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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제훈이 주목한 스타트업 투자

글 이진수 기자

입력 2022.02.13 10:30:01

빌딩 투자로 재미 보던 셀럽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뛰어들었다. 한두 기업에 단순 투자는 기본, 일부는 투자 기업의 사업 마케팅에까지 참여한다고. 이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하인드 스토리를 취재했다.
오정세(왼쪽), 이준

오정세(왼쪽), 이준

2019년 3월 21일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배우 이제훈이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기업·금융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물이 깜짝 등장한 것. 이제훈은 기업 가치 4조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 마켓컬리의 엔젤투자자다. 2015년 평소 친분이 있던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에게 사업 초기 단계에 있던 마켓컬리를 소개받았다고. 엔젤투자자는 창업 초기 벤처기업이 사업 기반을 다지며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과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제훈의 투자 규모는 수억원. 업계 전문가들은 마켓컬리의 매출 성장률이 300배인 걸 고려해 그가 투자금의 150~200배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셀럽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하다. 기술(tech)과 셀럽(celeb), 투자자(investor)를 합성한 ‘테크 셀레스터’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할리우드 대표 테크 셀레스터로 꼽히는 배우는 애슈턴 커처. 그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차량 공유 업체 우버, 글로벌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를 비롯한 200여 스타트업에 투자해 ‘투자의 신’으로 불린다. 에어비앤비·우버·스포티파이 기업 가치는 각각 920억 달러(약 109조원), 910억 달러(약 108조원), 540억 달러(약 64조원)다. 이제훈이 대박 수익을 봤다는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크다.

연예계에 부는 테크 셀레스터 붐

류승룡

류승룡

테크 셀레스터 붐은 국내 연예계까지 이어졌다. 스타트업 지원 민간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1년 12월 국내 스타트업 총투자 규모는 약 1조336억원. 총투자 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4.4배 이상 늘었다. 억대 자산가로 알려진 배우 배용준은 스타트업 투자사 더벤처스, 커피 전문점 센터커피 등 6개 업체에 분산 투자하고 있다. 배용준이 2021년 상반기에 엔젤투자자로 참여한 스타트업은 공기 관리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에어톡’ 개발사 에크록스.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배용준은 에크록스 법인 설립 후 한 달이 갓 넘은 시점에 투자를 감행했다. 그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있는 지인 김태근 VNTG 대표가 이 회사를 소개했다고 한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은 워낙 투자업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및 에너지 드링크 개발 회사 ‘헤브론컬처스’ 이사직을 맡고 있어 기업 투자 정보에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7년 신차 구매 스타트업 ‘겟차’, 2021년에는 소셜 임팩트 스타트업 ‘페이워치’ 등에 투자했다.

배우 류승룡·오정세·이준은 기업 투자와 브랜드 빌딩을 지원하는 컴퍼니빌더 ‘프레인핸스’의 주주다. 세 배우는 투자를 넘어 사업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정세와 이준은 프레인핸스가 공동 기획한 쟈니덤플링의 레스토랑 간편식(RMR) 론칭 마케팅에 참여했다.



셀럽 투자는 대부분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이제훈과 배용준은 지인 소개로 투자에 참여했고, 류승룡·오정세·이준은 프레인글로벌의 계열사인 ‘프레인TPC’ 소속 연예인이다. 셀럽 투자 기업은 ‘스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손경희 에크록스 대표는 “(배용준 씨 투자 소식이 알려지며) 회사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널리 알려진 분이 투자를 한 덕에 우리 서비스를 먼저 알아봐 주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프레인핸스 관계자도 “공인의 신뢰도 덕분에 초기에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었다”며 프레인TPC 소속 배우의 주주 참여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동산보다 진입장벽 낮고 성공하면 수익률 천정부지

이제훈, 배용준, 최시원 (왼쪽부터)

이제훈, 배용준, 최시원 (왼쪽부터)

스타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비용 대비 효과. 스타 전문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사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의 크리스 권 대표는 “부동산의 경우 거래 가격이 높아 연예인 자산가라 해도 선뜻 투자를 결정하기 조심스러울 수 있다”며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은 높게 기대할 수 있어 최근 부동산 투자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는 두 번째 이유는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서다.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도와주는 엔젤투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참여하는 스타의 이미지도 당연히 좋아진다. 마침 정부도 엔젤투자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스타트업 투자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현재 엔젤투자자는 투자금 3000만원까지 100% 소득공제를 받는다. 5000만원까지는 70%,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30%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프레인핸스, 에어톡, 마켓컬리

프레인핸스, 에어톡, 마켓컬리

주의할 것은 엔젤투자로 ‘대박’을 낼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 액셀러레이터 핀업파트너스의 서동욱 대표는 “투자 건수 대비 성공 비율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알아볼 경우 마켓컬리에 투자한 이제훈처럼 수백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자산 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은 몇만 분의 1 수준인 게 현실이다. 셀럽들의 투자 성공 확률도 낮은 것이 당연지사. 고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배짱과 여유 자금이 있다면 엔젤투자를 고민해 봐도 좋겠다.

사진 뉴스1 
사진제공 마켓컬리 인스타그램 에크록스 키이스트 프레인핸스·TPC CJ엔터테인먼트



여성동아 2022년 2월 6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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