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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파티 대신 바자회!

글 · 김유림 기자 | 사진 · 박해윤 기자

입력 2015.11.06 13:56:00

‘여성동아’가 82번째 생일을 맞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안·이비인후과병원, 자선 모임 ‘더 호프’와 함께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어린이 환자 돕기 바자회를 열었다. 날씨는 쾌청했고, 좋은 일에 동참하려는 사람들로 바자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휴일을 반납하고 물품 판매에 나선 ‘여성동아’ 가족들의 얼굴은 뿌듯함과 행복으로 물들었다.
이처럼 특별한 생일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다른 사람을 기쁘게 만드는 것으로 자신의 기쁨을 찾는 것. 이는 자선과 봉사활동을 경험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11월에 82번째 생일을 맞은 ‘여성동아’가 바로 이런 기분을 경험했다. 두 달여에 걸쳐 준비한 ‘어린이 환자 돕기 바자회’가 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관심 속에 성황리에 끝난 덕분이다. 지난 10월 3일, ‘여성동아’는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앞 광장에서 창간 기념 바자회를 열었다. 주최는 ‘여성동아’와 동아일보사, 후원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안 · 이비인후과병원(안이병원), 실질적인 행동대장은 소규모 자선단체 ‘더 호프’였다. 패션 · 뷰티 홍보대행사인 ‘비주컴’ 손지희 대표를 비롯해 탤런트 윤소이, 세브란스병원 약사, 패션 · 뷰티 관계자 5명으로 구성된 ‘더 호프’는 안과 질환과 희귀병 환자들을 후원하는 봉사 모임으로 4년 전부터 선행을 실천해왔다. 올해는 특별히 여성동아의 창간 기념 의미를 담기로 모두 의기투합,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냈다.

아침부터 인산인해, 조기 품절 사태

가을 햇살이 따갑던 10월의 첫 번째 토요일, 바자회 시작은 오전 11시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아 판매 개시를 재촉하는 이들로 10시 반부터 ‘장사’에 돌입했다. 물품은 크게 의상과 신발, 가방과 액세서리, 화장품, 리빙 소품, 장난감 및 도서, 핫도그와 팝콘 같은 간식거리 등으로 나뉘었다. 물론 셀렙들의 기증품도 한 섹션을 차지했다. 배우 윤소이 · 김아중 · 박신혜 · 이세은 · 손태영 · 이다해 등이 구두와 의상, 소품 등을 내놓았고, 한복 디자이너이자 보자기 아티스트인 효재는 한 땀 한 땀 수놓은 꽃으로 장식한 에코 백을, 여성동아의 새로운 제호를 쓴 캘리그래퍼 이용선 작가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괜찮아?’ ‘밥은 먹었어?’ 등의 문구가 쓰인 캔버스 액자를 내놓았다.

이번 바자회 홍보대사를 자처한 윤소이는 일찌감치 행사장에 도착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바자회를 알렸다. 간식 코너에서 핫도그와 커피, 팝콘, 생수 등을 판매한 그는 핫도그를 사는 고객에게 기념사진 촬영까지 해주며 행사를 홍보했다. 상냥한 말투로 열심히 물건을 파는 그를 보고 잔돈을 기부하겠다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이들도 많았는데, 오래전부터 윤소이의 팬이라고 밝힌 20대 중반의 두 남성은 물건을 고르는 인파 틈에서 윤소이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 기다리기도 했다.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온 윤소이는 이날 바자회 행사에 참석한 소감을 묻자 “물건 파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오랜만에 또 느꼈다. 우리 주변에는 간단한 수술로 시력을 찾을 수 있음에도, 돈이 없어 어둠 속에서 사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오늘 모인 수익금으로 누군가에게 빛을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1 여성동아 바자회 홍보대사인 윤소이가 동료배우 이세은과 기념 셀카를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2 바자회장은 아침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3 명품 브랜드의 의상과 신발 등 셀렙들의 기증품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4 여성동아 창간 기념 바자회는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 광장에서 열렸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1 윤소이가 자신을 보려고 바자회에 찾아온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 효재가 기증한 에코백을 구입한 채널A ‘먹거리 X파일’ 진행자 김진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신혜 · 엄기준 · 이세은 · 김아중 · 손태영 · 심지호 등이 기부

바자회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빈 곳은 명품 의류와 가방, 신발 등을 판매하는 코너. ‘여성동아’ 김민경 편집장과 패션계 인사들 그리고 셀렙들이 주로 내놓은 물건들로 샤넬 원피스와 에스까다 투피스, 돌체앤가바나 데님 재킷, 모르간 퍼 코트, 비비안웨스트우드 롱 카디건 등의 의류와 구찌 · 끌로에 · 아뇨나 · 플레이노모어 등의 가방, 나이키 · 프라다 · 아디다스 등의 신발은 순식간에 완판됐다. 동아미디어센터 로비에 마련된 화장품 코너도 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10월호 ‘여성동아’를 보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왔다는 한 40대 여성은 “좋은 일에 동참하는 것도 기분 좋은데, 맘에 드는 물건도 많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흡족해했다. 가족과 청계천을 구경 나왔다가 들렀다는 30대 주부 또한 “수익금이 아이들 개안 수술에 쓰인다고 하니 부디 많이 팔리면 좋겠다. 나도 도자기 컵과 아이들 티셔츠, 장난감 등 좋은 물건 많이 골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윤소이의 절친인 탤런트 이세은도 바자회장을 찾았다. 평소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그는 윤소이와 함께 세브란스병원 봉사단복인 주황색 앞치마를 입고 열심히 물건을 팔았다. 에코 백을 기증한 효재도 2시간 넘게 행사장에 머물며 직접 가방을 팔았다. 다른 물건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판 효재는 시간이 지나도 영 팔릴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은 직접 구매까지 했다. “이건 우리 집(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 내 ‘효재네 뜰’)에서 일하는 20대 처자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 이건 눈 오면 내가 리솜에서 신고 다녀야겠다~” 하며 즐겁게 물건을 고르는 모습에 다들 한바탕 웃기도 했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익명의 독지가가 쾌척한 2백만원의 감동

그렇게 바자회가 점점 무르익어가던 중, 아무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바자회 취지와 기부금 사용처 등을 꼼꼼히 물어보더니 두툼한 봉투 하나를 건네고 홀연히 사라진 것. 봉투 속에는 5만원권 40장, 총 2백만원이 들어 있었다. 익명의 독지가의 쾌척은 순간 행사장을 숙연한 분위기로 만들기도 했다.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다는 걸 모두가 느끼는 시간이었다.

바자회는 예정보다 1시간 당겨진 오후 4시에 마감됐다. 물건들이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 이날 모인 수익금은 물건 판매액과 배우 엄기준 · 윤소이 · 이세은 · 김아중 · 박신혜 · 손태영 · 심지호 등이 개별적으로 기부한 금액까지 합쳐 총 3천만원이다. 이 금액은 전액 어린이 개안 수술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밥 한 줄로 끼니를 때우고, 하루 종일 서서 물건을 팔았음에도 바자회가 끝나는 순간까지 힘들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처음으로 혹은 오랜만에 맛본 봉사의 기쁨에 다들 매료된 덕분일까. 바자회가 끝난 뒤 ‘여성동아’ 단체 카톡방에는 서로를 격려하고 뿌듯해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여성동아’의 생일 파티는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1 동아미디어센터 로비에서는 화장품을 판매했다. 2 고객이 구입한 머그컵에 직접 사인을 해주는 윤소이.

생일 맞은 여성동아의 특별했던 순간
디자인 · 유내경

여성동아 2015년 11월 6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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