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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진 “연기 생활 10년만에 아빠 첫 칭찬 받았어요”

우먼동아일보

2012. 11. 07

■ 이진, 드라마 ‘대풍수’ 몸 던진 열연 호평

재갈 물고 출산…아들 고문에 오열…
연약함 대신 독기 품은 캐릭터 변신
8회 출연 불구 ‘재발견’ 극찬에 행복
밤 9시면 주무시던 아빠도 ‘잘 봤다’
이젠 나만의 대표작 만들고 싶어요

짧지만 강렬했다.

사랑하는 남자와 나눈 진한 입맞춤, 적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입에 재갈을 물고 출산하는 장면, 그 아이가 자신의 아들인 줄도 모르고 고문하는 연기…. 이진은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에서 매회 강한 연기로 ‘이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특히 총 36회분 드라마에서 1일 방송한 8회를 끝으로 하차해 더 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시청자들은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아쉬움까지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극중 섬세한 감정표현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요즘 이진은 어딜 가도 끊이질 않는 칭찬을 받고 있다. 걸그룹 핑클 출신인 그는 2002년 가수에서 연기자로 발걸음을 옮긴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런 반응은 처음이란다.

“시험을 보고 성적표를 기다리는 수험생 같은 기분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정말 행복해요. 이게 다 캐릭터를 잘 만난 덕분이죠. 대본을 봤다면 누구라도 욕심을 냈을 걸요. 똑똑하면서 카리스마도 있고 어떨 때는 모성애가 돋보이기도 하고, 그런 점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그동안 지고지순하고 연약한 여성을 주로 연기했는데 변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이진은 아버지와 연기 선생님에게도 칭찬을 처음 받았다. 누구보다 냉철하게 평가하는 연기 선생님에게 이진은 “이제는 네가 안보이고 캐릭터가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칭찬에 인색한 분이에요. 연기를 시작하고 지속적으로 조언과 지도를 받고 있는데 처음으로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처음 듣는 거니까 정말 기뻤죠. 그리고 누구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셨어요. 아빠는 평소 제가 드라마에 나와도 잘 안 보시고 밤 9시면 주무셨어요. 이번엔 드라마를 보고 나서 ‘편하게 잘 봤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늘 불안해 하고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어찌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극중 이진은 주인공인 지성의 친모이자 조민기의 부인인 영지의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이진의 바통을 이어받아 이승연이 7일 방송부터 모습을 드러낸다. 내심 성인 분량까지 욕심이 날 만도 한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는 “딱 거기(8회)까지”라고 말한다.

“처음 시작부터 감독님이 생각한 부분이었고, 대본 리딩 때도 (이)승연 언니와 함께 해서 아쉬움은 없어요. 욕심을 낸다고 될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애착을 갖고 촬영하게 된 거죠. 하하하! 제가 초반에 드라마를 이끌고 가야 해서 부담이 컸는데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이진은 8회라는 짧은 분량에도 장장 5개월의 시간을 투자했다. 16부작 미니시리즈 한 편도 촬영하고 남을 만한 시간이다. 6월부터 진행된 촬영에서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그래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촬영이 없는 날이면 극중 감정을 잃을까 걱정했다.

“이렇게 오래 촬영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대작이고 한 장면 한 장면 힘이 들어가다 보니 촬영일이 길어졌어요. 장소 이동도 많았고요. 이번 여름엔 유난히 비도 많이 와서 길게는 2주일을 촬영하지 못한 날도 있었어요. 몰아서 촬영하는 게 아니라서 흐름이 깨지는 안 좋은 점도 있었죠. 감정 연기가 많아서 고생 좀 했죠.”

이진은 뜨거운 호응으로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가 됐다. 그리고 이젠 이진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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