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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몸과 마음 사르르 녹이는 ‘어묵바’ 5

오한별 프리랜서 기자

2024. 01. 02

한겨울 웅크린 몸과 마음을 사르르 녹여주는 곳이 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김, 감칠맛 최고의 국물이 일품인 서울 어묵바 5곳을 소개한다.

휘뚜루

@whitturu.oden

@whitturu.oden

‘생생오뎅’. 이곳에서 어묵을 부르는 말이다. 식재료를 선택하면 즉석에서 튀겨내는 데다 다양한 어묵으로 휘뚜루마뚜루 만들어 생생한 식감과 감칠맛이 매력적이기 때문. 새우가 통째로 들어간 통새우어묵부터 알싸한 고수의 향이 진하게 풍기는 고수어묵, 아스파라거스·쑥갓·매생이를 넣은 어묵까지 종류가 다채롭다. 전복, 장어, 아귀 간 등 이색 재료도 준비되어 고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방금 튀겨 탐스러운 윤기가 흐르는 어묵은 그대로 즐기거나 준비된 육수에 담가 따뜻하게 맛볼 수 있다. 어묵에 곁들이기 좋은 튀김 역시 즉석에서 튀긴다. 우엉, 깻잎, 쑥갓 등 친근한 맛의 튀김이 주를 이루는데, 어묵 국물로 텁텁해진 입안에 새로운 자극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술안주로도 손색없다.

ADD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2길 38 1층 
OPEN 매일 오후 5시 30분~오전 1시
MENU 통새우오뎅 4000원, 고수오뎅 3500원, 전복오뎅 9000원

요오

@yo_o_seoul

@yo_o_seoul

따듯한 국물을 가운데 두고 친근한 사람과 술잔을 기울이는 장면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곳. 원하는 어묵을 고르면 냄비에 팔팔 끓여 제공한다. 뜨끈한 국물에 잘 익은 무와 쫄깃한 식감의 치쿠와 어묵, 닭고기를 다져 만든 츠쿠네 등은 맥주와 사케, 하이볼을 막론하고 모든 술에 잘 어울려 끝없이 술잔을 부딪치게 만든다. 특정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사케와 시즌 과일을 곁들인 하이볼, 아사히 생맥주까지 다양한 주류를 구비해놓아 원하는 술을 취향껏 골라 마실 수 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무알코올 하이볼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외롭고 쓸쓸한 겨울,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요오를 방문해 따끈한 어묵을 맛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자.

ADD 서울시 중구 수표로 22-3 1층 
OPEN 화~일요일 오후 5시~밤 12시(월요일 휴무) 
MENU 무 3000원, 치쿠와 3000원, 츠쿠네 3500원

슌노오뎅

@shunno_oden

@shunno_oden

2대에 걸쳐 신선한 식재료로 맛깔나는 수제 어묵을 선보인다. 당일 만든 어묵은 물론이고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튀겨낸 어묵도 맛볼 수 있다. 기다랗고 넓적한 모양에 새하얀 색이 마치 사시미를 연상케 하는 ‘흰수염어묵’이 바로 그것. 갓 튀겨낸 어묵을 사시미를 먹듯 와사비 간장에 콕 찍어 맛보자. 부드럽고 담백한 생선 맛이 입안 가득 느껴진다. 슌노오뎅의 또 다른 시그니처 치즈어묵도 별미다. 바삭한 빵가루를 입혀 식감이 포슬포슬한 어묵은 크로켓을 닮아 자꾸만 손이 간다. 이 밖에도 향긋한 표고에 탱글탱글한 새우 살을 접목한 표고새우어묵, 멸치와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매력적인 맵짠어묵까지 모두 즉석에서 튀겨내는 메뉴다. 슌노오뎅의 진가를 맛보고 싶다면 이 4가지를 잊지 말자.



ADD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2 1층 좌측 
OPEN 화~금요일 오후 7시~오전 5시, 토~일요일 오후 6시~오전 4시(월요일 휴무) 
 MENU 흰수염어묵 6000원, 표고새우어묵 4500원, 맵짠어묵 6000원, 치즈어묵 7500원

신기루오뎅바

@seenkeeroo_seongsu

@seenkeeroo_seongsu

일본의 길거리에서 보았던 따듯한 온도의 조명, 손으로 직접 쓴 메뉴, 벽을 가득 채운 신문···. 이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후쿠오카의 강변 이자카야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음식 역시 현지의 레시피와 문화를 토대로 재해석했다. 일본의 어묵바에서는 국물을 만들 때 간을 세게 하고 자작하게 졸인다. 국물 자체를 즐기기보다 어묵을 적시는 용도로만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루오뎅바에서는 현지의 레시피를 활용하면서도 국물을 충분히 맛볼 수 있도록 간을 약하게 하고 양을 넉넉하게 끓여내는 등 한국인의 니즈를 반영한다. 라멘을 선보이는 것도 술을 마시기 전 라멘으로 속을 다스리는 현지 문화에서 착안한 것. 신기루오뎅바라는 이름은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기루’의 말뜻에 영감받아 지은 것이라고. 재개발구역에 문을 열어 재개발이 진행되면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곳이니, 한겨울의 신기루를 지금 만나러 가자.

ADD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37 2층 
OPEN 매일 오후 5시 30분~밤 12시(일요일 휴무) 
MENU 신기루 오뎅 모리아와세 1만8000원, 신기루 라멘 9000원, 일본풍 가라아게 1만3000원

치비

@chibi.seoul

@chibi.seoul

이곳은 추운 날에는 유리창에 뽀얗게 김이 서려 안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치비는 와인을 선보이는 와인 어묵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저마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소리에 그제야 주점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매장 한쪽의 냉장고에는 달짝지근한 물떡부터 고소한 치즈, 쫄깃한 곤약까지 다양한 어묵 재료가 진열돼 있다. 테이블 위에서 육수를 보글보글 끓여 직접 조리한 어묵은 추운 겨울 몸은 물론이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고민까지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엄선한 와인 리스트도 치비의 자랑거리. 열대 과일의 풍미가 가득한 샤르도네부터 타닌이 많고 산도가 높은 말벡까지,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품종의 와인이 기다리고 있다.

ADD 서울시 중구 퇴계로87길 49-21 1층 
OPEN 월~금요일 오후 5시 30분~오전 12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30분~오전 1시, 일요일 오후 5시 30분~오전 12시 30분 
MENU 어묵(종류 상관없이) 2000원, 으깬 감자구이 1만5000원, 바질순대볶음 1만7000원

#어묵바 #데이트코스 #맛집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제공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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