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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폐지에 앞서 타 부처와의 접점 넓히겠다”

“폐지에 앞서 타 부처와의 접점 넓히겠다”

오홍석 기자

2022. 08. 22

지난 대선 폐지 공약 이후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여성가족부. 개편과 존치 그리고 폐지, 다양한 관측과 의견이 뒤섞인 가운데 이의 앞날은 여전히 많은 국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취임 석 달을 맞이하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 예산의 0.2%, 장관이 있는 정부 부처 중 예산이 가장 적은 곳. 동시에 국민들의 관심도는 매우 높은 부처. 실로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은 잘해도 호평받기 어려운 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이 여가부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장관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험난한 여정이 예정된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그는 경선 캠프에서 고용복지정책본부장을 맡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다.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학자 출신답게 정책 전문가이며 전문 분야는 보육, 복지, 저출산이다.

8월 11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여가부를 둘러싼 현안과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가을(여성동아 9월호 발행 시점)에 걸맞은 버건디 정장을 입은 김 장관, 즉흥 질문에 수치를 제시하고 그래프로 답변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경제학자였다.

여가부 폐지, 尹 정부 조직개편에 맞춰 윤곽 나올 듯

취임한 지 석 달이 돼갑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바쁘게 지냈습니다(웃음). 여가부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했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부모가족지원시설 같은 부처 관련 시설을 20여 차례 방문했습니다. 이용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만나 뵀죠. 또 대선 공약인 여가부 폐지 논의를 위해 여성, 가족, 청소년 전문가분들과 11차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서면으로 자료를 보는 것보다 현장에 가는 게 업무 파악에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해 여기저기 다니고 많은 분들을 만나 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과 긴밀히 소통하라고 지시했는데, 앞으로 장관님을 뉴스에서 자주 보게 될까요.

여가부가 최근에 양육비를 내지 않는 부모들에 대한 제재를 시행령으로 강화했습니다. 이 뉴스에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어요. 아무래도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여가부는 거대 담론보다 이런 민생 이슈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제가 언론에 나가 저희 부처가 하는 일을 소개하고, 국민들이 몰라서 생기는 제도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많이 소통할 계획입니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일곱 글자 공약 ‘여성가족부 폐지’는 많은 논쟁을 낳았다. 대통령 취임 이후 여가부 장관을 임명하자 공약 후퇴설이 제기됐다. 이후 7월 여가부가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마친 뒤 대통령은 “여가부 로드맵을 신속히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는 여가부 폐지론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가장 많은 국민이 궁금해할 질문일 것 같습니다. 장관님, 여가부는 폐지되는 건가요.

폐지가 대통령 공약이기에 현재 상태로는 유지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폐지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언론에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없다”고 발언했는데 진전 사항이 있었는지요.

말씀드렸다시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고 6월 17일 전략추진단을 꾸렸습니다. 타임라인이 없다고 말씀드린 이유는 폐지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신속한 진행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숙의 과정을 거쳐야 결과가 나왔을 때 반대하는 분들도 장관과 공무원들이 고심했고 당신들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대통령이 폐지 로드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최근 이민청이나 항공우주청 같은 부처 신설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말씀은 부처 신설을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정부조직법을 내는 타임라인에 맞춰 로드맵을 마련하라는 취지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언제쯤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볼 수 있을까요.

저희만 따로 개편안을 낼 수는 없어서요. 시간이 무한정으로 주어진 것도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 조직개편안의 전체적인 윤곽이 나올 때 즈음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가부에 부정적인 여론이 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배석한 직원들을 바라보며) 여가부 공무원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여가부가 예산도, 부처 규모도 작지만 담당 업무는 많아 직업 공무원분들은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여가부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배경에는 젠더갈등 해소를 위해 갈등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노력, 권력형 성범죄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늘공’이 아닌 정무직 리더들이 나섰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전에 계셨던 장관님들 중 훌륭하신 분이 많았고 열심히 노력하셨다는 점도 잘 알고 있지만,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가부 옹호론자들 중에는 ‘부처 권한이 적어서’ 또는 ‘예산이 부족해서’ 여가부가 제 기능을 못 한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한 예산, 부처 권한 문제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가부 업무 특성상 다른 부처와의 협업이 많습니다. 여성과 가족은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주택 정책을 위해 국토교통부랑 일할 때는 여성 임대주택에 관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주택 정책은 국토부가 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여가부에게 권한을 주겠다고 하면 어떤 권한을 줄 수 있을까요. 그런 지적은 평면적인 접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산이 더 필요한 사업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작정 예산이 늘어난다고 지금의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협업으로 인한 권한의 한계에 대해서 말씀하시니, 대선 과정에서 나온 여가부 폐지 후 각 부처로 권한을 분할하는 방안이 떠오릅니다.

여가부 내부, 여성계, 심지어 저와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분들도 여가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개편 방안은 많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지금 이 시점에 섣불리 답변하기 어렵습니다.

여가부가 폐지되면 해바라기센터 같은 지원 시설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그 부분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여가부가 폐지되더라도 관련 지원은 이관돼 계속할 겁니다. 현재 저희는 오히려 해바라기센터 같은 지원 시설을 늘리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만 민간 병원의 협조가 필요해 의견 조율 중에 있습니다.

장관님도 ‘비례대표 홀수 순번에는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는 일종의 여성할당제로 정치에 입문했는데요. 여성할당제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네. 13번으로 국회에 입성했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권에 여성할당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해외에서 발표하는 ‘성 격차 지수’에서 유독 낮은 순위를 기록하는 이유가 여성이 정치권에서 적어서입니다. 지역구 의원 30%를 여성으로 공천하자는 의견, 저는 찬성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여성의 권한이 더 강화돼야 하고 여성이 더 대표돼야 합니다. 다만 민간에 강제하는 기계적 할당제는 반대합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는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현숙 장관은 보육·저출산 전문가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하던 시절, 참여정부가 추경에 보육 예산을 편성했다고 한다. 표준 보육 비용을 산정할 사람이 없어 전공 분야가 아님에도 주변의 권유로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김 장관은 “당시만 해도 보육을 연구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젊은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후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보육 사업은 규모가 점차 확대됐고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 교육부, 여가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의 용역 연구를 도맡아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반대를 무릅쓰고 ‘무상 보육’을 관철시킨 것도 그의 작품이다. 주요 국가 현안이 된 지 오래인 저출산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김 장관에게 물었다. 그는 즉석에서 펜과 종이를 꺼내 그래프를 그리며 설명을 시작했다.

“저출산은 일자리, 거주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만 돌봄에 한정 지어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은 보육 서비스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아서 그렇다고 봅니다.

돌봄에는 크게 보육과 육아휴직이라는 두 축이 있습니다. 한국은 비교적 보육 서비스는 잘돼있는 나라예요. 참여정부부터 줄곧 예산을 확대해왔고, 박근혜 정부 때 무상 보육을 실현했죠. 저출산 문제는 워낙 중요해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왔습니다. 덕분에 어린이집도 많이 생겼고 여가부가 제공하는 아이 돌보미를 집으로 보내주는 ‘아이돌보미서비스’도 있습니다. 여가부가 얼마 전 업무보고에서 3만여 명인 아이 돌보미를 국가직 17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대통령께 말씀드렸고요.

반면 육아휴직은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고용보험기금에서 유급 육아휴직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기업에서 직원들 육아휴직을 보내려면 대체 인력이 있어야 합니다. 대기업, 공공 부문은 비교적 잘 구해지는 편인데 고용의 8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육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면 가시적인 개선이 보이지만 육아휴직은 기업들의 문제다 보니 쉽지 않지요.

출생률을 높이려면 중소기업에서도 누구나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문화를 정착시키고 대체인력 장려금 같은 지원도 늘려야겠지요. 정부는 현재 1년인 민간 육아휴직을 1년 반으로 늘리는 방안 검토를 국정과제에 포함하였습니다. 아빠, 엄마 할 것 없이 눈치 안 보고 페널티 없이 육아휴직을 쓰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 건 여전히 여가부의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협업 통해 여가부 사업 혜택 받는 국민 늘리겠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어떤 방식으로 왔는지 궁금합니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있던 지난해 8월 국회에 친하게 지내던 의원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당시 잠깐 뵀는데 이후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 왔습니다. 개인적인 인연은 없었던 터라 좀 의외였죠.

윤 대통령은 장관님이 캠프에서 어떤 일을 맡아주길 바랐나요.

저는 정책 전문가다 보니 경선과 본선에서 저출산, 보육, 아동, 교육, 보건의료 같은 분야에서 공약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과 격의 없이 자주 소통했습니다. 받아들여진 정책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많은 의견을 드릴 수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여가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어떤 말을 했나요.

왜 여가부 장관에 임명하는지 말씀해주셨어요. 밖에서 보면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보니 직접 안에서 여가부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아보라고 하셨습니다. 폐지를 하더라도 부처에 대해 잘 알아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시며 책임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경선 캠프에서부터 윤 대통령과 함께하셨는데 보시기에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요.

저는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애민 정신이라고 봅니다. 저는 윤 대통령의 이런 모습을 높게 샀습니다. 서민을 생각하고 어려우신 분들을 만나면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또 제가 당내 경선 과정에 합류했는데 아시겠지만 당시 12명의 후보가 출마했어요. 불확실성이 컸음에도 제가 윤 대통령과 일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많은 국민 앞에서 보여준 약자에 약하고 강자에 강한 모습에 감동받아서입니다. 평소에도 소탈하고 민생에 관심이 많으시며 소통에 능한 분입니다.

미국 유학, 교수 생활에 이어 정치인에 이르기까지 엄마로서 역경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쉽지 않았죠(웃음). 저는 남편과 함께 유학 가서 공동육아를 했습니다. 저는 가톨릭 신자인데 제가 간 곳에 가톨릭 공동체가 잘 마련돼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말에 공부하러 갈 때는 커뮤니티에서 아이들을 맡아주시고, 다른 유학생 부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죠.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들 학교 점심시간에 배식하러 다니고,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만 해도 보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았거든요. 이런 일들이 돌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장관님이 공부하신 경제학은 문과에서 여성이 적기로 유명한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경제학을 공부해 교수가 돼야겠다는 꿈을 꿨어요. 경제학이 세상을 가장 크게 보는 학문이라 생각했고, 수학을 좋아했거든요. 제가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을 때 223명 중 여학생이 4명이었어요. 진로가 명확했기에 남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이 걸림돌이 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여학생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더러 했죠(웃음).

교수의 꿈을 마침내 이루었는데 어떤 계기로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 자리를 잡아갈 때 즈음 정치권에서 제안이 왔어요. 보육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요지였죠. 제가 보육을 연구하면서 저도 모르게 아이들 얘기를 많이 하고, 대한민국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나 봅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총장님, 동료 교수님들, 배우자 모두 적극 추천했어요. 학자가 공부만 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정치에 입문하기로 결정했죠.

정치는 계속하실 계획이었나요.

애초 계획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딱 4년만 하고 돌아간다’는 생각이었어요. 자리를 비우는 터라 동료 교수님들께 죄송해서 후회 없이 일하고 돌아온다는 생각이었죠.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갈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이 또 부르셔서 수석비서관을 하게 됐는데, 이게 이렇게 또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관이 될 거라 생각해본 적은 있나요.

없어요(웃음). 선거를 이기고 굉장한 성취감을 느끼긴 했습니다. 학교 수업을 병행하며 캠프 일을 도와 굉장히 바쁘게 시간을 보냈거든요. 자리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었고, 저는 인수위원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캠프 안에 훌륭한 분들이 많아 예상하지 못했죠. 인수위 정책특보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보다는 여기저기 도움을 주는 자리인데, 대통령께서 제가 한 일을 눈여겨보신 것 같아요.

여가부 장관인데 청년 남성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음…. 편향됐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힘드네요. 이런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여가부가 그간 여성의 목소리는 많이 들어왔는데 남성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소홀해서라고 생각합니다. MZ세대는 확실히 저희 586과는 다르잖아요. 젠더갈등 해소를 위해 균형을 잡는 과정으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0대 아들 둘이 있는데 그들의 목소리도 젊은 세대의 생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요.

저희 아이들이 공교롭게도 ‘이대남’이긴 한데, 철학적인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 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 학과 남녀 학생 비율이 이제 65 대 35 정도 됩니다. 남녀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이 제게 와서 고민 상담도 하고 진로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20대 남녀의 생각을 알게 됐습니다.

두 아들이 엄마가 여가부 장관이란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다지 자랑스러워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웃음). 저희 아들들이 가족 얘기를 바깥에 하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주변에서 엄마가 교수인 건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본의 아니게 첫째 아들 이름이 알려져 지인들이 자꾸 물어봤다고 하더라고요. 뭐 그래도 불만을 표시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제가 어린 시절 아이들과 시간을 충분히 보내지 않아 늘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엄마가 직업이 있어 자기들은 좋다고 얘기합니다. 이제 다 성인이 돼서 서로를 존중하는 관계예요.

마지막으로, 장관으로서 어떤 여성가족부를 만들어가고 싶은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운 질문이네요. 폐지를 앞두고 있기에 다른 장관에 비해 업무가 하나 더 늘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여가부와 타 부처의 접점을 늘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 경력 단절 여성이 왔을 때 여가부가 제공하는 선택지뿐만 아니라 노동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죠. 여가부가 하는 작은 사업을 다른 큰 부처 사업과 연계해 더욱 많은 국민에게 혜택을 드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여성가족부 #김현숙장관 #여가부폐지 #여성동아

사진 지호영 기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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