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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송혜교를 꺾을 수 없다

글 이미나

입력 2021.11.04 10:30:02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데뷔 이래 한 번도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은, 배우 송혜교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문장이다. 
송혜교(40)는 중학교 재학 중이던 1996년 한 브랜드의 교복 모델에 발탁되며 뜻하지 않게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2000년부터 불과 4년 사이에 주연을 맡은 드라마 세 편(‘가을동화’ ‘올인’ ‘풀하우스’)을 무려 시청률 40%의 고지에 올려놓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그만의 독보적인 매력이 빛을 발하며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상대 배우와의 교제설이 심심찮게 돌았고, 실제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에서 만났던 송중기와 결혼과 이혼의 과정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송혜교는 항상 굳건하다. 온갖 억측에 휘둘리지 않고, 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걷는다. 일찍이 노희경 작가는 2013년 발간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드라마 대본집에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투지와 강단, 집중력이라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 나인데, 송혜교에겐 수시로 지는 느낌이다.”

배우 송혜교의 진면목은 사실 그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를 한 꺼풀 걷어냈을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아담한 체구에 초창기 주로 연기했던 청순가련 혹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역할들은 빠르게 대중의 사랑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정작 송혜교는 그 사랑에 맹목적으로 매달리거나 기대지 않았다. 오히려 보기 좋게 그 모든 것들을 거리낌 없이 배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당대 최고의 기녀를 보여준 영화 ‘황진이’(2007),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용서라는 화두를 마주하게 된 영화 ‘오늘’(2011) 속 다큐멘터리 PD, 그리고 단발머리에 민낯의 열정 가득했던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2008)의 드라마 PD로 분해 카메라 앞에 섰던 2000년대 중후반의 필모그래피가 이를 증명한다. “바라봐 주는 팬들이나 관객의 시선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일단 내가 그 연기를 재밌게 하고 몰입해야지만 시청자 분들도 즐겁게 몰입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의도해서 그런 작품들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그걸(대중의 기대) 쫓아가다 보니 내 생각과 빗나가는 것들이 있더라.”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종영 인터뷰 당시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송혜교의 말이다. 스스로에 대한 단단한 확신과 앞을 향해 나아가려는 투지. 식상한 표현이지만, 그것이야말로 한때의 인기로 그칠 수도 있었던 스타가 오늘날까지 대체 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바탕일 것이다.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언제나 레전드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철갑과도 같은 그의 무기들, 그러니까 송혜교만의 강단과 투기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30대가 지나면 연기가 쉬워질 것 같았는데, 그때가 더 편했던 것 같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리고 “2021년에는 꼭 작품을 해야겠다고 다짐 중”이라는 약속을 지키려는 듯, 반갑게도 2019년 드라마 ‘남자친구’ 이후 약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연달아 새로운 작품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먼저 11월 12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는 송혜교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로맨스물로, 그는 일과 사랑 모두 프로페셔널한 패션 회사의 디자인팀장 하영은 역을 맡아 배우 장기용, 최희서, 김주헌 등과 호흡을 맞춘다. 연이어, 2016년 그에게 두 번째 연기대상을 안겼던 ‘태양의 후예’의 김은숙 작가와 손잡고 드라마 ‘더 글로리’ 촬영에도 들어갈 예정. 특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주인공이 가해 주동자의 아이를 가르치는 담임교사가 되어 가해자와 방관자들에게 복수를 펼친다는 내용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정평이 나 있는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 ‘비밀의 숲’ 등 짙은 색깔의 장르물을 연출해온 안길호 PD와 만났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많은 이목을 끌고 있다. 한 화보 인터뷰에서 송혜교 또한 “다채로운 미디어 플랫폼과 채널은 작품 속 여성 캐릭터에 다양함을 불어넣어 주는 것 같다. 장르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작품이 늘어나고 있고, 나에게도 다채로운 장르의 대본이 들어오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또 다른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미 이 시대 최고의 배우 중 한 사람이 되었지만 송혜교는 아직도 ‘위’를, 그 ‘다음’을 바라본다. 역설적이게도 번번이 대중의 기대를 뒤로해왔던 송혜교는, 어쩌면 이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의 또 다른 기대를 충족시켜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토록 아름다운 이가 우리와 함께 오래도록 나이 들어가며, 때때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표정을 보여주길 바라는 기대 말이다. 그러니 명불허전, ‘올타임 레전드’ 송혜교다.

사진제공 바이탈뷰티 설화수 MICHAA SBS





여성동아 2021년 11월 6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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