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오레오가 돼버렸어요.” “2년 차 오레오예요.”
이 대목에서 칼로리 폭탄 미국 과자 ‘오레오’를 떠올렸다면 오산. 이때 오레오는 뷰티 크리에이터 ‘레오제이’ 채널의 구독자를 일컫는 애칭이다. 레오제이는 2015년 “메이크업하는 남자 레오제이입니다”라는 오프닝 멘트로 유튜브 세계에 등장한 뒤 현재 72만2000명(2월 20일 기준)의 오레오를 사로잡고 있다.
레오제이 채널의 인기는 말 그대로 대단하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남자 뷰티 유튜브 채널 전체 1위. 셀럽·연예인이 앞 다퉈 ‘오밍아웃(오레오)’을 하고, 레오제이 채널에 출연하려고 먼저 연락을 해올 정도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댄서 리정은 해당 채널에 나온 것을 감격스러워하며 자신이 “6년 차 오레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기자도 인터뷰 자리에서 레오제이의 인기를 실감했다. 스태프들이 인터뷰이 오기를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는 걸 처음 본 것. 알고 보니 그들 모두 오레오였다.
레오제이로 활동하는 정상규(30)는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출신이다. 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그룹 ‘레페리’ 소속 크리에이터이면서 현직 메이크업 아티스트기도 하다. 반전 이력의 소유자인 그는 학업과 유튜브를 병행하며 꾸준히 노력한 끝에 지금의 성공을 일궜다.
팬들은 레오제이 채널의 매력으로 “유쾌한 입담, 잘생긴 외모, 제품 추천 능력, 센스 있는 메이크업” 등을 꼽는다. 최근 레오제이가 친한 친구 김지오·한주호·이현석과 함께 만들어 올린 ‘찐친 브이로그’ 시리즈에도 코어 팬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오레오들은 “너무 웃겨서 우울증이 치료될 정도”라고 환호한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가진 레오제이 친구들은 채널 안에서 각각 지오 왕자·퀸 주호·현석 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레오제이
레오제이 채널 밖에서 만난 ‘사람’ 정상규는 발랄하지만 차분하고, 솔직담백한 인상이었다. 가볍고 웃기기만 할 것 같은 영상 속 이미지에 진중함을 다섯 스푼쯤 더했다고 할까. 타고난 언변으로 카메라 앞에서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낼듯했지만, 알고 보니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해야 비로소 카메라 앞에 나서는 ‘노력의 아이콘’이라고 한다.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젠더리스 뷰티’에 한몫하는 데서 더 나아가 글로벌 아티스트를 꿈꾼다는 그와 마주 앉았다.1월 첫째 주 ‘남자 뷰티 유튜브 채널’ 1위를 차지했어요.
정말 정말 좋았어요. 제가 열심히 하는 걸 세상이 알아주는 것 같아서요. 거만하게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남자 뷰티 유튜버 영역 안에서 제가 늘 잘해왔다고 생각했거든요. 다음에는 전체 뷰티 신에서 1등을 하고 싶어요.
“곧 구독자 70만 명을 앞두고 있어요”라는 질문을 준비했는데, 마침 오늘(2월 14일) 구독자 수 70만을 넘어섰더군요. 축하드려요. 채널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는 걸 체감하시나요.
요즘엔 사우나에 가도 어르신들이 알아보세요(웃음). 지오랑 인천에 있는 순두부 집에 갔는데 사장님이 알은체를 하시더라고요. 제 분위기를 보고 “아이돌이에요? 가수예요?” 하시는 분은 종종 있었는데, 이번엔 “레오제이 아니에요?”라고 콕 집어 물어보셔서 신기했어요. 얼마 전 신발 매장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직원분께 “이거 얼마예요?” 여쭤봤더니 대답은 안 하시고 “혹시 레오제이 아니에요?” 하는 거예요(웃음). “맞아요” 하니까 들고 있던 신발을 딱 빼앗더니 “이거 사지 마세요. 더 좋은 거 있어요” 하면서 다른 제품을 보여주셨어요.
오레오들이 꽤 적극적인가 봐요.
네. 영상으로 이미 저에 대한 내적 친밀감이 쌓여 있거든요. 활발하게 다가와서 친구같이 대해주시니까 가끔은 깜짝깜짝 놀라요.
오레오에게 본격적으로 채널의 매력을 뽐낸 영상이 있다면요.
배우 한예슬 누나와 함께한 연예인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라든지, 크리에이터와 찍은 협업 영상들이 기억나네요. 그런 걸 올리면서 구독자가 확 늘었어요. 한때 정체기가 와서 힘든 적도 있었죠. 힘 있는 게스트가 안 나오면 조회수가 뚝 떨어지더라고요. ‘어떻게 알고리즘을 타게 할까’ 고민했는데, 제품 리뷰 콘텐츠로 다시 한번 채널이 빵 터졌어요. 얼마 전 시작한 찐친 브이로그 콘텐츠도 반응이 좋았고요. 그건 애초에 계획에 없던 거예요. “카메라 설치해놓고 우리끼리 놀자” 하면서 찍은 건데 구독자가 확 늘었죠. 이렇게 세 번에 걸쳐 채널이 커졌어요.
말씀하신 대로 배우 한예슬 씨를 비롯해 스타들이 많이 출연했어요. ‘스우파’ 멤버들, 개그우먼 홍현희 씨도 나왔죠. 그런 협업은 어떻게 기획하신 건가요.
‘스우파’ 가비 님 외에는 대개 그분들 쪽에서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예슬 누나는 인스타그램 DM으로 “혹시 메이크업 받아볼 수 있을까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셨더라고요. 계정에 파란 딱지(인플루언서 공식 계정에 붙여주는 표식)가 붙어 있는 걸 보고 오피셜 계정이 맞다는 걸 알았죠. 신기했어요. 예슬 누나는 제게 유니콘 같은 환상의 인물이었거든요(웃음).
친구 지오 · 주호 · 현석 씨와 함께 나오는 찐친 브이로그 얘기도 빼놓을 수 없네요. 친구들까지 인기를 얻게 됐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 같은 게 생기시겠어요.
걔들 세 명은 그런 게 없어요. 그런 생각이 없어서 오래갈 수 있다고 보고요(웃음). 이게 일이 되면 안 되잖아요. 저와 친구들이 찐친 브이로그를 찍는 목적은 여전히 ‘같이 놀자’ 예요. 그렇게 우리가 좋아서 만든 영상을 사람들이 같이 좋아해주니까 신이 나고요. 특히 현석이랑 주호는 MBTI가 ENFP(재기 발랄한 활동가)예요. 관심 받는 걸 좋아하죠. 촬영하겠다고 하면 “내가 유행어 만들어야지” 하고, 영상을 미리 보여주면 “말을 좀 더 했어야 했는데…” 하며 아쉬워해요. 같이 여행 가면 “카메라 가져올 거지?” 먼저 물어보고요.
친한 친구들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좋겠어요.
정말 고맙죠. 친구들도 저한테 고마워해요. 주호가 서울 마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데 제 채널에 영상이 올라간 뒤 손님이 늘었대요. 현석이도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고 있고요. 요즘 다들 바빠졌어요.
인기 증명인가요. 레오제이 씨가 참여하는 브랜드 협업 제품, 마켓 제품도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고 들었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마다 ‘날 믿고 구입했다가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해요. 제가 직원들과 같이 일일이 테스트하고 깐깐하게 골라 ‘팩트’만 말씀드리는 게 인기 비결 같아요. 오늘도 얼굴에 트러블이 올라왔는데, 이게 스킨케어 제품을 이거저거 다 써봐서 그래요. 성분을 미리 보고 저한테 안 맞는 건 거르는 편인데도 피부가 워낙 민감해서 잘 뒤집어져요.
유튜버들은 보통 구독자 1만 명 돌파, 10만 명 돌파 등에 맞춰 ‘Q&A 콘텐츠’를 제작하더라고요. 레오제이 씨는 아직 안 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독자들이 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드리는 콘텐츠나 메이크업 정보를 보러 오시는 거라고 여겼죠. 그러다 1월 말에 뒤늦게나마 Q&A를 진행해볼까 싶어 공지 글을 올렸는데 댓글이 430개나 달려서 놀랐어요.
레오제이 전에 아티스트 정상규
레오제이가 아닌 ‘정상규’의 삶도 궁금해요.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신 거예요.2015년 레페리에서 페이스북 메시지로 크리에이터 활동에 대한 제안을 해왔어요. 제가 메이크업을 배우던 학생 시절, 초보 포토그래퍼·모델·헤어 스타일리스트랑 포트폴리오용으로 만든 작업물을 페이스북에 올려뒀거든요. 그걸 보신 것 같아요. 이후 레페리가 주관하는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처음에는 이 직업이 뭔지도 잘 몰랐죠. 콘텐츠 제작·편집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투성이였고요. 그런데 제가 만든 첫 번째 영상을 사람들이 무척 좋아해주는 거예요. 당시만 해도 뷰티 크리에이터 시장에 남자가 없었고, ‘눈썹 그리기’처럼 제가 관심 있는 콘텐츠도 제작된 게 없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누리는 인플루언서가 되셨어요. 유튜버로 사는 삶은 어떤가요.
제 앞에 많은 기회가 열려 있는 느낌이에요. 유튜브만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에요. 마켓을 연다든지, 현장에 나가 직접 메이크업을 한다든지, 브랜드와 협업해 제품을 만드는 것 같은 여러 일을 할 수 있어요. 각각에서 다 수익이 발생하고요. 무엇보다 저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누군가를 만나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촬영을 하는 게 재밌어요. 다만 편집에 매달리느라 밤낮없이 사는 게 좀 문제였는데, 지금은 사무 공간을 만들고 일을 도와주는 ‘레오제이 크루’를 구성해 주말 시간을 확보했어요.
뷰티 유튜버뿐 아니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두 역할이 서로 달라 흥미로울 것 같아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직업이잖아요. 반면 유튜버는 내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거고요.
정확한 말씀이에요. 현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던 시절, 지금 말씀하신 딱 그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주인공이고 싶다’는 거요(웃음). 크리에이터 활동은 제가 주목받고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재미있어요.
유튜버가 되기 전 메이크업 아티스트 생활을 했나요.
경력이 길진 않지만 아티스트 선생님 밑에서 일하면서 백스테이지와 촬영 현장에 나갔어요. 유튜브 시작하고 편집을 직접 하면서 외부에 나갈 시간이 안 나서 그만두게 됐고요. 지금은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제 삶에 만족하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일도 놓지는 않으려고 해요. 메이크업이 제 본업이고 뿌리니까요. 제 채널에 게스트를 초대해 메이크업을 해주는 이유도 그거예요.
메이크업에 관심을 가진 건 언제부터예요.
중학생 때부터 화장품을 모아 이것저것 많이 섞어봤어요. 당시 빅뱅 때문인지 남자애들 사이에서도 아이라인 그리는 게 유행했거든요. 친구들 메이크업을 해주며 놀곤 했어요. 사실 군대에도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갔어요. 거기서도 선임과 간부들 메이크업을 해줬죠. 그럼 휴가가 막 생기더라고요. ‘내가 튀어야지’ 하는 목적이 아니었고, 그저 메이크업이 좋아서 가져갔는데 다들 좋아해줬어요. 또 메이크업에 관심 없던 애들이 저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될 때 뭐랄까, 쾌감이 들더라고요.
부모님 걱정이 만만치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아버지가 “서울권 대학에 가면 하고 싶은 걸 시켜주겠다”고 하셨어요(웃음). 공부를 열심히 했죠. 고등학교 때 매번 반에서 1등 하고, 심화반에도 들어갔어요. (대학에 간 순간 부모님과의) 거래는 끝났어요. 대학 1학년 마치고 2011년, 뮤지컬학과에 다시 진학하겠다고 학원에 다닌 적이 있거든요. 그때도 저를 믿어주셨어요. 일단 다니는 학교가 있으니까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살짝 보험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준비하다가 잘 안 돼서 메이크업 자격증을 따고 군대에 갔죠. 뮤지컬 입시 준비 때도 사실 열심히 안 하고 애들 메이크업을 해주곤 했어요.
작년에 서울시립대 철학과를 졸업했다고 들었어요. 바쁜 뷰티 크리에이터 일과 공부를 같이 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힘들 때도 있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합격한 학교니까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부모님도 “무조건 졸업하라”고 완강히 말씀하셨고요. (일이 많아지면서) 4학년 때는 학업에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많아져 비교적 수월하게 졸업한 것 같아요.
인생의 행복은 연애
레오제이 채널에 출연한 게스트
연애할 때요. 인생의 행복은 연애인 것 같아요. 저는 연애를 할 때 삶의 목표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게 참 엄청난 힘이에요. 지금은 연애를 안 하고 있지만요(웃음). 한때는 연애를 하면 일을 잘 못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오히려 서로 시너지가 되는 사람이 분명히 있더라고요. “6·25전쟁 중에도 애는 낳았다”고들 하잖아요. 아무리 바빠도 연애는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화장실 가기 전 잠깐이라도 짬을 내 전화하게 되고요.
안 그래도 영상 댓글을 보니 레오제이 씨 이상형에 대한 질문이 그렇게 많더라고요.
저는 취향이 확실한 사람,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분명히 알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매력을 느껴요. 또 긴장감이 좀 있는 관계가 좋더라고요. 저의 모든 걸 막 보여주고 싶은데 잘 안 되는 성격이에요. 친구 같지만 설렘은 있는 게 좋아요.
일을 하면서 창작자로서 부담감을 느끼거나 슬럼프를 경험한 적은 없나요.
구독자가 39만 명쯤 됐을 때 채널에 슬럼프가 온 적이 있어요. 항상 열심히 하는데 생각만큼 반응이 오지 않더라고요. 조회수가 잘 안 나오는 건 참 맥 빠지는 일이에요. 제가 구독자분들께 드리려고 마음을 다해 준비한 선물이 (오레오들한테는) 선물이 아니었다는 뜻이 되니까요. 그때부터 ‘자기 객관화’를 염두에 뒀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구독자분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니 저도 신나고 보는 분들도 재밌어하셨죠. 그렇게 극복을 했어요.
정상규와 레오제이의 차이점이 있다면요.
상규는 레오제이보다 진중한 면이 있어요. 진지하고 고민에 자주 빠져요. 새로운 걸 많이 배우고 싶어하고요. 레오제이는 남을 좀 더 재밌게 해주려는 성향의 캐릭터인 것 같아요. 상규가 레오제이를 만나서 더 행복해졌죠. 레오제이가 없었으면 내 삶이 침체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요.
직업병이 있나요.
함부로 “이거 좋아”라는 말을 못 하겠어요. 무서워요. 괜히 저 믿고 샀다가 실망할까 봐요. 뭐 하나 추천할 때 진짜 큰 책임감을 느껴요.
“솔직히 이런 메이크업은 내가 제일 잘한다” 자랑 한번 해주세요.
동양인 골격에 잘 어울리는 세고 화려한 메이크업이요. 센 메이크업을 잘못하면 과하거나 답답해 보여요.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왜 그렇게 되는지 저는 알거든요. 저는 컬러 선택이나 테크닉 면에서 자신 있고 골격에 맞게, 문제가 될 부분을 피해 예쁘게 해드릴 수 있어요. 최근 속눈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잖아요. 그 부분도 엄청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다음 콘텐츠로 청순한 아이돌 메이크업도 보여드릴 거예요.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메이크업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어요.
제게 커버 메이크업에 대한 영감을 준 건 알렉시스 스톤(Alexis Stone)이라는 해외 인플루언서예요. 또 음악을 들으면 그것과 어울리는 메이크업이 막 떠올라요. 제가 춤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전시회도 많이 다니려고 해요. 처음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작품에 사용된 소품이나 재료들이 제게 영감을 주더라고요.
브랜드 로고를 소재로 메이크업을 하기도 하고, 네일 아트 재료를 활용하기도 해요.
2021년 초 서울 성수동에 사무실을 냈고, PD·편집자도 두 분씩 계신다고 들었어요. ‘레오제이 크루’의 리더로서 부담이 크겠어요.
부담은 없어요. 소통할 때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면 “말투가 왜 그래” 하는 말이 나오고 괜히 서운한 일이 생기잖아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을 할 때는 더욱 회사스러운 체계를 잡으려고 해요.
레오제이 씨 채널 댓글을 보면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남자 분들이 쓴 내용이 많더라고요.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도록 빨리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좋아하는 걸 열심히 미친 듯이 밤새도록 했어요. 뮤지컬, 메이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갔다가 뺐어요. “쉽게 포기하라”가 아니고 “빨리 실패하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거든요. 이게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게는 참 와 닿은 게, 적성과 재능이 없으면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게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뮤지컬이 그랬어요. 오디션에 갔다가 ‘내가 정말 노력을 안 했구나. 노력을 안 한 이유는 뮤지컬에 대한 열정이 많이 없었기 때문이구나’라는 걸 인정하고 빨리 다른 길을 찾았어요. 그렇게 뭔가 시도했다 그만두고 또 새로운 걸 찾고 흥미를 붙이는 과정을 여러 번 경험했어요. 그런데 메이크업은 달랐어요. 포기가 안 되는 거예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사 모은 화장품만 봐도 내가 얼마나 이걸 사랑하는지,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기뻐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돈을 많이 못 벌어도 행복한 느낌이 있어요. 그런 걸 알면 되는 거죠.
최종 목표가 아티스트로 남는 거라고 들었어요. 앞으로 더 시도해보고 싶은 영역이 있을까요.
옛날에는 제 브랜드 론칭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글로벌 시장,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마음이 가요. 앞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보고 싶어요.
#레오제이 #뷰티유튜버 #남자메이크업아티스트 #여성동아
오레오를 위한 레오제이 사전
● 생년월일 1992년 4월 20일● MBTI ESTJ(엄격한 관리자)
● 휴대폰 배경 화면
끊임없는 성장에 대한 열망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정성을 다함으로써 세상에 놀라움을 준다. (좌우명)
● 오레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매력 포인트
옆집 언니 같은 느낌 말고, 남자로서의 매력도 보여주고 싶음.
●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
물로 가글하기.
● 나만의 독특한 습관
“나 뭐 하려 했지?” 종종 할 일을 까먹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짐.
사진 김도균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디자인 최경희
헤어 & 메이크업 김광현 스타일리스트 김경선 어시스턴트 이영 지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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