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빈 지음, 파람북, 1만5000원
조수빈(41) 앵커의 20대는 뜨거웠다. 그는 2005년 당시 많은 여성이 선망하던 KBS 아나운서 시험에 단번에 합격했고, 오래지 않아 KBS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9’ 앵커를 맡았다. 그 시절 ‘조수빈’ 이름 앞에는 늘 ‘KBS 한국어능력시험’ 역대 최고 득점자, 미인 대회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입상자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어느새 40대 초입에 접어들어 자신의 ‘청춘’을 돌아보면 그는 어떤 생각이 들까. 조 앵커가 펴낸 첫 책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 아깝다’를 펼치며 갖게 된 호기심이다.
조수빈 앵커는 현재 채널A 주말 메인 뉴스 진행자로, 여전히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두 아이의 엄마이자 유튜브 채널 ‘조수빈TV’ 운영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그가 쓴 책이라면 응당 자신이 그동안 어떻게 노력해 이만큼의 성취를 이뤘는지 소개하는 자기 계발서일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책장을 넘기다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르다.

“사실 이 책의 출발점은 제가 20대 시절 쓴 원고거든요. 그때 제 버킷 리스트 가운데 하나가 책 출간이었어요. 그걸 목표로 꾸준히 글을 썼죠. 그러다 다소 갑작스레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서 거의 10년간 그 꿈을 잊고 지낸 거예요.”
조수빈 앵커는 지난해 우연히 컴퓨터를 정리하다 오래전 그 원고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장 책 한 권 묶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분량의 글을 보자 새삼 젊은 날의 꿈이 떠올라 가슴이 뛰었다고.
“처음엔 그대로 책을 낼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 편 한 편 읽다 보니 그때의 저와 지금 제가 참 많이 달라져 있더라고요. 그걸 안 순간부터 거의 새롭게 글을 쓰기 시작했죠. 오래된 이불을 수선하듯, 과거의 저를 돌아보고 오늘의 저를 이해하며 한 땀 한 땀 글을 손질했어요.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발랄하며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20대의 조수빈과 많이 성숙했지만 여전히 꿈을 버리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40대의 조수빈이 공존한다. 한 여성의 성장기이면서, 같은 시간을 통과하게 될 오늘의 청춘에게 보내는 따뜻한 조언으로도 읽힌다.
#조수빈앵커 #청춘에세이 #여성동아
사진 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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