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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희라의 안타까운 사연~ 사망한 어머니 대신 ‘곗돈 반환 소송’

우먼동아일보

입력 2015.08.20 19:02:00

하희라가 가족들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 지난 4월 사망한 친정어머니가 하던 계가 깨지면서 민사소송에 휘말린 것. 어머니와 함께 계에 들었던 여동생도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 사건의 진상과 하희라의 입장, 사태 해결 전망까지 취재했다.


하희라의 안타까운 사연~ 사망한 어머니 대신 ‘곗돈 반환 소송’

탤런트 하희라(46)가 친정어머니의 사망에 소송까지 겹치면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건은 지난 7월 중순, 서울 방배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나모 씨가 하희라를 상대로 곗돈 반환 소송을 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계주도 계원도 아닌 하희라가 이 같은 소송에 휘말린 배경에는 친정어머니 황모 씨가 있다. 황씨가 지난 4월 말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10년 동안 운영해온 계가 하루아침에 깨졌고, 그로 인해 곗돈을 받지 못하게 된 계원들이 대신 하희라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

사건의 내막을 취재하고자 하희라를 고소한 나씨를 포함, 계원 4명을 만났다. 이들은 하나같이 “하희라 엄마라고 해서 계를 들었다. 황씨의 재산 상속인인 세 자매(하희라는 언니, 여동생이 있다)가 이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 했다.

먼저 나씨의 주장은 이렇다. 나씨가 황씨를 처음 만난 건 2005년. 당시 황씨는 하희라의 어린 두 자녀를 돌봐주기 위해 방배동에 있는 하희라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고 나씨 미용실에도 종종 방문해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 뒤 나씨는 황씨의 제안으로 매달 40만원씩 25개월간 불입하는 1천만원짜리 계를 들었다. 일반적인 계는 계를 타는 순번이 정해져 있지만 황씨는 순번 없이 자신의 임의대로 계를 태워줬다고 한다. 몇 년에 걸쳐 아무 문제없이 계를 이어간 나씨는 황씨에 대한 믿음이 커지면서 조금씩 곗돈을 올려 좀 더 큰 금액을 부었다. 급기야 2013년 10월부터는 1백 40만원을 36차례 불입하는 계에 두 계좌를 가입해 매달 2백 80만원씩 19차례에 걸쳐 총 5천3백20만원을 불입했다. 그리고 황씨가 사망한 이틀 뒤에야 자신이 붓던 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전까지 황씨의 사망 소식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나씨는 지인의 제보를 통해 황씨가 사망 했으며 진짜 계주는 황씨가 아니라 정모(82)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정씨를 만났는데, 계원 명단 어디에도 제 이름은 없고 대신 황씨와 황씨의 막내딸(하희라 여동생)이 매월 5계좌의 계에 가입해서 이미 3번이나 곗돈을 탔더라고요. 황씨 사망 당시 두 개의 계에 매달 8백50만원과 9백만원 총 1천7백50만원의 곗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석 달이나 체불된 상태였어요.”



결국 나씨는 하희라를 상대로 소송을 낸 데 이어 변호사를 통해 원계주인 정씨에게도 그동안 부은 곗돈 5천3백20만원을 돌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하지만 정씨는 “황씨로 인한 피해자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나씨를 계원으로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나 역시 황씨로부터 많은 계금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씨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또한 정씨는 하희라의 여동생인 하모 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황씨와 함께 든 계에 대해 체불 금액을 갚으라는 내용이다. 정씨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황씨 모녀가 내지 않은 곗돈을 메우느라 계속해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으며, 곗돈 외에도 황씨에게 빌려준 수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만난 계원들 중, 황씨와 한동네에 살고 있다는 A씨는 “곗돈도 곗돈이지만 어음 공증 때문에 생돈을 갚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황씨가 운영한 계의 특징은 계를 타는 날 계주로부터 곗돈을 받았다는 걸 입증하는 방법으로 ‘어음 공증’을 썼다고 한다. 어음 채무자는 계를 타는 사람과 황씨이고, 어음 채권자는 원계주인 정씨. 황씨가 사망하자 정씨는 바로 계원들에게 어음을 발행했다. 정씨는 황씨로부터 곗돈을 못받았고, 계원들은 어음 공증을 쓴 뒤 황씨에게 꼬박꼬박 곗돈을 입금했다는 주장이다. 어음 공증은 일종의 차용증으로, 상대방이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으면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도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다.

“계원들 중 어느 누구도 공증 서류가 어음인 줄 몰랐어요.황씨의 막내딸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한정승인(상속 재산의 한도 내에서 채무를 변제하는 제도)’을 신청했다고 하더라고요.”

A씨와 같은 동네 사는 B씨 역시 어음 공증 때문에 정씨에게 돈을 갚고 있다. 그는 “어음 공증을 쓰던 날 은밀하게 나에게 ‘사실은 내가 하희라 엄마야. 무슨 일 없을 테니까 안심하고 써’라고 했다”고 하소연했다.


하희라의 안타까운 사연~ 사망한 어머니 대신 ‘곗돈 반환 소송’

계원 중 한명은 그동안 하희라의 어머니에게 한 달도 빼놓지 않고 곗돈을 보냈다며 통장 거래내역을 보여줬다.


하희라 어머니 사망 전 금전 문제로 괴로워해
나머지 계원 C씨는 “하희라 씨와 막역한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희라를 “언니”라고 칭한 C씨는 황씨는 물론 하희라 동생과도 친분이 두터운 듯 보였다. 황씨를 통해 10년 가까이 계를 들어온 C씨는 다른 계원들과 마찬가지로 얼마 전 같은 내용의 어음 공증을 썼다. 그는 “그동안 알고 지낸 시간도 있고 해서 (하희라) 언니한테 이런 상황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는데 아직까지 대답이 없다. 내 밑의 직원도 지난해 황씨에게 계를 들었는데 결혼식을 앞두고 곗돈을 태워주지 않는 바람에 결혼이 무산되기까지 했다. 당시 직원이 화가 나서 하희라 씨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하희라 씨가 나한테 전화를 걸어서 무슨 상황인지를 물은 적이 있는데 그때 첫마디가 ‘우리 엄마가 아직도 계를 해?’였다”고 말했다.

이날 B씨는 황씨에 대해 뜻밖의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황씨가 사망하기 이틀 전,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신경안정제 반 알을 먹고 겨우 잠을 청했다. 사는 게 힘들다”라며 신세 한탄을 했다는 것. 또 황씨는 가끔 택시를 타고 돈이 없을 때, 커피숍에서 찻값이 없을 때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부쳐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B씨는 황씨가 그동안 돈과 관련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짐작하는 눈치였다.

“그동안 어머니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신용카드를 5개 돌려 막으며 사셨다는 건 어머니가 직접 말씀하신 거라 계원들도 다 알아요. 희라 언니가 생활비를 주긴 했지만, 경제활동을 일절 하지 않는 분이 어떻게 그렇게 큰 금액의 계를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어머니가 몇 년 전 저한테 털어놓으시길,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받지 못하고 있어서 괴롭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중에는 탤런트 김모 씨도 포함돼 있는데 어머니 대신 제가 그분께 빌린 돈 관련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어요. 그 외에도 가까운 친척, 연예계 관계자 등 꽤 여러 명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으셨더라고요.”

이날 계원들의 대화에서는 황씨의 개인사와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얘기도 심심찮게 거론됐다. 10년 가까이 알아온 사이여서인지 이들은 망자에게 동정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계를 통해 금전적 손해가 발생한 이상 황씨의 상속인, 즉 하희라 자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와 같은 상황에서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비앤아이 법률사무소 임방글 변호사에 따르면, 한정승인이라는 제도가 있는 한 계원들이 곗돈을 돌려받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임 변호사는 “특히 하희라 씨는 이번 사건에서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반면 하희라 씨 동생의 경우 자신의 이름으로 원계주에게 계를 든 상황인 만큼 곗돈을 불입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음 공증으로 정씨에게 곗돈을 물어내고 있는 계원들도 채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 변호사는 “황씨가 계원들을 연대보증 삼아 어음을 쓴 경우라 할 수 있다. 어음 행사자는 정씨인 만큼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MBC ‘여자를 울려’에 출연 중인 하희라는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가족사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관계자는 “하희라 씨는 어머니의 계에 대해 전혀 알고 있는 바도 없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드라마 촬영에만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 김유림 기자|사진 · 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여성동아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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