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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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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 공원에 동그라미 무늬가 생긴 이유는

EDITOR 오영제

2020. 06. 18

지금 뉴욕에서는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은 용의자였던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8분 46초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 과정과 조지 플로이드가 숨을 거두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은 이를 말리며 지켜보던 한 시민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영상을 보는 마음은 참담하다. 일각에서는 조지 플로이드가 마약 소지와 절도 등의 전과가 있고 체포 당시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말로 경찰의 행위를 옹호한다. 하지만 그는 비무장 상태였고 경찰의 체포에 저항하지 않았으며 계속해서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후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조지 플로이드가 죽기 전까지 반복했던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 아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를 이어가는 중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의 죽음에 대한 엄중한 조사를 요청했고 마이클 조던, 비욘세,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셀레브러티들 역시 고인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폭동이나 약탈로 변질돼 문제가 일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리를 걸으며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인다. 뉴욕의 한 시위에서는 상점을 약탈하려는 사람을 시위대가 막으며 비폭력으로 항의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는 극한 상황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지만 무엇이든 본질이 잊힌 채 자극적으로 소비되는 것은 지양해야 할 터다.

생활 방역 지키며 피크닉 즐길 수 있는 공원과 돗자리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침체된 분위기에, 조지 플로이드 사건까지 더해져 사람들의 마음은 더없이 무거운 상태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점차적으로 도시의 기능을 멈추었던 록다운(lockdown)을 해제하면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두 달 넘게 집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밖으로 나와 따뜻해진 날씨를 즐기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이 계속되는 만큼 여전히 우려스러운 점은 존재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필요한 상황이므로 사람들은 나름의 방법을 고안해내는 중이다. 

브루클린에 있는 도미노 파크에는 30여 개의 원을 그려 넣었다. 성인 2명이 눕기에 적당한 2.5m 크기의 원은 2m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 손쉽게 생활 방역을 지키며 소풍 즐기기를 가능케 한다.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디자이너 폴 콕세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재기 발랄한 돗자리 디자인을 선보였다. ‘Here Comes the Sun’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2m씩 떨어진 원형 매트를 연결한 모양이라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며 피크닉을 즐길 수 있게 돕는다. 디자인은 무료로 공개되어 안 입는 옷이나 자투리 천이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돗자리를 만들 수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아직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더 답답하고 지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마음에 내재된 긍정의 에너지와 위트를 잃지 않고 힘든 시기를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영제의 뉴욕 리포트


리빙 매거진에서 10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 뉴욕에서 요리학교 졸업 후 글을 쓰면서, 건강하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게으른 플렉시테리언(때에 따라 고기도 먹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제공 Marcella Winograd, www.paulcocksedge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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