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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뉴트럴 컬러의 반격 라테(Latte) 패션

안미은 프리랜서 기자

2023. 11. 27

부드럽고 진한 라테 한 잔이 떠오르는 룩. 누드와 브라운, 아이보리 컬러를 아우르는 뉴트럴 컬러 패션 트렌드에 대하여. 

지난여름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확산한 뷰티 트렌드가 있다. 바로 라테 메이크업. 라테 커피처럼 부드러운 뉴트럴 톤 메이크업이 헤일리 비버, 제니퍼 로렌스, 지지 하디드, 켄달 제너 등 영향력 있는 셀럽들의 지지를 받으며 대세 반열에 올랐다. 패션계 역시 마찬가지. 라테 메이크업의 유행과 함께 상류층 재벌이 입을 법한 우아하고 정제된 스타일의 뉴트럴 컬러 옷들이 ‘올드 머니 룩(old money look)’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란 이름을 달고 트렌드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여기서 잠깐, 일반적으로 패션계에서 통용되는 뉴트럴 컬러는 채도가 낮은 크림색, 살구색, 연회색 따위의 담갈색 계열을 뜻한다. 웜톤과 쿨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중성적인 색으로 성별과 인종, 나이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스테디셀러다. 패션과 뷰티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빈번하게 쓰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왔다. 최근 패션계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성에 대한 관념을 없애고 중립을 강조하는)’ 역시 뉴트럴 컬러의 유행과 무관하지 않다.

뉴트럴 컬러의 존재감은 2023 F/W 컬렉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미국 LA 기반의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은 오직 뉴트럴 컬러만으로 컬렉션을 구성했다. 더없이 모던한 디자인과 여유로운 실루엣으로 완성된 이번 컬렉션으로 아메리칸 럭셔리의 진수를 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매해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여온 루이비통은 뉴트럴 컬러를 전면으로 내세운 기품 있는 퍼스트 룩으로 예상 못 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미우미우는 또 어떤가. 따뜻한 옐로 베이지 계열의 셋업으로 차분하게 컬렉션을 이끌며 주목받았다. 톡톡한 울과 니트, 퍼 등의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모노톤 룩의 고루함을 더는 영민함도 엿보였다. 사카이는 좀 더 도회적인 분위기다. 그간의 해체주의적인 성향을 벗고 소재와 컬러, 실루엣에 집중하며 실용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 밖에 거리와 일상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라메르와 정교한 테일러링으로 탄생한 보스의 뉴트럴 슈트 역시 뉴트럴 컬러가 얼마나 우아할 수 있는가를 절감할 수 있게 했다. 정제된 디자인의 로고리스 아이템을 선보인 발렌시아가 역시 뉴트럴 컬러 대열에 합류하며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뉴트럴 컬러 룩에서 중요한 것은 완급 조절이다. 한 가지 컬러로 통일하는 것도 좋지만 패션 인플루언서 아미 송처럼 기본적인 색감을 기반에 두고 채도와 명도를 달리해 톤온톤으로 매치하면 훨씬 감각적으로 스타일링할 수 있다. 이너 웨어 활용법도 눈여겨보길. 아이보리 컬러의 트위드 슈트에 화이트 셔츠로 격식을 더한 배우 데미 무어와 시스루 소재 상의나 크롭트 톱으로 아우터의 묵직함을 덜어낸 모델 위니 할로, 디지털 크리에이터 니나 샌드베흐의 룩도 모범 답안이다. 모델 캐롤라인 다우르와 줄리아 스테그너처럼 백과 슈즈 컬러를 달리해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라테패션 #뉴트럴컬러룩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라메르 보스 피어오브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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