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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 hospital

강아지와 고양이도 치과의사가 필요하다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입력 2022.08.22 10:06:19

치복(齒福)은 사람의 오복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삶의 질을 좌우한다. 하물며 먹는 즐거움으로 살아가는 우리 ‘댕댕이’에게는 어떨까. 반려견의 건강한 장수 정보를 얻기 위해 수의치과를 전문으로 하는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을 방문했다.
조희진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원장은 수의사 자격증과 치과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한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조희진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원장은 수의사 자격증과 치과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한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수의학과는 의과와 달리 아직 세부 분야로 나뉜 전문의 제도가 없다. 하지만 반려견 천만 시대, ‘견생(犬生)’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과, 안과, 재활훈련, 외과 등등 동물 진료에도 세부 분야를 요하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리덴동물병원)은 반려견·반려묘 치아 치료 전문 병원이다.

이가 튼튼해야 장수한다는 말은 사람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반려견에게도 치아 건강은 수명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다. 이가 건강해야 음식을 잘 먹고, 그래야 소화와 영양 섭취가 원활하다. 이가 건강하지 않은 반려견은 소화기 질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의치과가 반려견의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이유다.

사람도 진료하고 동물도 진료하는 조희진 원장

다양한 소재의 반려견 인공치아.

다양한 소재의 반려견 인공치아.

리덴동물병원은 2019년 개원해 현재 치과 전문 조희진 원장과 마취 전문 차지수 원장, 그리고 2명의 수의 테크니션이 근무하고 있다. 조 원장의 이력은 이례적이다. 그는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치과전문대학원에 진학해 통합치의학(치과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수의치과 진료를 보고 있다. 병원 이름의 리덴은 ‘리얼 덴티스트(real dentist)’의 줄임말이다.

조희진 원장에 따르면 국내 수의학과 대부분은 수의치과를 세부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수업에서 간략히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병원에서 진료하는 수의사 대다수가 졸업 이후 수의치과 진료를 개인적으로 따로 배운다.

조 원장은 치과 전문의가 된 뒤 수의치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사비를 들여 유럽과 미국으로 실습과 견습을 다녀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대다수의 동물병원은 치과 진료 시 발치 치료가 주를 이룬다. 조 원장은 사람을 진료하는 치과처럼 치아 보존에 방점을 두고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 치과 진료와 수의치과 진료 둘 다 가능하다는 전문성이 빛을 보는 지점이다.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전경.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전경.

리덴동물병원은 수의치과 병원답게 시설 면에서 일반 동물병원과 차이가 있다. 사람이 치과에 가면 치과 진료 전용 의자가 있듯, 리덴동물병원도 동물 진료를 위해 적절하게 개조한 치과 베드가 마련돼 있다. 치과 전문의 자격증이 있는 조 원장은 사람에게 쓰는 치과 도구를 동물에게도 사용한다.

이에 더해 국내에는 수가 많지 않은 마취 전문 수의사가 있다는 점도 리덴동물병원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대다수 수의치과 진료는 마취를 동반한다. 조 원장이 마취 전문 수의사와 동업을 결정한 이유는 마취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조희진 원장의 사고방식이다. 조 원장은 동물복지에 특별히 관심이 많다. 치과 전문의 자격증 취득 이후 수의치과로 방향을 튼 이유를 묻자 그는 “사람에게 쓰이는 의료 기술은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이 검증된다. 실험에 희생되는 동물들에게 보답한다는 의미로 다시 동물을 진료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어릴 적부터 수의사를 꿈꿨고,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아 주기적으로 유기견 보호소로 의료봉사를 나가기도 한다. 리덴동물병원이 보유한 장비를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겸연쩍어하며 “사실 하드웨어는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갖출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를 대하는 수의사의 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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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조희진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원장

조희진 청담리덴동물치과병원 원장

여전히 사람도 진료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과거에 계속 봐오던 환자분들이 있어 치과 진료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 손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사람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 진료가 많이 다르긴 한데요. 아무래도 사람 진료가 더 많이 발달돼 있어 공부가 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재료가 개발되면 동물에게 적용할 수도 있고요.

환자들이 동물병원을 찾는 주된 이유는 무엇이고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치주염과 치아 파절(부러짐)이 가장 많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양치질을 해주는 겁니다. 음식 찌꺼기가 딱딱해져 치석이 되기까지 48시간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이틀에 한 번은 해줘야 합니다. 또 주기적으로 스케일링과 치과 검진을 추천합니다.

저희 반려견은 치약을 보기만 해도 숨는데요. 양치질을 잘하는 팁이 있을까요.

어릴 때부터 습관을 들이는 게 가장 좋습니다. 주기적인 양치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양치질이 어렵다면 스케일링 빈도를 늘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국수의치과협회는 스케일링을 1년에 한두 번 권장하는데, 양치질 빈도에 따라 주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가 개원한 지 4년 됐는데, 매일 양치를 해서 검진해도 괜찮은 경우가 있는 반면 양치질이 어려워 자주 오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양치질은 시중에서 파는 반려견 칫솔로 해야 하나요.

반려견도 크기가 다양합니다. 치아 사이즈가 맞는다면 사람이 쓰는 칫솔을 사용해도 됩니다. 다만 치약은 반려견용 치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반려견들이 치약을 삼키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먹더라도 괜찮은 치약을 써야 하니까요.

반려견은 뼈다귀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주면 안 되는 건가요.

네. 반려견에게 뼈다귀를 주는 걸 권하지 않습니다. 딱딱한 줄 모르고 깨물다 부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요. 반려견 치아가 단단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반려견은 증상을 표현하지 못하잖아요. 보호자가 치아 질환을 알아낼 방법을 알려주세요.

치석의 양을 보면 바로 눈치챌 수 있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입 냄새가 난다고 느껴지면 의심해야 합니다. 갑자기 나지 않던 냄새가 난다면 그 원인은 치아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성동아

사진 김도균 



여성동아 2022년 9월 7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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