中·브라질 ‘빅 3 시장’ 공략”

㈜푸드마스터그룹(FMG)이 최근 미국 시장 진출에 이어 펫 푸딩 5종을 출시하며 2024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집사들에게 ‘닥터 할리’로 잘 알려진 FMG는 2017년에 국내 최초로 저지방 펫 밀크를 선보인 펫 푸드 전문 기업. 유가공, 약학, 수의학 분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해외 10개국 시장을 개척하며 ‘K-펫 푸드’를 알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형수 대표가 있다. 서울우유에서 마케팅·상품기획 팀장을 맡는 등 28년간 유제품을 연구한 그는 ‘100% 홀리스틱(holistic) 제품만 만든다’는 신념으로 매년 새로운 펫푸드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2023년 11월에 개·고양이용 푸딩 5종을 출시했다. 펫 푸딩은 생소한데.

국내 펫 푸딩 출시는 처음이다. 파르메산 치즈, 단호박 우유 등 5종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아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영양식을 고민하는 집사들이 많은데, 기호와 건강을 함께 만족시키는 간식으로 생각하는 거 같다(웃음).

특징은 뭔가.

대기업이 판매하는 치즈와 닭고기 등 100%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휴먼 그레이드’ 원료를 사용하고, 고양이 필수아미노산이자 강아지 눈 건강에 좋은 타우린, 뼈 건강과 피부에 좋은 글루코사민, 히알루론산,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께 넣었다. 일반적으로 품종 개량을 한 강아지는 슬개골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고양이는 신장이 약하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원료를 선별했다.

‘닥터 할리’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

반려동물 대표 간식인 ‘츄르’(스틱 형태의 짜 먹는 간식)와는 어떻게 다른가.

나트륨 함량을 5분의 1(0.1~0.2%)로 확 낮췄다. 땀샘이 거의 없는 반려동물은 나트륨 조절이 필수다. 기본 구성품이 치즈와 닭고기, 유당 없는 우유 단백질이어서 소화흡수율이 높고, 식감도 탱글탱글해 쉽게 먹을 수 있다. 미니 캔(30g) 사이즈인 데다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전문 시설에서 생산해 휴대성과 안전성을 자부한다. 강아지용, 고양이용으로 구분한 푸딩은 세계 최초다.



2017년 7월 펫 밀크 6종을 선보인 이후 매년 2~3종의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펫 밀크 10종, 치즈 1종, 유산균 2종, 푸딩 5종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는데.

그렇다. 모든 제품 개발 과정에는 반려동물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와 유가공학 교수, 약대 교수, 대학 부설 동물병원 원장 등 각계 전문가가 참여해 홀리스틱 제품을 만든다. 그래서 브랜드명도 ‘닥터 할리’라고 지었다.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도 곧 ‘카피품’이 나오기 때문에 시장을 선도하려면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 원칙을 저버리거나 방심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홀리스틱은 미국 농무부(USDA) 인증을 받은,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위생적인 제조 과정을 거쳐 만든 최고급 사료를 뜻한다. FMG는 2017년 첫 제품 출시 직후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국내 대형마트와 헬스·뷰티 전문점, 온라인 배달 앱 등에 잇따라 입점했고, 홈쇼핑에서 처음 펫 밀크를 판매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말한 ‘원칙’은 뭔가.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추구권이다. 우리의 모든 제품은 100% 사람이 마시는 우유와 동일한 원료 및 공정으로 생산한다. 또 소화·흡수와 알레르기 등을 고려해 저지방 환원유 제조법을 고안·설계했다. 펫 밀크 분야 최초이자 유일한 특허(반려동물용 우유 제조 방법) 공법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하지만 우유 탱크에서 우유를 12시간 유당 분해한 뒤 영양분은 그대로 살리고 살균 및 멸균 처리하는 등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행복추구권은 뭔가.

반려동물도 행복추구권이 있지 않나. 몸에 좋으면서도 저마다의 기호를 충족하는 펫 푸드를 만들자는 거다. 우리가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바닐라, 캐러멜, 망고, 홍삼 등 다양한 맛의 사료를 개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호를 좇다 보면 인공 감미료나 첨가제의 유혹도 많을 거 같은데.

물론이다. 아시다시피 강아지는 향을 맡은 다음 음식을 먹기 때문에 외국산 저가 제품 대부분은 인공 맛을 첨가한다. 제작비용(제조원가) 때문에 ‘리얼 치즈’ 대신 인공 맛을 쓴다. 실제 제품을 개발하고 보면 반려동물이 잘 먹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도 인공적인 단맛, 짠맛, 소·닭고기 맛을 넣자는 유혹이 생긴다. 그러나 원칙이 무너지면 소비자가 먼저 안다.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반려동물이 잘 먹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자연의 건강한 맛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러고 보니 닥터 할리 제품은 모두 ‘저지방’이다.

그렇다. 영양분을 미리 축적해놓는 습성이 있는 강아지는 먹을 게 있으면 양껏 섭취한다. 게다가 반려동물의 60% 이상이 비만인데, 이들은 스스로 다이어트 필요성을 못 느낀다. 저지방은 고소한 맛이 덜해 기호성이 떨어지지만, 건강을 고려해 저지방으로 설계했다.

유제품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브랜드가 알려지다 보니 사료나 용품을 만들자는 제안도 많았다(웃음). 사실 펫 푸드 업계에서는 우유의 ‘우’ 자도 모르는 비전문가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펫 푸드 생산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꿈에 나타날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기 확신이 없으면 시장 반응은 차가울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모 대학 반려동물 관련 학과 교수팀과 신제품 테스트를 하는 모습. 박형수 푸드마스터그룹 대표가 직원들과 신제품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펫 푸딩(왼쪽부터).

모 대학 반려동물 관련 학과 교수팀과 신제품 테스트를 하는 모습. 박형수 푸드마스터그룹 대표가 직원들과 신제품 개발 회의를 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펫 푸딩(왼쪽부터).

닥터 할리는 해외에서도 호평받는 거 같다.

미국, 호주, 중국, 대만, 태국, 캄보디아, 홍콩, 필리핀 등 10개국에서 우리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펫 푸드 업계에선 미국, 브라질, 중국이 세계 3대 시장인데, 2024년에는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유제품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일본을 극복하고, 세계 모든 사람이 ‘펫 유제품은 닥터 할리’라고 인정할 때까지 전문성을 더욱 키워나가겠다(웃음).

FMG는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2022년 4년 연속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서울어워드’(우수 중소기업 브랜드상)를 받았고, 2022년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국가대표 공동 브랜드 제품으로 인증하는 ‘브랜드K’를 수여하기도 했다.


#푸드마스터그룹 #펫푸딩 #여성동아

사진 이상윤 
사진제공 푸드마스터 그룹



  •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