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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첨단을 걷는 지성의 요람, 대학 차세대 연구 현장을 가다

김명희 기자 mayhee@donga.com

2020. 04. 29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게 하고, 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 연구기관과 기업, 인재가 함께 선순환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바이오벤처의 힘이 컸다. 

우리 사회에서 기술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 중 하나가 바로 지성의 요람, 대학이다. 건국대학교가 개발한 통합 챔버 실용화나 동아대학교 에코디자인사업단의 슬리포노믹스 산업을 위한 지원, 성균관대학교 휴먼 ICT의 블라인드 터치(BlindTouch) 등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바꿀 차세대 기술의 바람직한 예다. 

건국대 임기원 교수는 운동선수들이 최상의 실력을 낼 수 있는 훈련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챔버 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최상은 차치하고 평소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운동선수나 감독들은 경기가 열리는 지역의 환경 혹은 최악의 환경에 대비한 현지 훈련, 극기 훈련을 진행하는데 여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통합 챔버는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현지 환경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적응 훈련이 가능하도록 한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인간의 에너지 소비량 등을 분석해 영양권장량 등을 제공하는 휴먼 챔버 개발도 건국대의 작품이다. 

동아대 에코디자인사업단은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인 숙면을 돕는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단이 개발에 도움을 준 수면 유도등이나 항균 3D 베개 등은 인간의 편안한 수면을 도와주는 동시에 관련 기업에는 매출 증대를 안겨주고 있다. 나아가 지역 발전이라는 시너지 효과까지 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조준동 교수는 시각장애인들이 예술 작품을 장애라는 장벽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도구, 블라인드터치를 개발했다. 미술 작품을 2.5D 촉각으로 변환시켜 다중 감각으로 감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점자가 시각 장애인들에게 평범한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했다면, 블라인드터치는 문화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프리미엄 인재 양성에 주력하며 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좋은 기업, 기술도 결국은 사람이 해내는 결과물이다. 최고의 강사진이 펼치는 수준 높은 강의를 받은 인재들이 다양한 곳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래를 열고 있는 그 현장들을 따라가 봤다.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기술경영 미래 선도 인재 육성!

성균관대 삼성학술정보관

성균관대 삼성학술정보관

융합기술지식과 경영지식을 겸비한 프리미엄 인재를 양성하는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대학원장 신준석·사진)에 국내·외 유수 기업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은 올해 정부의 ‘융합기술사업화 인력양성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융합기술경영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 인텔, 지멘스 등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출범한 해당 대학원은 최고의 강사진을 자랑한다.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 기술경영 전문가, 중소기업의 CEO, 온라인 공개강좌(K-MOOC) 스타 박영택 교수 등 아시아 최고 수준의 강사진이 기술전략, 연구개발 관리, 사업화의 세 영역에서 기업현장 사례와 분석 도구를 통해 살아있는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캠브리지 대학, 미국 조지아 공대, 유럽 최대의 응용기술 연구기관인 독일 프라운호퍼 등 최고 연구시설의 교수/전문가가 재학생들에게 글로벌 역량도 키워주고 있다. 대학원의 이러한 기업 수요 맞춤형 커리큘럼 등은 수많은 인재 양성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졸업한 학생들은 기업에 진출해 그 역량을 발휘 중이다. 삼성전자의 지능형 로봇 볼리(Ballie) 출시, LG화학의 바이오사업 진출, 현대기아차의 코나 상품화 등 여러 기업 현장에서 다양한 성과를 창출했다. 일부 성과는 미국 기술경영 최고 저널인 ‘RTM’ 등 유수 저널에 출간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학원은 2021년부터 기술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각각 금융 중심 기술성/시장성 평가 실무, 데이터기반 기술사업화 실무 교과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년 동안 실무에 필요한 이론, 도구, 경험을 체득한다. 우수한 성과를 보인 학생들은 기술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사업화 프로젝트 참여를 포함해 다양한 인턴십 등의 기회를 가지게 된다. 대학원장 신준석 교수는 “다양한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Made by SKKU’, ‘Made in Korea’ 기술경영 콘텐츠가 세계적 인정을 받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고의 인력 양성 커리큘럼을 통해 국내 베스트 프랙티스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국대, 환경제어 인체 대사 모니터링 챔버 개발
스포츠·경제 분야 상당한 파급효과 예상

건강증진 및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건국대 메타볼릭 환경제어 연구센터.

건강증진 및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건국대 메타볼릭 환경제어 연구센터.

첨단과학 기술이 스포츠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선수들은 재능이라는 베이스에 운동복, 운동장비, 훈련시스템 등 각종 최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경기에 나선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컨디셔닝을 위한 체중조절, 피로회복, 생체 매커니즘 연구가 가능한 휴먼 메타볼릭 챔버 시설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건국대학교(책임교수 임기원·사진)가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원천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통합 챔버 실용화에 나섰다. 고지대나 저산소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정밀 제어가 가능한 환경제어 챔버와 인체대사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휴먼 메타볼릭 챔버 개발이 목표다. 5년차 연구 개발이 마무리된 현재, 통합 챔버(KUMEC)를 구축해 시스템 개발을 통한 시작품을 완성했고, 상용화로 경기력 향상 프로그램,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현지 환경의 시뮬레이션을 통한 적응 훈련이 가능해졌고, 각 연령대별 에너지 소비량 분석을 통한 영양 권장량, 신체활동 프로그램 제공 등이 가능해졌다. 센터의 휴먼 챔버는 듀얼로 구성되어 동시 측정이 가능하고 환경제어 챔버는 저압의 환경에서도 구현이 가능해 스포츠 임상연구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국대는 또 통합 챔버 구축으로 2016년 교육부 지원의 중점연구소 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도 얻었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인의 에너지대사 증진 프로그램을 구축했고, 현재 에너지 소비량 추정 알고리즘 개발, 에너지 소비량 증가 전략의 효용성 검증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목표한 연구 성과의 93%를 달성했으며 국제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SCI(Science Citation Index,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15편, 산업체 연구비 2건 이상 수주라는 쾌거도 이뤄냈다. 임기원 교수는 “통합 챔버 개발을 통해 엘리트 선수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스포츠 과학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포츠 프로팀을 소유하는 구단 등과 대사질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센터 등의 설치 수요가 증가하며,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 조절 주택의 개발 필요성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 이라고 기대했다.

‘슬리포노믹스’ 이끄는 동아대 에코디자인사업단
부산 지역 산업 가치를 높이다

동아대 에코디자인사업단 전시회 참가 부스.

동아대 에코디자인사업단 전시회 참가 부스.

하나의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까지 제품의 어떤 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까.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또 까다로워지고 있다. 품질은 말할 것도 없고 제품의 디자인, 브랜드 등 다양한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동아대 에코디자인사업단(단장 박은주·사진)은 ICT 융복합 시제품개발, 디자인개선 및 특허, 패키지 및 홍보물 개선 등 비 R&D 지원을 통해 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재)부산디자인진흥원, (재)부산테크노파크와 함께 부산지역 슬리포노믹스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지원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현대인이 숙면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으로 성장하는 관련 산업을 뜻한다. 숙면은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인체의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어 바이러스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힘이 된다. 

사업단은 2019년부터 영유아수면텐트를 개발하는 ㈜바이맘, 구스다운 침구개발업체인 아몬(구스초이), 항균동 3D베개의 ㈜제이케이골드, 수면유도 무드등을 개발한 사람을 보호하는 기업(PPS) 등 33개 기업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제품개발, 사업화 지원 및 기업 상호간 협업을 통해 신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면서 이들 기업의 매출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15억 원을 기록했다. 15명의 신규 고용도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는 사업단이 지난 10여 년 간 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0년 부산지역 ‘에코디자인 융합브랜드 개발 및 사업화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개소한 사업단은 ‘풀뿌리기업육성사업’ 수행을 통해 기능성 패션잡화 소재 및 용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친환경제품 개발과 사업화로 지역 기업 활성화의 시작을 알렸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시군구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부산시 전략산업인 라이프케어산업과 연계하여 기업지원 사업을 수행하는 등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사업단장 박은주 교수는 “개방형 혁신으로 슬리포노믹스 기업들의 내부역량뿐 아니라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적극 교류하여 시너지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부산지역 수면산업의 발전과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 감상의 감동 선사하는
성균관대 블라인드터치

성균관대 조준동 교수 팀이 개발한 블라인드터치를 활용해 선보인 ‘다중 감각 명화’전.

성균관대 조준동 교수 팀이 개발한 블라인드터치를 활용해 선보인 ‘다중 감각 명화’전.

최근 ‘소확행’ 등의 트렌드와 함께 전시 관람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를 온전히 즐길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시각장애인 감상자들은 형태, 칼라, 표면 질감, 작품 해설 등을 동시에 경험하기 어렵다. 자연히 미술관이나 미술 수업에서의 감상에 한계가 발생한다. 

성균관대학교 조준동(사진) 교수는 2018년부터 과학기술부의 ‘과학 기술 인문 융합 연구’를 수행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제대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도구 블라인드터치(BlindTouch)를 개발했다. 미술 작품을 2.5D 촉각으로 변환시켜 시각 장애인들이 촉각과 청각 등 다중 감각을 활용해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조준동 교수 팀은 2019년 가을,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Starry Night)를 포함한 5점의 명화를 3D 프린팅을 사용하여 촉각화(2.5D)해, 이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국립서울맹학교에서 전시하여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였다. 손가락 터치 인터페이스 장치를 통해서 터치하는 부분에 대한 모양을 알 수 있으며, 그 부분에 대한 오디오 해설 및 효과음이 제공되어 혼자서도 명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 국내외 미술관 중에서도 시각 장애인에게 촉각 그림을 제작해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 있다. 하지만 블라인드터치와 같이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칼라 인식을 위해서 패턴과 사운드 등을 적용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조준동 교수는 “앞으로 다학제 (전자, 컴퓨터, 미술, 음악, 인문, 사회, 디자인) 융합 연구에 주력하여 시각 장애인들이 더 많은,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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