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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O!리지널

O!리지널 | ’덕질’하게 만드는 네 남자의 작품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 2023.01.14 10:00:01

‘O!리지널’은 OTT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및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범람하는 콘텐츠 세상 속 등대까진 못 돼도 놓치고 갈 만한 작품을 비추는 촛불이 되길 바랍니다.

보호본능 자극하는 그 남자
‘그 남자, 좋은 간호사’

불혹이 넘어서도 앳된 외모를 자랑하는 에디 레드 메인은 영국 이튼칼리지와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수재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튼칼리지 재학 중 드라마로 데뷔한 뒤 대학 시절 연극 무대에서 활동 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 역을 맡으면서다. 이후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천재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역을 연기해 커리어의 정점에 올랐다. 이 영화로 3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그가 연기해온 인물들은 유약해 보이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잃지 않는 캐릭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에디 레드메인이 출연한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감독 데이비드 예이츠는 그를 “연약함과 강인함이 흥미로운 조합을 이루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그 남자, 좋은 간호사’는 에디 레드메인의 양면성을 비틀어 이용했다.

에디 레드메인은 1988년부터 16년간 30명이 넘는 환자를 살인한 간호사, 찰스 컬런으로 분했다. 찰스는 유약함을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인물이다. 아무도 해칠 수 없을 것 같은 가녀린 몸에 선한 얼굴을 하고 환자들 몸에 치명적인 약물을 주사한다. 병원 특유의 보신주의는 그의 범죄를 방관한다. 찰스의 수상한 점을 눈치채고 진실을 추적하는 이는 동료 간호사 에이미.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타미 페이의 눈’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시카 차스테인이 이 역할을 소화했다. 아카데미가 인정한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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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 변신한 팝의 아이콘
‘마이 폴리스맨’

5명의 영국 소년이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You don’t know you’re beautiful)”(‘원 디렉션’ 데뷔곡 가사 일부)며 전 세계 누나들을 홀리고 다닌 게 벌써 12년 전이다. 영국 아이돌 원 디렉션의 막내, 해리 스타일스는 당시 시그니처인 동그란 눈과 사자 머리로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가 록 스타로 변신한 것은 2017년 첫 솔로 앨범을 내면서다. 이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두 번 달성하고, 2023년 그래미 어워드에서는 3개 주요 부문(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후보에 모두 이름을 올리는 등 팝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의 첫 연기 도전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2017)에 캐스팅되면서 이뤄졌다. 당시 감독이 “해리 스타일스가 팝 스타인 걸 모른 채 캐스팅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2022년 11월 공개된 ‘마이 폴리스맨’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게이 경찰관 톰 역할을 맡으며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배경은 동성애가 불법이던 1950년대, 영국의 해변 도시 브라이턴. 그는 학예사 패트릭과 사랑에 빠지지만 안정적 삶을 위해 패트릭을 통해 알게 된 매리언과 결혼한다. 영화는 톰과 매리언이 노부부가 되어 있는 현재와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벌어지는 1950년대를 교차하며 펼쳐진다.

영미권 평단에서는 해리 스타일스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하지만 스크린에 비친 그의 외양이 매력적이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패트릭이 톰의 초상화를 그리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카메라가 톰의 손과 입, 눈을 차례로 익스트림 클로즈업하는 동안 톰에게 빠지는 건 패트릭이 아니라 관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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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디카프리오의 탄생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제 고작 20대 중반을 넘긴 티모시 샬라메는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의 총아가 됐다. 안드레 애치먼의 동명 소설(한국에서는 ‘그해, 여름 손님’으로 출간)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다. 북부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서 17세 소년 엘리오가 연구차 방문한 대학원생 올리버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티모시 샬라메는 영화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을 깨닫고 첫사랑에 빠지는 10대 소년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그리스 조각상을 연상케 하는 얼굴과 깡마른 몸은 여름의 한순간을 보내며 사랑이 주는 환희와 지옥을 오가는 캐릭터를 소화하기에 적격이었다.

앞서 소개한 ‘마이 폴리스맨’에서는 성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정치사회적 억압이 영화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하지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두 사람의 감정에만 집중하게 한다. 이는 이탈리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의 성향이기도 하다. 그는 전작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시’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전면에 드러내는 작품을 보여줬다.

최근 티모시 샬라메는 우디 앨런, 드니 빌뇌브 등의 할리우드 거장과 작업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전성기와 비견하는 이가 생길 정도. 다만 1990년대 디카프리오가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타닉’ 등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활약해 유명해졌다면, 티모시 샬라메는 다소 급진적인 작품을 선택하면서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묘한 위치에 있다. 2022년 11월 개봉한 ‘본즈 앤 올’에서는 무려 식인 습성을 가진 ‘리’를 연기했다. 21세기 디카프리오가 앞으로 개척해나갈 공간이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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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략가로 변신한 킹스맨
‘블랙 버드’

태런 에저턴은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주인공 에그시가 런던 뒷골목에서 놀다가 국제비밀정보기구의 요원이 됐듯, 그 역시 무명 배우에서 단시간에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휴 잭맨과 호흡을 맞춘 영화 ‘독수리 에디’ 등 주로 ‘성장캐’를 연기해온 그는 엘튼 존의 전기 영화 ‘로켓맨’에서 사뭇 진지한 연기를 보여줬다.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블랙 버드’는 그가 ‘킹스맨’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선택한 드라마 작품이다.

마약 유통과 불법 무기 소지로 10년 형을 받은 지미 킨은 미국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악명 높은 교도소로 이감해 연쇄살인 혐의를 받는 래리 홀로부터 시체 위치를 알아내면 형기를 끝내주겠다는 것. FBI는 래리 홀이 연쇄살인마라고 확신하지만 사체가 없어 그를 풀어줄 위기에 처해 있다. FBI가 지미를 선택한 것은 “모두와 잘 지내는” 매력과 “마음을 열고 입을 놀리게 만드는” 대화 기술 때문이다. 1990년대 실제 미국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연쇄살인’ ‘첩보활동’ 등의 소재만 보면 전형적인 스릴러 장르에 속하지만 감독은 살인 등 범죄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극이 주는 묘한 긴장감은 주로 정보를 얻어내야 하는 지미와 그를 신뢰하면서도 의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래리의 대화 사이에서 형성된다. 거만한 표정과 능글맞은 태도로 래리를 자극하는 태런 에저턴의 연기가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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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좋은간호사 #마이폴리스맨 #콜미바이유어네임 #블랙버드 #O!리지널

사진제공 넷플릭스 아마존프라임 애플tv+ 왓챠



여성동아 2023년 1월 7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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