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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기획&글 · 김유림 기자 | 진행 · 안미은 기자 | 사진 · 안지섭(AB studio)

입력 2015.07.03 16:31:00

채시라와 처음 만난 건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이다. 당시 그는 “촬영 환경이 아무리 열악해도 스태프에게 화를 내지 않고, 내 몸에 해로운 건 절대로 하지 않으며, 다섯 살배기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려고 직접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등 그야말로 모범 답안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들려줬다. 그리고 다시 만난 채시라는 과거의 발언들이 그냥 해본 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레드 블라우스 AYF2 BLO5 RE, 블랙 팬츠 AYM2 PT12 BK 모두 우바. 볼드 링, 스틸레토 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난 5월 말 종영한 KBS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사고뭉치 둘째 딸을 연기하며 인생의 쓴맛, 단맛을 실감나게 표현한 채시라(47). 시청자들에게 30년 연기 내공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열연이었다. 드라마 종영 한 달 뒤 만난 채시라는, 작품의 여운이 짙은 만큼 아직 캐릭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건 아닐까하는 기자의 예상을 깨고 완벽히 ‘비배우 모드’로 전환한 모습이었다. 중학교 2학년인 딸과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그는 촬영이 없는 요즘, 가족들 아침을 챙기고 둘째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평소 명품 백은 물론 액세서리 하나 걸치지 않는다는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촬영장에서 만난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소탈 그 자체였다. 티셔츠에 면바지, 플랫슈즈와 백팩. 정말 그게 끝이었다. 연예인에게서 흔히 풍기는 ‘허영’ ‘사치’의 아우라는 그에게서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기에 ‘착하지 않은 여자들’ 현숙의 털털한 캐릭터는 채시라 본연의 모습과 꽤 많이 닮아 있다.

“대본을 보자마자 ‘내가 찾고 있던 게 바로 이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카리스마 있는 작품들을 많이 한 탓에, 현숙처럼 빈틈이 많고 그렇지만 그 안에 파격이 존재하는 그런 캐릭터를 원했거든요. 이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연기하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드라마는 학창 시절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현숙이 결국 30년 만에 누명을 벗고, 자신을 도둑으로 몰았던 선생님을 용서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채시라는 “퇴학이 무효 처리되는 장면에서는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채시라는 작품 선택에 있어 각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번 드라마도 무려 3년 만에 고른 작품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의 연기를 다시 보기까지 또 얼마간의 휴식기가 필요할까. 이 질문에 채시라는 “사실 며칠 전에도 연극 하나를 어렵게 고사했다. 지금 영화 시나리오도 보고 있는데, 너무 어두운 캐릭터라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일부러 작품 선택에 뜸을 들이는 건 아니다. 언제라도 마음을 울리는 작품을 만나면 만사 제쳐놓고 촬영장으로 달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기 생활에도 ‘전략’이 필요하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제 인생의 1순위는 가정이에요. 그렇기에 지금처럼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물론 촬영에 들어가면 그때만큼은 집안일이나 아이들은 아예 잊어버리려고 해요. 그렇지 않으면 연기에 집중할 수가 없거든요. 평소에는 큰아이가 자기 전에 제가 먼저 잠드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일할 때 그렇게 했다가는 다음 날 컨디션에 이상이 생길 게 뻔하니까 늘 아이보다 먼저 잠들어요(웃음). 지난 4개월간의 외출이 저에게는 큰 활력소가 됐어요.”



아이가 시험 기간일 땐 덩달아 긴장되고 문제집 채점도 직접 한다는 열혈 학부형다운 발언은 일상에서의 채시라가 얼마나 가정 중심적인지를 말해준다. “한동안 촬영 때문에 신경을 많이 못 써서 아이들은 오히려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는 분명 잔소리꾼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보듬어주는 세심한 엄마 축에 속한다. 그 덕분에 중학교 2학년인 딸은 흔히 말하는 ‘중2병’도 가볍게 앓고 지나갔고, 둘째 아들도 구김살 없이 잘 자라고 있다.

“둘째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엄마가 배우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해서 민망할 때가 종종 있어요(웃음). 얼마 전에는 학교에서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을 조사해오라는 숙제가 있었는데, 굳이 엄마 아빠를 넣겠다고 해서 말리느라 고생했어요(웃음). 결국 광개토대왕으로 합의를 봤죠. 덕분에 새삼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했어요.”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직선 네크라인 포인트 드레스 퍼블리카. 원석 이어링 쥬얼카운티. 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블루 스트링 셔츠 AYM2 BL23 BL, 블루 밴딩 팬츠 AWF2 PT09 BL 모두 우바. 블랙 톱, 사선 스트랩 샌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손 검지에 착용한 원석 링 드라마홀릭, 약지에 착용한 실버링, 오른손에 착용한 레이어드 링 모두 엠주.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화이트 셔츠 도로시슈마흐. 시스루 스커트 앤디앤뎁. 실버 컬러 스트랩 슈즈 엘르. 뱀피 숄더백 21드페이. 골드 이어링, 레이어드 링 모두 엠주.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에스닉 패턴 원피스 AYM2 OP03 BK 우바. 프린팅 컬러 스트랩 샌들 엘르. 볼드 이어링, 뱅글 모두 쥬얼카운티.

남편에겐 ‘격려의 여왕’

한편 그는 남편 내조에는 자신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올해로 15년째 웨딩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남편을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 특별히 도움 되는 일을 하진 못한다는 얘기였다. 참고로 김태욱이 운영 중인 아이패밀리SC(구 아이웨딩)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웨딩에 IT를 접목해 웨딩 및 패밀리 서비스 분야를 개척한 기업으로, 얼마 전에는 영국 공영 방송사 ‘BBC’의 경제 프로그램인 ‘CEO Guru’가 이런 기업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김태욱을 취재해갔다.

“남편이 처음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내심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냥 믿었던 것 같아요. 제가 원래 ‘현실 순응자’거든요(웃음). 사업이 잘되든 못되든, 남편이 의지를 갖고 시작하는 일인 만큼 지지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사업이 지금처럼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남편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럴 때 저는 옆에서 수고한다고, 힘내라고 말 한마디 해준 것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로 ‘문제를 대하는 태도’다.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쓴다”는 그의 말대로 예나 지금이나 채시라 하면 ‘성실, 겸손, 프로 의식’ 이란 수식어가 언제나 따라붙는다. 지난 ‘착하지 않은 여자들’ 제작발표회 때도 기자 역시 그에게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미리 정해진 공식 인터뷰 시간이 지나 기자들이 거의 다 자리를 뜬 뒤였는데도 추가로 질문하는 기자에게 채시라는 꽤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대답했다. 그 탓에 같은 날 열린 둘째 아이 학부모 공개 수업에 늦어 발을 동동 굴렀다는 얘기는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됐다. 그에게 연기자로서 롱런의 비결을 묻는 건 어쩌면 어리석은 짓이지 않을까.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슬림 롱 재킷 AYW2 HC07 GR, 와이드 팬츠 AYW2 PT03 GR 모두 우바. 골드 메탈 네크리스, 뱅글 모두 문스트록.

‘아이언 멘탈’ 채시라 영리한 이중생활

블랙 원피스 AYM2 OP07 BK, 스팽글 재킷 AYM4 LH01 DG 모두 우바. 이어링 스수와by티로즈. 왼손 약지에 착용한 링, 뱅글 모두 엠주. 오른손에 착용한 너클 링 드라마홀릭.

디자인 · 최정미

헤어 · 미소(김청경헤어페이스)

메이크업 · 김청경(김청경헤어페이스)

스타일리스트 · 김영미 조지영

어시스턴트 · 권주희

문의 · (주)진도 마케팅팀(02-850-8390) 엘르(02-2192-3318)

여성동아 2015년 7월 6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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