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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hot place | 강현숙 기자의 ‘핫플투어’

트렌드를 읽는 요즘 책방2

취향 저격 북카페-소녀서가

EDITOR 강현숙 기자

2020. 05. 01

혼자 조용히 사색하며 책 읽기 좋은 시기다. 책은 물론이고 요즘 사람들의 감성과 트렌드까지 읽을 수 있는 신상 북 스페이스 탐방기.



내추럴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녀서가’ 내부.

내추럴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녀서가’ 내부.

취향 저격하는 북 카페

경기도 김포시에 지난 2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감성 공간이 생겼다. 20~30대 청년 목수들로 이뤄진 원목 가구 스튜디오 ‘소년과 나무’에서 문을 연 북 카페 겸 쇼룸인 ‘소녀서가’가 그 주인공이다. 소년과 나무는 원목이 주는 특유의 포근하고 따사로운 느낌과 빈티지한 감성이 어우러진 가구를 선보이는 손맛 가득한 브랜드다. 

김포시 통진읍, 아파트 공사 현장과 어수선한 도로를 지나다 보면 주변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2층 규모의 건물이 나온다. 1층은 소년과 나무의 공방이고, 원목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 겸 독립서점이 자리한 소녀서가를 만날 수 있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천장을 장식한 하얀 천들이 눈에 들어온다. 곳곳에 놓인 원목 가구, 초록 식물과 어우러져 마치 휴양지에 온 것 같은 안락함을 선사한다. 소녀서가를 기획한 이소현 실장은 “태국 치앙마이를 좋아하는데, 치앙마이에 간 것처럼 널부러져 쉬며 책 읽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에세이류를 중심으로 1천여 권의 책이 정리된 독립서점 코너.

에세이류를 중심으로 1천여 권의 책이 정리된 독립서점 코너.

카페 카운터 앞에는 제법 큰 규모의 독립서점 코너가 마련돼 있다. 오픈형 원목 책장과 테이블에 1천여 권의 책이 정리돼 있는데, 20~30대를 위한 에세이가 주를 이룬다. 책들은 북 에디터 역할을 하는 이소현 실장이 주축이 돼 소년과 나무 직원들과 함께 선별한다고. 필름지 포장이 되지 않은 책은 자리로 가져와 편하게 읽어도 OK! 어떤 책을 고를지 막막하다면 책에 붙어 있는 메모지를 눈여겨볼 것. 간략하게 내용과 특징을 설명해놓아 책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책장에 ‘Editor’s choice’ ‘Reader’s pick’ 같은 책 추천 코너를 마련해 세심함이 느껴졌다. 

그림 작업 등 
각종 핸드메이드 
클래스도 열린다(왼쪽).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코너.

그림 작업 등 각종 핸드메이드 클래스도 열린다(왼쪽).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코너.

로맨틱하면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카페 인테리어는 그야말로 여성들을 ‘심쿵’하게 하는 분위기다. 소장 욕구 자극하는 예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이 가득하고, 대형 식물 화분을 곳곳에 둬 싱그러운 느낌을 더했다. 기자의 레이더망에 들어온 건 다소 생뚱맞은 분위기의 싱글 침대였다. 용도를 물어보니 신발 벗고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개성 만점 공간이었다. ‘눕방’을 펼치기엔 다소 민망해 침대에 기대 앉아 책을 읽었는데, 마치 집에서 독서하는 것처럼 편했다. 



이곳에서는 종종 다양한 핸드메이드 클래스도 열린다. ‘아주아주 소심한 드로잉 클럽(참가비 2만원)’이 대표적인데, 목판 위에 아크릴 물감과 오일 파스텔을 이용해 시간 제한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림 작업을 통해 크고 작은 걱정거리를 잠시 잊고 나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인기다. 카페 밖에는 넓은 테라스 공간이 있는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플리마켓 등의 행사도 열 계획이라고 한다. 

인천 강화도에 사는 30대 주부 조 모 씨는 SNS에서 소녀서가를 알게 돼 반려견과 함께 방문했다. 그는 “인테리어가 예쁘고 감성 지수 높이는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어 맘에 든다. 강아지 동반 입장도 가능해 종종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녀서가는 수제 디저트 맛집으로도 입소문 났다. 카페에서 직접 만든 당근 파운드 케이크(5천원), 못난이 치즈 케이크(5천원), 자몽에이드(6천원), 패션후르츠에이드(6천원) 등이 인기 메뉴며 아메리카노(4천~4천5백원)와 카페라떼(5천원) 등의 커피 음료도 갖추고 있다. 

따스한 감성이 물씬 풍기는 소녀서가를 둘러보며 다음번에는 혼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워킹맘이라는 버거운 짐을 잠시 벗어두고 책에 파묻혀 재충전할 수 있는 장소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하루 종일 있어도 눈치 주는 이 전혀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사진 홍태식 디자인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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