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씩 기다려야 예약할 수 있는 소문난 레스토랑에는 시그니처 메뉴가 하나씩 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 메뉴를 입에 넣는 순간, 인내의 시간마저 달콤하게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에 있어 E클래스가 바로 그런 존재다. 자동차 명가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 가운데 E클래스는 벤츠의 철학과 이상이 집결돼 있는, ‘브랜드의 심장’과도 같다.
E클래스는 1947년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천4백만 대가 판매된 스테디셀러 차종이다. E클래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1백10년 넘게 사랑받아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936년 앰뷸런스, 경찰차, 상업용 차량 등의 목적으로 내구성이 좋은 170V 모델을 출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수요가 줄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존의 170V 모델을 더 넓고 세련된 스타일의 세단으로 변경, 상류층 공략에 나섰다. 1947년 출시 직후 뛰어난 승차감과 우수한 품질로 각광받았고, 7~9년 주기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됐다.
1993년에는 최초로 ‘E클래스’라는 이름을 단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당시의 E클래스에는 4륜구동 시스템 4MATIC, 8기통 엔진 등 혁신적 기술이 탑재돼 주목을 받았다. 2년 뒤 메르세데스 벤츠는 ‘네 개의 눈’으로 잘 알려진 헤드램프를 장착한 7세대 E클래스를 출시했고, 이 모델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이때 E클래스는 전면부 디자인에 변주를 준 클래식, 엘레강스, 아방가르드 등 3가지 라인업으로 소개됐는데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지금까지 이 라인업이 그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후 2016년 메르세데스 벤츠는 풀체인지된 10세대 E클래스(W213)를 선보였고,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과 편의사양 등을 갖춰 출시 3년 만에 한국에서 단일 모델 10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3월 메르세데스 벤츠는 10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공개했다. 풀체인지(완전변경) 수준의 외관 디자인 변화와 진화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은 소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어 지난 10월 중순 ‘2021 더 뉴 E클래스’가 한국에 공식 출시됐다. 엔진 라인업은 디젤,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모델 등 총 6가지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을 시승해 디자인 및 성능을 알아봤다.
#1 EXTERIOR
신형 E클래스는 6가지 엔진 라인업 모두 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AMG 라인 등 3가지 외관 테마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시승 차량은 AMG 라인이었는데, 단조로우면서도 세련미를 배가시킨 AMG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돼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먼저 전면부를 보면 보닛에 2개의 세로 에지인 파워돔 디자인을 가미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 것이 눈에 띄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우, 기존에는 위에서 아래로 좁아지는 V 자 형태였다면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A 자 모양이었다. 여기에 기존 AMG 모델에서만 볼 수 있던 ‘다이아몬드 그릴’ 디자인을 적용해 빛의 변화에 따라 그릴이 번쩍이는 효과를 가미했다. 또 하이글로시 소재의 블랙 트림이 적용된 프런트 범퍼와 19인치 AMG 5 트윈 스포크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적용된 것도 고급스러움을 물씬 풍기는 요소다.
전후면 램프 디자인 변화도 주목할 만했다. 헤드램프는 이전보다 더욱 슬림하고 길어진 디자인을 적용해 날렵하고 역동적인 첫인상을 남겼다. ‘울트라 레인지 하이빔’ 기능이 포함된 ‘멀티빔 LED 헤드램프’가 기본으로 적용돼 교통 상황에 따라 지능적으로 반응하는 것도 큰 변화다.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도로에 다른 차량이 없을 때 전방 650m까지 앞을 비춰 시야를 충분히 확보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고. 후면부 역시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다. 2개의 분할형 테일램프에는 LED 기술이 적용돼 주변 밝기에 따라 램프 빛의 세기도 조절된다.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수평으로 날렵하게 뻗은 LED 테일램프는 모던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2 INTERIOR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D컷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된 역동적인 느낌의 스티어링 휠이었다.
이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지지대)에는 디지털 계기반 조작은 물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 버튼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돼 있어 운전자 편의성을 높인다. 또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도 운전석 전방과 대시보드 위로 시원스레 펼쳐져 있어 사용하기 편리했다.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때 매우 용이한 크기와 각도로 배치돼 만족스러웠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옵션으로 적용돼 있는데, 운전자 눈높이에 맞춰 높낮이와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속도계와 내비게이션 안내 등의 각종 정보 또한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중앙부 대시보드는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블랙 톤의 우드 트림으로 마감돼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벤츠 특유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 아래로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중앙부 아날로그 버튼은 최소화한 듯했다. 공조 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전화,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등의 버튼이 간결하게 나열돼 깔끔했다. 다만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비상 깜빡이가 보조석 쪽에 자리하고 있어 다소 불편했다. 또 인체 굴곡에 따라 시트에도 굴곡을 준 여타의 고급 차량 시트와 달리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의 시트는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푹신하고 안락한 시트를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 DRIVING
개인적으로 국산 차든 외제 차든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 때문에 가솔린 엔진 차량을 선호하는 편이다. 외제 차도 연식이 오래될수록 디젤 엔진의 소음이 크게 들리는데, 이는 고급 차의 격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가솔린 차량과 같은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끼게 해주는 데다 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디젤 엔진 차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게다가 아무리 신차라도 디젤 차량은 주행할 때보다 정차 시 미세한 진동이 전해지기 마련인데 해당 시승 차량은 매우 정숙한 느낌이 들었다.
주행감은 ‘벤츠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원스러우면서도 부드러웠다. 액셀을 밟는 즉시 속도계가 반응해 고속도로에서 달려 나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브레이크였는데, 보통 신차의 경우 브레이크가 뻑뻑해서 밟는 즉시 서버리곤 한다. 그런데 해당 시승 차량은 브레이크 감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정차하는 느낌이 들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는 직접 운전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벤츠만의 기술력일 듯하다.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인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와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 등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한껏 높인 장치다.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는 차량 전방의 카메라가 도로에 설치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인식해 자동 감속 혹은 가속을 통해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경기도 포천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부간선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는데 해당 기능을 설정해두니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줘 매우 편리했다.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의 경우 내비게이션 맵 데이터를 바탕으로 곡선 지점, 톨게이트, 원형 교차로 등 복잡한 구간을 인식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기술로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여야 할 때 명민하게 반응했다.
#4 DRIVE IN
혹자는 E클래스를 두고 ‘강남 사모님 차’라고 부른다. 강남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 운전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차량이기 때문. 달리는 차 안 뒷좌석 시트에 비스듬히 누워 있어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서스펜션이 매우 부드럽게 설정돼 있어 비포장도로를 지날 때도 차량 내부 떨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차량 내부로 전해지는 외부 소음에 민감한 편인데 창문을 닫고 주행하는 도중에는 아늑한 느낌이 지속됐다. 버스나 트럭이 바로 옆에 정차하고 있을 때도 소음이 심하지 않았다. 또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도 풍절음이 크게 들리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차량 내부 공기 질이 쾌적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경우 환절기마다 아이들의 기관지염을 걱정하기 마련인데 더 뉴 E클래스에는 실내 공기 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가 탑재돼 걱정을 덜어준다. PM2.5의 초미세먼지 센서를 장착해 차량 내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초미세필터를 통해 외부 먼지와 악취를 걸러내 내부 공기 질을 관리해두는 것. 이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매력적인 기능으로 보였다.
#5 STRENGTH
이번 모델의 특징적 변화 가운데 하나는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 휠(핸들)’이다. 이 스티어링 휠에는 전면과 후면에 정전식 핸즈 오프 감지 기능을 갖춘 센서 패드가 탑재됐다. 최근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들이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적용하는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경고음이 울린다. 이때 스티어링 휠을 꽉 쥐는 것은 물론 차량에 따라 살짝 흔들어줘야 한다. 반면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의 스티어링 휠은 정전식 핸즈 오프 감지 기능이 있어 물리적인 움직임 없이도 차량 내 각종 보조 시스템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고 있음을 인식했다. 또 주행 중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스포크에 있는 각종 터치 버튼을 조작해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었다.
이외 시청각적 경고와 긴급 제동을 통해 급작스러운 충돌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우발적인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사각지대 내 차량 및 장애물을 감지해 주행 중 측면 충돌을 예방하는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이 탑재돼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6 WEAKNESS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정말 좋은 신차다. 4기통 디젤 엔진에 1950cc 배기량으로 최고 출력 194hp, 3800rpm, 최고 속도 239km/h를 낸다는 것은 훌륭함을 넘어선 수준이다. 게다가 복합연비가 13.2km/L라니 제원표만 놓고 보면 아쉬울 게 없다. 다만 부가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이 7천7백90만원인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외관도 AMG 라인을 차용해 수려함을 뽐내지만 가성비를 따져보면 선택지가 넓어지기 때문에 구입에 앞서 고민에 빠지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클래스는 1947년 출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천4백만 대가 판매된 스테디셀러 차종이다. E클래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1백10년 넘게 사랑받아온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936년 앰뷸런스, 경찰차, 상업용 차량 등의 목적으로 내구성이 좋은 170V 모델을 출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수요가 줄자 메르세데스 벤츠는 기존의 170V 모델을 더 넓고 세련된 스타일의 세단으로 변경, 상류층 공략에 나섰다. 1947년 출시 직후 뛰어난 승차감과 우수한 품질로 각광받았고, 7~9년 주기로 꾸준히 업그레이드됐다.
1961년부터 7년간 생산된 3세대 E클래스 W110 모델.
지난 3월 메르세데스 벤츠는 10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공개했다. 풀체인지(완전변경) 수준의 외관 디자인 변화와 진화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은 소비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어 지난 10월 중순 ‘2021 더 뉴 E클래스’가 한국에 공식 출시됐다. 엔진 라인업은 디젤,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모델 등 총 6가지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을 시승해 디자인 및 성능을 알아봤다.
#1 EXTERIOR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디자인으로 완성한 세련미
신형 E클래스는 6가지 엔진 라인업 모두 아방가르드, 익스클루시브, AMG 라인 등 3가지 외관 테마 중 선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시승 차량은 AMG 라인이었는데, 단조로우면서도 세련미를 배가시킨 AMG 특유의 디자인이 적용돼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먼저 전면부를 보면 보닛에 2개의 세로 에지인 파워돔 디자인을 가미해 역동적인 느낌을 준 것이 눈에 띄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경우, 기존에는 위에서 아래로 좁아지는 V 자 형태였다면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A 자 모양이었다. 여기에 기존 AMG 모델에서만 볼 수 있던 ‘다이아몬드 그릴’ 디자인을 적용해 빛의 변화에 따라 그릴이 번쩍이는 효과를 가미했다. 또 하이글로시 소재의 블랙 트림이 적용된 프런트 범퍼와 19인치 AMG 5 트윈 스포크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적용된 것도 고급스러움을 물씬 풍기는 요소다.
울트라 레인지 하이빔 기능이 포함된 멀티빔 LED 헤드램프.
#2 INTERIOR
벤츠 특유의 헤리티지 느껴지는 내부
D컷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주요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을 모아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다(왼쪽). 나뭇결이 살아 있는 블랙 톤의 우드 트림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지지대)에는 디지털 계기반 조작은 물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 버튼이 일목요연하게 구성돼 있어 운전자 편의성을 높인다. 또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도 운전석 전방과 대시보드 위로 시원스레 펼쳐져 있어 사용하기 편리했다.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을 확인할 때 매우 용이한 크기와 각도로 배치돼 만족스러웠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옵션으로 적용돼 있는데, 운전자 눈높이에 맞춰 높낮이와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속도계와 내비게이션 안내 등의 각종 정보 또한 맞춤형으로 설정할 수 있게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중앙부 대시보드는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블랙 톤의 우드 트림으로 마감돼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벤츠 특유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 아래로는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중앙부 아날로그 버튼은 최소화한 듯했다. 공조 장치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과 전화,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등의 버튼이 간결하게 나열돼 깔끔했다. 다만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비상 깜빡이가 보조석 쪽에 자리하고 있어 다소 불편했다. 또 인체 굴곡에 따라 시트에도 굴곡을 준 여타의 고급 차량 시트와 달리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의 시트는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푹신하고 안락한 시트를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 DRIVING
가솔린 엔진 못지않은 저소음 디젤 엔진
개인적으로 국산 차든 외제 차든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 때문에 가솔린 엔진 차량을 선호하는 편이다. 외제 차도 연식이 오래될수록 디젤 엔진의 소음이 크게 들리는데, 이는 고급 차의 격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가솔린 차량과 같은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끼게 해주는 데다 소음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디젤 엔진 차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게다가 아무리 신차라도 디젤 차량은 주행할 때보다 정차 시 미세한 진동이 전해지기 마련인데 해당 시승 차량은 매우 정숙한 느낌이 들었다. 주행감은 ‘벤츠답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원스러우면서도 부드러웠다. 액셀을 밟는 즉시 속도계가 반응해 고속도로에서 달려 나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브레이크였는데, 보통 신차의 경우 브레이크가 뻑뻑해서 밟는 즉시 서버리곤 한다. 그런데 해당 시승 차량은 브레이크 감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속도를 줄이고 정차하는 느낌이 들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는 직접 운전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벤츠만의 기술력일 듯하다.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인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와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 등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한껏 높인 장치다. 액티브 속도 제한 어시스트는 차량 전방의 카메라가 도로에 설치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인식해 자동 감속 혹은 가속을 통해 차량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경기도 포천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동부간선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는데 해당 기능을 설정해두니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줘 매우 편리했다. 경로 기반 속도 조절 기능의 경우 내비게이션 맵 데이터를 바탕으로 곡선 지점, 톨게이트, 원형 교차로 등 복잡한 구간을 인식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는 기술로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여야 할 때 명민하게 반응했다.
#4 DRIVE IN
사모님 차라 불리는 이유 알 것 같은 승차감
혹자는 E클래스를 두고 ‘강남 사모님 차’라고 부른다. 강남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성 운전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차량이기 때문. 달리는 차 안 뒷좌석 시트에 비스듬히 누워 있어 보니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서스펜션이 매우 부드럽게 설정돼 있어 비포장도로를 지날 때도 차량 내부 떨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 차량 내부로 전해지는 외부 소음에 민감한 편인데 창문을 닫고 주행하는 도중에는 아늑한 느낌이 지속됐다. 버스나 트럭이 바로 옆에 정차하고 있을 때도 소음이 심하지 않았다. 또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도 풍절음이 크게 들리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차량 내부 공기 질이 쾌적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경우 환절기마다 아이들의 기관지염을 걱정하기 마련인데 더 뉴 E클래스에는 실내 공기 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가 탑재돼 걱정을 덜어준다. PM2.5의 초미세먼지 센서를 장착해 차량 내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초미세필터를 통해 외부 먼지와 악취를 걸러내 내부 공기 질을 관리해두는 것. 이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매력적인 기능으로 보였다.
#5 STRENGTH
지능형 스티어링 휠 등 최신 기능 탑재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넓어진 2섹션 테일램프.
이외 시청각적 경고와 긴급 제동을 통해 급작스러운 충돌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우발적인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사각지대 내 차량 및 장애물을 감지해 주행 중 측면 충돌을 예방하는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이 탑재돼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6 WEAKNESS
가성비 따지자면 글쎄
더 뉴 E220d 4MATIC AMG 라인은 정말 좋은 신차다. 4기통 디젤 엔진에 1950cc 배기량으로 최고 출력 194hp, 3800rpm, 최고 속도 239km/h를 낸다는 것은 훌륭함을 넘어선 수준이다. 게다가 복합연비가 13.2km/L라니 제원표만 놓고 보면 아쉬울 게 없다. 다만 부가세를 포함한 소비자 가격이 7천7백90만원인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외관도 AMG 라인을 차용해 수려함을 뽐내지만 가성비를 따져보면 선택지가 넓어지기 때문에 구입에 앞서 고민에 빠지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총평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더 좋은 차, 가성비는 묻지 말길-
추천 0
-
댓글 0
- 목차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