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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ar

할리우드도 반한 ‘마블리’ 마동석의 매력

글 윤혜진

입력 2021.11.24 10:30:01

그야말로 새로운 영웅의 탄생이다. 마동석은 영화 ‘이터널스’를 통해 특유의 반전 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마동석 캐스팅에 성공해 만세를 불렀다는 클로이 자오 감독은 ‘마블리 사용법’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 

# ‘팔뚝 요정’의 반전 매력

영화 ‘이터널스’

영화 ‘이터널스’

마동석(50)의 합류로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은 영화 ‘이터널스’가 마침내 11월 3일 개봉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터널스’는 개봉 첫날 29만6천4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국내에서 개봉한 마블 작품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개봉 10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백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 ‘이터널스’는 꾸준히 확장 중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마블 영화 속 히어로들이 활동하는 영화적 세계관)의 ‘페이즈 4’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어벤져스’ 시리즈를 이을 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특히 마동석의 티켓 파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로 데뷔한 지 17년이 된 마동석은 2004년 영화 ‘바람의 전설’에 참여하며 배우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편집됐기 때문이다. 마동석은 과거 인터뷰에서 “촬영 후 편집된 영화가 7~8편 있다”며 “연기를 시작할 때 배우 하기 힘들 거라며 반대를 많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우람한 체격과 한번 보면 잘 잊히지 않는 인상 때문에 지금까지 맡아온 배역은 줄곧 조폭 아니면 형사,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때려잡거나 둘 중 하나였다. 돈 안 갚는 주인공 손가락을 멍키스패너로 부러뜨리는 장면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작품 ‘비스티보이즈’(2008)에서도, 연쇄 살인마조차 벌벌 떨게 한 첫 주연작 ‘이웃사람’(2012)에서도 사채업자였다. 물론 드라마 ‘히트’(2007)와 영화 ‘악의 연대기’(2015), ‘범죄도시’(2017) 등으로 이어지는 형사 시리즈도 있다.

이 때문에 마동석에게는 비슷비슷한 캐릭터로 이미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마동석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개의치 않는 편이다. “어차피 모든 배우가 자기 몸에서 나오는 연기를 하지 않느냐. 다니엘 데이 루이스처럼 과작을 하며 매번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이는 배우도 있다”고 할 만큼 마동석이란 브랜드에 자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마동석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그는 거대한 체구와 달리 귀엽고 유머러스한 반전 매력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메오로 출연한 영화 ‘베테랑’에서 마동석은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동네 난리 쳐놓고 어딜 가” 이 한마디 대사로 주인공만큼 사랑받고, 뷰티 브랜드 ‘에뛰드하우스’ 광고모델로까지 발탁됐다.

반전 매력은 특히 일상 속에서 극대화된다. 배우 아닌 그냥 마동석은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 그 자체다. 영화 ‘반창꼬’ 촬영 현장에서 병아리를 조심스레 손에 쥐고 “(자신이 다치게 할까 봐) 병아리가 무섭다”고 말한 일화도 유명하다. 올해는 SNS에 직접 남긴 “촬영장에서 만난 아기 야옹이” 버전도 있다.



17세 연하의 연인인 모델이자 배우 예정화와 6년째 공개 연애 중인 로맨시스트인 점도 반전 매력을 배가시켜준다. 최근에는 ‘이터널스’ 월드 프리미어에 예정화와 동석해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에게 소개하자 안젤리나 졸리가 예정화를 안으며 반가움을 표현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 연인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는 언급을 잘 하지 않는 편이지만 티를 낼 때는 팍팍 내는 그다.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SNS를 개설한 뒤로 마동석이 팔로하는 계정은 딱 2개. 영화 ‘이터널스’ 공식 계정과 여자친구 예정화의 계정뿐이다.

# 할리우드 사로잡은 친화력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은 이터널스와 인류를 보호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테나와 함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길가메시 캐릭터를 맡았다.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은 이터널스와 인류를 보호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테나와 함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길가메시 캐릭터를 맡았다.

영화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새로운 시리즈이다 보니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마동석의 합류는 예상치 못한 깜짝 소식이었다. 영화 개봉 전 미국에서 이뤄진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마동석은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영화 ‘부산행’이 해외에 알려진 뒤부터 할리우드에서 많은 제안이 들어왔어요. 그러던 중 마블의 캐스팅 디렉터로부터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을 제가 꼭 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죠. 오디션을 따로 보진 않았어요. 클로이 자오 감독과 제작을 맡은 네이트 무어가 이미 제 작품 여러 편을 보고 저란 배우에 대해 분석을 끝낸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됐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마블 제작진 모두가 제 본연의 모습과 지금까지 해온 작품 속 인물, 액션 스타일을 길가메시에 적용해 캐릭터를 만들어줘 감사한 마음으로 합류했습니다.”

원작에서 길가메시는 토르와 맞설 만큼 초인적인 힘을 지녔는데, 동양인 캐릭터는 아니다. 마블 스튜디오가 마동석을 캐스팅하기 위해 설정을 아시아인으로 바꾼 것이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부산행’을 통해 마동석을 알게 됐다. 액션뿐 아니라 유머, 카리스마를 확인하고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며 “제가 원한 강인한 남자 캐릭터는 유머를 갖춘 다층적 인물이었는데 마동석 씨가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여러 공을 들인 덕분에 길가메시 역할은 마동석에게 맞춤옷같이 잘 어울린다. 울끈불끈한 근육과 대비되는 귀여운 앞치마를 입고 파이를 굽는 사랑스러운 히어로라니! 마동석 역시 길가메시의 매력을 더 잘 보여주고자 많은 연구를 했다. 그는 “길가메시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은 캐릭터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터널스와 인류를 보호하는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테나와 함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캐릭터”라면서 “하지만 데비안츠와 맞설 때는 강력한 파이터로 변하므로 캐릭터가 가진 여러 가지 복합적인 면모를 골고루 보여주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터널스’에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필두로 미국 HBO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리처드 매든, 쿠마일 난지아니, 셀마 헤이엑, 젬마 찬 등 유명 배우들이 합류했다. 마동석은 이들 중 출연 분량의 대부분을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했다. “오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일을 한 것처럼 호흡이 잘 맞았다”는 마동석은 최근 영화평론가 이동진과의 인터뷰에서 안젤리나 졸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영화 히스토리에 남을 만큼 굉장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자연인으로서의 엔지(안젤리나 졸리의 애칭)는 따뜻하면서도 강한 면이 있어요. 워낙 베테랑이라 여기서 어떤 포지션으로 연기해야 하는지, 어떻게 상대방을 배려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액션 연기를 할 때는 서로 눈빛만 봐도 ‘이게 필요하겠구나’ 알아채고 상대를 배려하면서 촬영했던 게 기억이 남아요.”

연세대에 다니는 아들 매덕스 덕분에 한국과 인연이 깊은 안젤리나 졸리 역시 평소 마동석의 팬이었다고 한다. 시나리오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로 계약했다가 나중에 마동석과 한 팀인 걸 알고 기뻐했다고. 안젤리나 졸리는 미국 방송에서 마동석에 대해 “사람들을 잘 보호하는 수호자다. 신체적으로만 아주 강한 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그렇다”며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보호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지라도 모든 것을 다 내어주는 면이 있다”고 칭찬했다.

1989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시민권(미국 이름 돈 리)을 획득한 마동석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할리우드 진출에 최적화된 배우다. 여러 배우와의 호흡이 중요한 작업인 만큼 영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문화권의 동료 배우들과도 잘 어우러져야 하는 것. ‘이터널스’ 촬영장에서 마동석은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돈(마동석)이 가끔 우리를 코리안 BBQ 음식점에 데려갔다”고 말하기도.

이번 작품을 통해 마동석의 매력이 세계적으로 통한다는 게 증명됐다. 언어 장벽도 없으니 앞으로 더 많은 해외 작품에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일단은 ‘이터널스’ 이후에도 마블과의 작업은 계속할 전망이다. 영화계에 따르면 마동석은 마블 측과 처음 ‘이터널스’ 출연 계약을 맺을 때 길가메시 역으로 마블 영화 여러 편에 더 출연하기로 했다고. 이를 뒷받침하듯 마동석은 최근 자신의 SNS에 “길가메시는 영원불멸의 슈퍼히어로”라며 애니메이션 버전의 캐릭터를 공개했다.

# 투박하지만 속 시원한 ‘K싸대기’

‘이터널스’ 출연 배우들과 함께한 모습.

‘이터널스’ 출연 배우들과 함께한 모습.

마동석 하면 떠오르는 맨손 액션은 영화 ‘이터널스’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작품 속에서 물리적 힘이 가장 강한 길가메시는 데비안츠에게도 ‘불 귀싸대기’를 날린다. 비행, 레이저 빔, 스피드 등 초능력을 사용하는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하면 다소 단순한 능력이지만 묵직한 한 방이 주는 쾌감만큼은 일등이다. 이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주문이었다. 자오 감독은 “유튜브에서 마동석이 영어로 미국 오하이오에서 복싱했던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이 사람은 단순한 연기자 이상이라 생각했다”면서 “시그니처인 손바닥으로 때리는 장면은 마동석 액션의 헌사처럼 일부러 넣었다”고 밝혔다. 마동석은 영화 스턴트 팀과 함께 길가메시 캐릭터의 액션 디자인에 참여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이미 저의 다른 작품들을 많이 보고 연구했다며, 제 액션 스타일인 복싱을 기반으로 한 주먹 펀칭과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장면들을 영화 속에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길가메시 캐릭터와 잘 맞는 액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화려한 동작보다는 간결하고 강력한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했어요.”

마동석표 액션의 근간은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과 힘이다. 마동석은 콜럼버스 주립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하고, 전 UFC 챔피언 마크 콜먼, 케빈 랜들먼 등의 전담 트레이너 생활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공유, 조인성, 황정민 등 많은 연예인들의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액션에 관해선 전문가인 마동석은 ‘이터널스’ 촬영 현장에서도 액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이잭 역을 연기한 셀마 헤이엑은 “우리가 마동석에게 액션 팁 같은 걸 얻으려고 몰려들 때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떤가요?’라며 알려주곤 했다”면서 “액션 연기 쪽으로 우리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줘서 고마웠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터널스’ 스턴트 팀도 마동석을 극찬했다. 스턴트 코디네이터 유니스 허터트는 “각 인물의 스턴트에 변화를 줘야 하는데, 그 수가 10명이나 돼서 일이 정말 많다”며 “마동석은 우리가 어떤 동작, 움직임을 제시하든 자기 앞에 놓인 장면이라면 뭐든지 그대로 해내는 배우다. 마동석이 지금까지 한 모든 장면들이 다 멋졌다”고 평가했다.

워낙 피지컬이 훌륭하고 매 작품을 훌륭히 해내니 액션 연기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나날이 높아져가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부상을 달고 산다. 허리 디스크와 무릎 부상 때문에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장면은 대역을 쓸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가장 큰 부상은 지난 2009년 SBS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로케이션 때였다. 당시 마동석은 6m 높이의 폐공장 계단이 무너지면서 추락해 척추와 흉골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어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무려 전치 24주의 부상이었다. 그러나 마동석은 불과 2개월 정도 뒤 촬영장에 복귀해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끝까지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의 부상 투혼에 같이 일하는 배우들도 우려를 표한다. 영화 ‘부산행’을 함께 촬영했던 공유 역시 “마동석이 얼굴은 동안이지만 나이가 꽤 있다. 몸에 철심도 많고 부상도 잦다. 몸 생각해서 이제는 액션을 하지 말라고 했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작품을 향한 마동석의 열정을 막을 순 없는 듯하다. 부상은 그야말로 노력으로 이겨내고 있다. 칸영화제 초청작인 ‘악인전’ 홍보 당시 인터뷰에서 마동석은 “노력 없이 얻어지는 건 없다. 부상으로 몸에 철심이 박혀 있어서 살이 빠지면 통증이 생긴다. 그래서 평소에도 근육을 유지하려고 많이 애쓴다”며 “액션 촬영을 하는 날은 중간에 밥을 먹으면 몸이 힘들어서 하루 종일 거의 안 먹는 편이다. 당 보충하려고 초코파이 하나만 먹고 종일 액션 신을 찍고 나면 오히려 살이 빠지기도 해 촬영 중에도 운동을 많이 한다”고 액션 연기의 비결을 밝히기도 했다.

내년 개봉 예정작 ‘범죄도시2’에서도 그의 액션은 이어진다. 화끈한 액션으로 큰 사랑을 받은 ‘범죄도시’ 후속편인 만큼 괴물 형사 마석도의 더 강력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시무시한 예고편부터 화제다. 버스 안에서 싸우던 마동석이 “맞다가 죽을 거 같으면 벨 눌러. 내리게 해줄게”라고 말한다. 왠지 이번에도 “주인공의 안위가 전혀 걱정되지 않는 영화” “이쯤 되면 악당이 불쌍하다”는 관객 평이 이어질 것 같단 예감이 든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인스타그램 키위미디어그룹 토털필름



여성동아 2021년 12월 6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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