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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 이야기…여기가 낙원일까? 고갱 ‘타이티의 길’

우먼동아일보

2013. 08. 13

이지현의 아주 쉬운 예술 이야기…여기가 낙원일까? 고갱 ‘타이티의 길’


얼핏 봐도 너무나 이국적이고 잠시라도 머물고 싶은 신비로운 풍경을 소개합니다. 눈부시도록 짙은 초록 속에 원시적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는 자연,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 바라볼수록 강력한 기운이 그림 속 어딘가로 나를 빨아들입니다.

지금도 타이티는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휴양지이지만, 고갱이 타이티를 찾은 게 100여 년 전이니 당시에는 얼마나 원초적인 세계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어서 프랑스를 떠나 60여일의 긴 항해 끝에 타이티에 도착한 고갱. 그가 주식중개인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이 신비의 땅에서 얻은 건 무엇일까요?
“여인의 맨발을 보면 나도 맨발이 된다. 햇빛을 머금은 나무 향기를 맡으며 맨발로 온 들을 거닐었다”

고갱이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한 번 그림을 바라보며 발끝에서부터 전달되는 자연의 촉감을 느껴봅니다. 시간을 잊은 듯 마루 끝에 앉아 있는 여인,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코앞에 보이는 크고 웅장한 산과 길, 하늘 모두 자연의 품속에서 하나가 되어 있네요. 새삼 우리가 자연에 얼마나 목말라있는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 얼마나 큰 힐링이 되는지 깨닫게 됩니다. 눈을 두는 곳마다 자연이 펼쳐지고 새소리, 물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이런 곳에서 내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글·이지현(‘예술에 주술을 걸다’ 저자)

글쓴이 이지현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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